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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LIVE TALK] <풍월주> 이율 [No.145]

진행·정리 | 안시은 2015-10-16 6,670

조금씩 천천히 자유롭게

20대에 만났던 <풍월주>의 ‘열’을 30대가 되어 재회한 이율.  초연과 세 번째 공연이 달라진 만큼이나 이율의 연기 템포도 변화 중이다. 
모든 관리는 기승전‘잠’으로 하고, 청요리(중국음식)를 좋아한다는  이 배우가 품고 있던 생각들을 들여다보았다.



다시 만난 ‘열’                                                                     

THE MUSICAL 초연에 이어 삼연에 다시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jaymazing)
이율 워낙 좋아했던 작품이고 한 번 더 느끼고 싶어서요.

THE MUSICAL <풍월주>의 ‘너의 이유’에서 열이는 진성에게 어떤 감정인가요? 오로지 비즈니스인가요, 아니면 연민? (gornd83)
이율 초연 때는 비즈니스가 강했는데 지금은 연민도 느껴요.
“무대도 연출도 상황도 바뀌었어요. 그 안에서 저도 바뀌는 부분이 있어야 할 것 같더라고요. 예를 들면 진성여왕의 발을 씻겨줄 때도 초연 때는 날 선 느낌의 열이었다면 지금은 이런 사람도 아픔이 있을 수 있다 생각해서 동정을 하는 거죠. 사랑은 아니고요. 뼈대나 캐릭터의 성격은 같겠지만 동정심을 느낀다거나 운장에 대한 감정도 연민이 느껴지게끔 하려고 해요.”

THE MUSICAL 초연 검무에서 이번에는 부채춤으로 바뀌었는데, 안무가 어렵지 않았나요? (aristataks)
이율 춤이 아닌 움직임이라 큰 부담은 없어요.
“초연 작품은 검무도 있어 남성적이고 힘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섬세해졌죠. 하늘하늘 거리니까요. 연령대도 낮아져서 젊은 기운이 있어요. 그래 봐야 한두 살 차이지만요. 배우들의 차이라면 했던 사람과 안 했던 사람의 차이 정도랄까?”

THE MUSICAL 부채춤 출 때 부채가 찢어지거나 떨어질까봐 걱정되지 않나요? 첫 공연 때 부채 펼칠 때마다 소리는 좋은데 찢어질까봐 깜짝깜짝 놀랐거든요. (karam1011)
이율 튼튼한 부채라서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늘 긴장은 돼요. 떨어질까봐… 놓칠까봐…
THE MUSICAL <풍월주> 삼연에서 초연과는 다르게 느끼는 부분이나 관객들이 이런 걸 눈여겨봐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hyun8124)
이율 무관심했던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복잡 미묘하게 바뀐 부분을 눈여겨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초연 이후 3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조금은 느리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엔 불같이 하려고 했다면 지금은 물 흐르듯이 가려고 해요. 시간이 지나면 더 여유롭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이번 공연에서 전에 했던 배우는 (성)두섭이와 저, 둘인데 처음엔 연습하면서 힘들기도 했어요. 예전 걸 버리고 새로운 걸 입혀야 하니까요. 하지만 뭉쳐서 하다 보니 융화되어서 긍정적으로 공연이 올라간 것 같아요. 모든 게 다 바뀌어서 자연스럽게 변화한 것 같아요. 관객분들도 전보다 조금은 편하게 보시는 것 같고요”

THE MUSICAL 수염을 기르는 이유는? (solbee9853)
이율 다른 일 때문에요.

THE MUSICAL 풍월주에서 제일 좋아하는 대사나 넘버 가사 하나 길게 적어주세요. (thwothwo)
이율 마지막 장면이에요. ‘칼을 든 자의 슬픔이 더 큰 법이거늘’ 하면서 뒤에 나오는 ‘밤의 남자’ 리프라이즈 노래요. 

THE MUSICAL 자는 척하다가 담이를 놀래킬 때 객석도 엄청 놀라는 거 아나요? 알면서 봐도 놀라요. (chocon)
이율 알아요. 그 기운이 있어요. 



