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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LIFE GRAPH] 배우의 길을 향하여, 차지연 [No.139]

글 | 배경희 2015-05-15 4,217

<드림걸즈>의 진정한 디바인 에피 화이트로 열연 중인 차지연은 2015년 점수표에 0점을 매기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 시작이야, 채워!” 차지연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배우가 되기 위해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했지만, 
언제나 파격적인 변신 앞에 주춤하지 않는 그녀는 이미 시작부터 자신만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왔다.



잊지 못할 데뷔 <라이온 킹>
“<라이온 킹>을 하기 전까진 뮤지컬 배우가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줄곧 가수만 꿈꿨지 다른 일은 생각도 안 해봤거든요. 창피한 이야기지만, 우연히 본 오디션에 앙상블로 붙었을 때만 해도 ‘1년짜리 장기 아르바이트를 구했네!’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주술사 라피키 역에 캐스팅됐던 배우가 사정상 하차하는 바람에 제가 그 역을 대신하는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죠. 첫 작품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게 돼서 그야말로 ‘백지상태’에서 우왕좌왕했던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공연하는 일 년 내내 선배들한테 혼났어요. 그땐 서러운 마음에 매일 울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고선 선배들 마음을 깊이 이해하게 됐죠. (웃음) 아무것도 몰랐던 저를 체계적으로 훈련시켜준 <라이온 킹>이 아니었다면 지금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두 번의 도전 <드림걸즈> 
“2008년에 <씨 왓 아이 워너 씨>를 하고 있을 때, 플라멩코에 완전히 빠져서 스페인행 비행기 티켓을 끊은 적이 있어요. 이 공연만 끝나면 홀가분히 스페인으로 떠나 집시로 살다가 한 줌의 재가 되겠노라 하는 마음으로요. 하하. 그런데 출국을 앞두고 <드림걸즈>에 에피 화이트로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으면서 스페인으로 떠나려던 계획은 무산됐죠. 생각해 보면 그땐 정말 철이 없었어요. (웃음) 초연 당시 연습 과정이 너무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드림걸즈>를 다시 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 이렇게 재공연에 참여하고 있는 걸 보면 작품 인연이라는 게 있는 듯해요. 초연에 대한 아쉬움을 날려줄 기회를 얻은 만큼, 지난 공연보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빨리 떨쳐내고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진심이란 무기 <서편제>
“소리꾼 이야기인 『서편제』를 어떻게 뮤지컬로 만들어? <서편제> 오디션 공고가 떴을 때 이건 말도 안 된다는 생각에 관심을 안 가졌어요. 창작진도 확인을 안 했죠. 그런데 마침 그 시기에 한 행사에서 서범석 선배님을 만나면서 <서편제>와 인연이 닿게 됐어요. 선배님 다음 작품이 <서편제>였는데, 제가 국악 집안에서 자랐다고 하자 제작사에 저를 송화로 추천해 주셨거든요. 당시 급하게 추가 오디션을 보느라 대학로 노래방에서 오디션을 치르는 재미있는 일이 있었죠. (웃음) <서편제> 초연은 흥행에 고전해서 마음고생이 많았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면 관객이 한 명씩 늘어날 거라는 믿음으로요. 시간이 지날수록 객석이 조금씩 채워져가는 걸 보면서 진심은 통한다는 걸 배웠죠.”



연기의 즐거움 <잃어버린 얼굴 1895>
“이지나 연출님과 함께한 <잃어버린 얼굴 1895>는 제가 지금까지 한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치열하게 고민했던 작품이에요. 이지나 연출님은 캐릭터에 자기 색깔이 묻어날 수 있도록 많은 부분을 배우에게 맡겨주세요. 그런데 <잃어버린 얼굴 1895>는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보니, 제 생각을 선뜻 말하기가 힘들었어요. 장면의 의미를 찾기 위해 직접 대사나 가사를 써봤는데, 시험공부 하듯이 인물에 대해 연구해야 겨우 한마디 말이 떠올랐어요. 물론 제가 아무리 열심히 대사를 써가도 그게 쓰이진 않았죠. 하지만 그런 고민의 과정을 통해서 뮤지컬의 재미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됐어요. 그때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지독한 슬럼프 <마리 앙투아네트>
“지난겨울 <마리 앙투아네트>를 할 때처럼 큰 슬럼프를 겪었던 때는 없었던 것 같아요. 사실 얼마 전까지 우울증을 앓을 정도로 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었죠. 왜 그랬을까 이유를 생각해 보니, 전작인 <더 데빌> 때 극한의 다이어트를 했다가 <마리 앙투아네트>를 공연하는 동안 차기작 <드림걸즈>를 위해 무리하게 체중을 늘리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아요. 하필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맡고 있던 역할이 프랑스 빈민이었는데, 풍만한 몸매를 만드느라 전혀 배고픔에 굶주린 사람처럼 보이지 않으니까, 어느 순간 내가 뭐 하고 있는 거지 싶더라고요. 당시엔 무척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그 시기에 꼭 필요했던 성장통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슬럼프를 겪은 후 이러니저러니 해도 배우로 사는 게 좋다는 결론을 내렸거든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9호 2015년 4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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