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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앙코르] 배우 김현숙이 말하는 <막돼먹은 영애씨> [No.110]

정리|배경희 2012-11-26 5,013

‘막돼먹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막돼먹을 수밖에 없는 이영애의 생존기 <막돼먹은 영애씨>는 한마디로 웃음 가득한 유쾌한 뮤지컬입니다. 영애가 등장하는 오프닝 신부터 웃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해 공연 내내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죠. 물론 이건 저였기에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요. 하하. 원작에 출연했던 배우가 다른 장르로 변용된 무대에 그대로 출연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이건 다른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막돼먹은 영애씨>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죠(농담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마시길!).

 

초연 당시 <막돼먹은 영애씨>가 뜨거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에 성공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솔직히 말해서 <막돼먹은 영애씨>를 뮤지컬로 만든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이 방대한 내용을 어떻게 두 시간짜리 공연으로 올리나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뮤지컬 창작 팀은 원작의 모든 에피소드를 다루는 대신, 영애가 직장에서 겪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을 택했죠. 직장인을 위한 ‘최초의 오피스 뮤지컬’이라는 컨셉이 관객의 욕구를 자극한 거죠. 직장인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는 스트레스를 현실적으로 그려냈는데, 특히 야근하기 싫은 마음을 기막히게 풀어낸 ‘야근송’은 항상 웃음이 펑펑 터지는 장면이에요. 물론 즐거운 웃음 사이에 진한 감동도 있고요.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나온 영애가 다시 직장을 구하기 위해 부르는 ‘이력서’ 신에서 훌쩍이는 관객들도 많답니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여타의 대형 공연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볼거리가 없는 소박한 작품이지만, 그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뮤지컬 무대 위에서 판타지가 아니라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룰 수 있다는 걸 보여줬죠. 우리의 일상을 다룬 진솔한 이야기이기에 더욱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공연 동안 목 관리를 하느라 노이로제에 걸릴 만큼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제 나이 서른다섯에 신인여우상의 영예를 안겨준 특별한 작품이라 이번 재공연에도 고민 없이 출연하게 됐어요. 앙코르 공연에서는 초연을 여러 번 반복 관람했던 분들을 위한 작은 변화가 있을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참, 이번에 선발된 새로운 이영애, 연보라 씨는 완벽한 싱크로율로 오디션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으니 이 또한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11월 20일 ~ 2013년 1월 13일 / KT&G 상상아트홀 / 1588-0688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0호 2012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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