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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LIFE GRAPH] 강하게 빛나는 존재감, 김우형 [No.142]

글 | 배경희 2015-08-10 4,176

스물다섯의 어린 나이에 남자 배우들의 로망인 <지킬 앤 하이드>로 화려하게 신고식을 치른 김우형. 

다부진 체격과 선 굵은 외모의 소유자인 그는  자신의 장점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강한 캐릭터에 이름을 올리며,  지난 10년의 길을 잘 닦아왔다. 

오는 7월에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아리랑>에서  묘한 연민을 유발하는 악역 양치성으로 변신을 예고하고 있는  김우형을 만나 지난 시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생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지킬 앤 하이드>는 제게 뮤지컬 배우의 꿈을 갖게 한 작품이에요. 대학 시절 <지킬 앤 하이드>를 보면서 무대 위의 남자 주인공이 얼마나 멋있던지 나도 꼭 저 무대에 서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학교 졸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지킬’을 하게 돼서 정말 짜릿했어요. 더욱이 제가 선망했던 ‘지킬’인 류정한, 조승우와 함께 지킬 역에  캐스팅돼 실감이 안났죠. 2006년부터 세 시즌 공연에 출연하면서 많은 추억을 만들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지킬’로 신인상을 받았던 것과 2009년  시즌에 3일간 5회 공연을 했던 거예요. 다음 회 공연은 도저히 못할 것 같다가도 무대에 오르면 에너지가  생겼는데, 그게 정말 신기했어요.”



소극장 무대의 희열 <쓰릴 미>
제가 지금까지 참여했던 작품 중 관객들의 몰입도가 가장 높았던 게 <쓰릴 미>예요. 배우들이 연기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순간 중 하나가 객석의 열기가 무대로 전해질 때인데, <쓰릴 미>는 매일 관객과 호흡하면서 연기하는 재미가 있었죠.  2008년, 2009년 두 시즌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정반대 성향의 두 주인공을 다 연기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부드럽고 섬세한 네이슨보다 강인하고 남성적인 리처드를 할 때 더 재밌었어요.  리처드로 출연했을 때가 친한 또래 배우들과 함께한 거라 과정 자체가 즐겁기도 했고요. 동갑내기 친구들과 극 중 나이인 열아홉 살로 돌아간 것처럼 공연하면서 쾌감을 느꼈죠. (웃음)”



지난한 성장통 <아이다>
“데뷔 이후 뮤지컬을 그만둘 뻔한 적이 딱 한 번 있었는데, 그게 <아이다> 때예요. <아이다>라는 공연 자체는 좋았지만, 공연하는 것에 염증을 느낄 즈음 힘든 개인사가 겹치면서 슬럼프를 겪었죠.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에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심했던 것 같아요. 신인 시절에 저를 따라다녔던‘최연소 지킬’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부담이 컸거든요. 부담되니까 공연을 즐길 수 없고, 즐기지 못하니까 공연이 재미가 없었죠. <아이다>를 마친 후 심적으로 방황하던 시기에 저의 초심작 <지킬 앤 하이드> 연장 공연에 출연하게 됐는데, 그때 무대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었어요. 그 이후론 개인적인 삶도 안정을 찾았죠.”



아련한 추억 <번지 점프를 하다>
“<번지점프를 하다>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뜻밖이라는 반응이 많았어요. 제가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첫사랑을 못 잊는 여린 남자 서인우를 맡는 게 의외였나 봐요. 사실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잠깐 고민하긴 했지만, 정상적인 삶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있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죠. 만약 서인우가 멜로물의 전형적인  순박한 남자 주인공 캐릭터였다면 매력을 못 느꼈을  거예요. 서인우는 참 많이 좋아했던 캐릭터라서 여전히 그 여운이 남아 있는데, 가끔 깨끗하게 내리는 비를 보면 인우가 생각나요. <번지점프를 하다>는 언젠가 꼭 다시 하고 싶어요.”



감성을 자극한 <고스트>
“<고스트>의 원작 영화 <사랑과 영혼>은 엄청난 히트작이잖아요. 제가 초등학생 때 <사랑과 영혼>이 개봉했는데, 그때 거리에서 <사랑과 영혼> 노래가 자주 들려오던 게 아직도 기억나요. 그때만 해도 동네 번화가 상점은  한 집 건너 한 집이 레코드 가게였고, 가게에서 항상  제일 유명한 노래가 흘러나왔으니까요. 어린 나이에 뭣도 모르고 <사랑과 영혼>을 보고 설레었던 잔상이 가슴에 남아 있어서 <고스트>를 하는 게 즐거웠어요. 작품을 준비하고 공연하면서 저도 모르게 옛날 추억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어린 시절의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을 하게 되면 더 풍부한 감정 연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2호 2015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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