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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DATE] <김종욱 찾기> 김지현 - ‘김종욱’과 함께한 성장의 나날들 [No.94]

글 |배경희 사진 |강현고 2011-07-17 5,898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할지어다! 2004년 학교 워크숍 공연으로 소박하게 출발한 <김종욱 찾기>가 세상으로 나온 지 어느덧 5년. 지난 5년간 오픈런으로 공연하면서 올린 매출액은 무려 100억이다. 5주년 기념 공연에 <김종욱 찾기>의 숨은 헤로인 김지현이 빠질 수 있나. 지난해 11월 막을 내린 <왕세자 실종 사건> 이후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김지현과 삼청동 데이트에 나섰다.

 

 

오늘의 데이트 테마인 인도식 만찬을 즐기기 위해 우리가 찾은 곳은 삼청동에 위치한 한 레스토랑. “우리 팀 배우들은 지금 다 극장에 있을 텐데…, 전 이렇게 여유롭게 점심을 즐길 수 있고 너무 좋네요!” 김지현이 오늘 입고 온 순백의 셔츠만큼이나 밝은 얼굴로 장난스럽게 웃는다. 첫 공연에 대한 모니터링을 위해 배우 전원 극장으로 출근하라는 연출가의 요청이 있었다는 것. “웬만하면 모두 참석하라고 하셨지만 다른 일도 아니고 <김.종.욱. 찾.기.> 인터뷰하러 온 거니까! 좀 늦어도 되겠죠. 으흐흐~” 

 

현재 시각은 오후 2시.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우리는 서둘러 메뉴를 주문했고, 요리를 기다리는 동안 몇 가지 사소한 대화를 나눴다. 이를테면 지난 6개월간의 달콤한 휴식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어제의 첫 공연은 어땠는지에 대한 이야기들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외의 반전. 그녀가 이렇게 수다스러운 사람일 줄이야. 김지현은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일 거라는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특히 특정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꼭 그 사람의 성대모사를 하며 얼마나 맛깔나게 이야기를 하던지!(그중에서도 멀티맨 임기홍의 ‘Fish’ 발음 흉내는 진정 압권이었다.)

 

우리가 대화에 집중하는 사이 요리가 줄줄이 배달되기 시작했고, 그녀는 먹고, 답하고, 또 동시에 사진에 찍혀야 하는 멀티 플레이 인터뷰이가 돼야 했다. “인도에 대한 환상? 인도에 대해서는 무서운 얘기를 하도 들어서… 누가 납치됐다, 갠지스 강에는 시체가 둥둥 떠다닌다 같은 이야기들 많이 하잖아요. 하하. 인도 대신 전 쿠바에 가보고 싶어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영화를 보고 홀딱 빠졌거든요.” 이제 막 서빙된 인도식 만두 사모사를 오물오물 씹으며 그녀가 말한다. 그렇다면 <김종욱 찾기>의 드라마 같은 일을 꿈꿔본 적은 없었을까? “비행기 안에서, 기차에서, 멋있는 사람이 옆에 앉길, 그래서 어디까지 가세요? 이런 거 한번 물어봤으면 하고 얼마나 바랐는데요. 현실에서 그런 꿈같은 일은 안 일어나죠. 하하. 그리고 혼자서 여행하는 게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더라고요.”(웃음)

 


화제는 자연스럽게 작품 이야기로 넘어갔다. 그녀가 <김종욱 찾기>의 워크숍 공연 멤버였다는 건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진 사실. 말하자면 김지현은 <김종욱 찾기>의 여주인공을 처음으로 연기한 배우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에 그녀는 손사래를 친다. “학창 시절 참여한 워크숍이었는데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 없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이 여자의 심리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초연 때 (오)나라 언니가 공연하는 걸 보면서 와, 그래, 바로 저거야. 저렇게 해야 되는 거구나, 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나요. 에너지 넘치고, 너무 멋있었어요.” 전형적인 A형에서 쾌활한 외향적 성격으로 바뀐 것도 <김종욱 찾기>의 영향이라고 했다.


김지현은 2006년 이후 <김종욱 찾기>와 함께 성장해왔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딱 한 시즌을 제외하고는 매 시즌 공연에 출연해 왔으니 말이다. “벌써 몇 번째 하는 건데, 이걸 이제 깨닫는 걸까 싶다가도 아직 이야기할 무언가가 남아있다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그리고 그게 바로 이 작품을 계속하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그렇다면 <김종욱 찾기>가 가져다 준 가장 큰 생각의 변화는 뭘까? “사랑이 변하는 건 당연한데, 어려서는 그걸 왜 두려워했는지 모르겠어요. 현재의 사랑에 확신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되겠어요? 이 작품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대사예요. ‘지금’에 충실하면서 서로 노력해서 익숙해지지 않게, 사랑을 지켜나가야 되는 것 같아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94호 2011년 7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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