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는 계모 왕비에게 쫓겨 숲에서 난장이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지내다 왕비가 준 독사과를 먹고 영원히 잠들어 버린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왕자의 키스를 받고 주술이 풀려 그와 해피엔딩을 맞는다. 이 작품의 큰 틀은 이런 원작 동화의 흐름을 따라가지만, 이야기의 주인공은 막내 난장이 반달이로 뒤바뀐다. 백설공주를 보고 첫눈에 반한 반달이가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백설공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늘 반달이가 주저없이 위험 속에 뛰어든다. 심지어 험한 길을 헤치고 이웃나라 왕자를 공주 앞에 데려온 것도 반달이다. 하지만 백설공주는 말 못하는 그의 마음을 알 리가 없다. 그럼에도 변함없이 그녀를 사랑하는 반달이의 마음은, 순수를 잃어버린 시대에 애잔한 감동을 남긴다.
뮤지컬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는 지난해 첫선을 보였지만, 그 시작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천방지축 곤>, <꽃과 공룡> 등 다수의 가족 뮤지컬을 창작한 박툴이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아 2001년 연극으로 초연한 것. 시작은 아동극이었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널리 알려졌고, 지난 13년간 약 2800회의 공연을 펼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그 인기에 힘입어 연극 무대를 업그레이드한 뮤지컬 버전을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뮤지컬 무대는 작곡가 조선형의 감미롭고 서정적인 음악과 만나 더욱 풍성한 감성을 전해준다. 첫 곡 ‘겨울의 노래’를 시작으로, 마지막 곡 ‘거울 속 고백’까지, 총 27개의 넘버가 극을 채운다. 노래와 춤이 더해진 만큼 무대는 연극보다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매력을 선보인다. 물론 연극 본연의 감성에도 충실하다. 연극처럼 상자를 활용해 무대를 심플하고 실용적으로 꾸몄다. 또한 연극의 백미로 꼽혔던, 말 못하는 반달이가 아름다운 몸짓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장면은 뮤지컬에서도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한다.
아트원씨어터 1관으로 옮겨간 이번 무대는 노락박새 팀과 눈꽃사슴 팀으로 나뉘어, 두 팀이 번갈아가며 공연한다. 노란박새 팀은 최미령, 김진철, 류단, 노현, 이선노, 이수현, 김지윤, 김은비, 눈꽃사슴 팀은 이동준, 윤호규, 송민정, 송은주, 강하나, 김현미, 박혜원 등으로 구성된다.
9월 16일~2015년 1월 11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한 줄 평 : 순수한 사랑은 잔잔하지만 오랜 여운을 남기는 법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2호 2014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