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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자유를 꿈꿨을 뿐 <홍길동> [No.81]

글 |이민선 사진제공 |극장 용 2010-06-24 6,263

지난 2월 전라남도 장성군과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가 민관합작으로 제작해 초연 무대를 가졌던 <홍길동>이 6월 극장 용에서 다시 관객들을 찾는다. 장성군은 허균의 소설 속 인물로만 알았던 홍길동이 장성에서 태어난 실존 인물이라는 국문학계의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홍길동의 삶을 재조명하는 뮤지컬을 기획하게 되었다. 하지만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뮤지컬 속 사건이나 공간, 인물 등은 허구이다.
으레 홍길동이라고 하면 활빈당 활동을 하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뮤지컬에서는 활빈당 활약 이후를 배경으로 하여 홍길동의 현란한 액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극 중에서의 홍길동은 고향인 장성으로 돌아와 종이 공방 운영과 구황작품 재배 등을 통해 궁핍한 백성들을 돕는다. 그가 원한 삶은 의적으로서 부패한 나라와 양반들을 조롱하는 것이 아닌, 평범한 백성으로서 농사짓고 식량을 나누며 평화롭게 지내는 것이다. 하지만 활빈당을 조직한 홍길동을 눈엣가시처럼 느낀 임금은 조용히 살고 있는 그를 가만 놔두지 않는다. 홍길동은 왕의 비인간적인 횡포를 향해 “화낼 만한 일에 화를 낼 수 있는 자유를 꿈꿨을 뿐”이라고 읊조린다. 혼탁한 세상을 사는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드러나는 대사이다.
한지의 은은한 색과 나무, 온실 등을 표현한 무대 위에서 홍길동의 삶이 펼쳐진다. 백양사, 축령산, 한지 공방, 느티나무 등 장성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가 무대에 두루 담겨있다. 살풀이, 검무 등의 전통무용이 한국적인 감성을 드러내며, 홍길동 대신 현란한 무술 액션을 보여주는 태권도 무예단은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캐스트는 초연과 같다. 홍길동 역은 댄스 그룹 수퍼주니어 멤버인 예성과 성민, 가수 조범준과 여운이 맡았다. 안유진과 김정현은 홍길동의 어릴 적 친구 배수진을 연기한다.


6월 5일~6월 13일 /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 1544-5955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1호 2010년 6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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