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usical

더뮤지컬

magazine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이 취재한 뮤지컬계 이슈와 인물

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완득이> 얌마, 도완득! 이번엔 뮤지컬이다! [No.111]

글|정세원 |사진제공|에이콤인터내셔널 2012-12-17 5,446

가진 것도, 꿈도, 희망도 없고, 잘하는 것이라고는 싸움밖에 없는, 스스로를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놈’이라 부르면서도 절대 기죽는 법 없는 사춘기 소년 완득이가 뮤지컬의 주인공이 됐다. 자식을 위해 자신을 숨기며 살아온 척추 장애인 아버지와 베트남에서 건너와 어쩔 수 없이 아들 곁을 떠나야 했던 어머니, 지능은 떨어지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민구 삼촌, 사사건건 귀찮게 하는 달동네 옥탑방 이웃인 담임선생님 ‘똥주’와 욕쟁이 아저씨 ‘씨불놈’, 완득이를 킥복싱의 길로 인도한 이주 노동자 ‘핫산’과 관장님, 매니저를 자처하는 범생이 여자 친구 ‘윤하’ 등 완득이를 꿈이 존재하는 다른 세상으로 이끌어준 이웃들 역시 마찬가지.

 

 

오는 12월 16일, 홍익대학교 대학로 캠퍼스에 신축된 700석 규모의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첫선을 보이는 뮤지컬 <완득이>는 흔하지는 않지만 세상 어딘가에 꼭 존재할 것만 같은 살아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따뜻하고 경쾌하게 담아낸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탄생했다. <명성황후>, <영웅> 등 역사적인 인물들을 내세운 대형 창작뮤지컬을 선보여 온 에이콤이 3년간의 제작 기간을 들여 내놓는 신작. 윤호진 연출가는 “이전의 무게감 있고 비장한 작품들과는 다른, 훈훈하고 따뜻하고 재밌는 뮤지컬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서로 소통하며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메시지와 더불어 따뜻한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존의 뮤지컬과 구분되는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윤호진 연출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팀을 꾸리는 일이었다. 서정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동물원 출신의 박기영과 흑인 음악에 정통한 가수 김조한이 작곡 및 음악감독을 맡아, 각색 및 작사가로 참여한 김명환과 호흡을 맞춰 25곡의 뮤지컬 넘버를 완성했고, <스트릿 라이프>로 기대를 모은 정도영이 안무가로 투입됐다. <궁리>, <오이디푸스>, <레이디 맥베스> 등을 통해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무대미술을 펼친 이태섭이 무대디자이너로 참여해 상상력 넘치는 기발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뮤지컬 <완득이>는 이미 베스트셀러가 된 원작 소설과 500만 관객을 동원한 동명 영화와 어떻게 달라질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완득이를 비롯한 다양한 캐릭터들을 고루 부각시켜 극적 재미를 더한다는 점이다. 먼저 완득이와 엄마의 관계를 부각시키기 위해 엄마의 비중이 커졌다. 아들 앞에 나서는 엄마의 설렘과 두려움, 옆에 있어주지 못한 미안함, 그런 엄마에 대한 원망과 서운함이 반가움과 설렘으로 바뀌는 완득이의 심정이 ‘마주치지 않을게요’, ‘엄마 향기’, ‘햇살 1g’ 등의 노래를 통해 전해진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한국행을 결심한 엄마와 베트남 처녀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코리안 드림’을 1막 마지막 장면으로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다. 아들이 자신의 춤을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아버지가 부르는 ‘우리 서로 인정하며 살자’, 민구 삼촌의 ‘민구는 엄마가 필요해’, 완득이에게 끌리는 마음을 담은 윤하의 ‘섀도복싱’, 똥주가 불법체류자들을 돕게 된 계기를 알게 해준 ‘티로 누나’ 등 속내를 드러낸 노래를 통해 캐릭터를 부각시킨다. 병실에서 만난 완득이와 똥주, 시장에서 만난 아버지와 엄마가 서로에 대한 원망을 담아 부르는 ‘당신이 뭘 알아’는 강렬한 인상을 안겨줄 수 있는 곡이다.

 

완득이의 기도 또는 독백에서나 등장했던 하나님을 실제로 무대 위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뮤지컬의 매력이다. ‘똥주를 죽여 달라’는 완득이와 ‘그런 걸 기도라 하지마’라고 응답하는 하나님이 랩 대결을 펼치는 ‘기도’는 무대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노래다. 미술 선생과 똥주의 러브 라인 역시 새롭게 형성됐다. 영화에서 완득이의 러브레터를 베껴 사랑을 고백했던 똥주는 뮤지컬에서도 역시 제자에게 비법을 전수받을 예정이다. 완득이가 꿈과 희망을 찾아가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는 킥복싱 장면은 ‘움직이는 사각의 링’과 그 위에서 펼쳐지는 역동적인 군무로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주인공 완득이 역에는 한지상과 정원영이 더블 캐스팅됐고, 서영주(담임선생님 똥주 역), 양소민과 임선애(엄마 역), 임진웅(아버지 역), 윤길과 오석원(민구 삼촌 역), 이하나(완득이의 첫사랑 윤하) 등이 두 사람과 함께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12월 16일 ~2013년 3월 23일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02) 2250-5900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1호 2012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네이버TV

트위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