배우로 살아가는 법         

                                     
THE MUSICAL 했던 작품 중에 인생 배역은 뭐라고 생각해요? (pretty0925)
이율 <풍월주> 열!
“기억에 남는 건 <쓰릴 미>예요. 첫 작품이라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해보고 싶죠. 조금 단순하게, 날것의 느낌이었다는 게 아쉬웠어요. 그게 마냥 좋지만은 않으니까요. 지금은 단추 두 개 정도 채운 느낌이에요. 여러 작품을 몰아서 출연하지 않은 덕분에 제 자신을 소진하지 않았던 건 스스로에게 칭찬해 주고 싶고요. 더 많은 사람들과 교감하지 못했던 건 아쉬운 점이죠. 아직 채울 단추가 많네요”

THE MUSICAL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론 소처럼 일해 주길 바라고 있어요. (ishuka51)
이율 하나를 꼽을 순 없지만 연출, 그리고 맡은 캐릭터, 그리고 대본. 
“성향의 문제인 것 같아요. 겹쳐서 공연하면 조금 힘들어요. 피해 주는 것 같기도 하고. 두세 가지를 동시에 잘하는 달란트가 있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그런 능력이 없어요. 그렇다고 많이 쉰 건 아니거든요. 다른 장르도 도전하고 싶은데 생각보다 기회가 많지 않아요”

THE MUSICAL 롤모델로 삼거나 존경하는 인물은? 배우를 천직으로 생각하나요? 혹시 배우가 아니었다면 하고 싶은 것 혹은 또 다른 꿈이 있나요? (84thank)
이율 김달중 연출님 존경하고요. 배우를 천직으로 생각해요. 배우가 아니었다면 친구들과 장사했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오래 만나요. 배우로 활동하는 친구들도 있고. 2주에 한 번 꼴로 보고 그래요. 며칠 뒤에도 청요리 먹기로 했어요. 짜장면을 워낙 좋아하거든요”

THE MUSICAL 앞으로 해보고 싶은 배역이 있다면요? (gornd83)
이율 남들이 거쳐 가지 않은 배역이면 해보고 싶어요. 
“이런 질문이 어려운 것 같아요. 뭐가 있을까요? 아! 하나 생각났는데 <타잔>이요. 이런 스타일의 노래가 정말 좋더라고요. 넘버를 워낙 좋아해요. 많이 들은 넘버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인 것 같아요. 록을 좋아해요. 또 다양한 버전이 있잖아요. 이안 길런이나 스티브 발사모가 부른 걸 친구들이랑 찾아보곤 했죠.”

THE MUSICAL <풍월주> 외에 꼭 다시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어요? (jaymazing)
이율 <주유소 습격사건>요.
“획기적인 느낌의 공연이어서 그 설렘이 남아 있어요. 팀원들도 그랬고요”

THE MUSICAL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 중에 가장 자신과 닮은 캐릭터랑 가장 달랐던 캐릭터는 뭔가요? (sgoringgg)
이율 대부분이 다 닮았고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가장 달랐던 것 같아요.
“<프랑켄슈타인>은 조광화 선생님의 스타일로 후반부나 외적인 걸 바꾸셨는데 도전을 해봤어요. 제가 캐릭터를 가져오는 게 아니라 캐릭터에 들어가 보려 했거든요. 결과는 긍정적인 면 반, 부정적인 면 반인 것 같아요. 제겐 늘 50점을 줘요. 나쁘지 않은 시도였던 것 같아요”

THE MUSICAL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과 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ishuka51)
이율 스타일이 자유로운 게 장점 같아요. 배워야 할 점은 틀 안에 갇혀 살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이요. 
“연기할 때 저는 세세하게 분석하기보다는 감을 많이 따라가는 편이에요. 그게 잘 맞아떨어질 때가 있고 삐거덕댈 때도 있는데 과정인 것 같아요. 지금도 더 배워야 하니까요”

THE MUSICAL 공연할 때 눈물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평소에도 눈물이 많은 편인가요? 감동적인 거 보거나, 슬픈 영화 볼 때 눈물 흘리는 편인지 궁금합니다. (gornd83)
이율 좀 많은 편인데 부끄러워요.
“대한민국 사회는 보이는 것이 중요하고 주위를 신경 쓰기 때문에 아직은 솔직해질 수 없잖아요. 그래도 머지않아 변할 거라 생각해요. 가끔 길 가면서 울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럴 수 없잖아요. 제가 가을을 타요. 이현우의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를 자주 듣죠”


THE MUSICAL 뮤지컬을 하다 보면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은데 건강관리 비법이 있나요? (minhoney)
이율 저는 규칙적인 수면 생활이 비법입니다.
“생각보다 잠을 잘 못 잘 때도 있어요. 작품을 할 때 예민해져서 잠을 잘 못 잘 때도 있지만 또 푹 잘 때도 있고. 직업 특성상 건강 관리가 쉽지 않지만 잠도 규칙적으로 자고 식사도 몸에 부담 없는 걸 먹으려고 해요. 사실 <풍월주> 초연 때 공연을 못했던 미안함이 남아 있어요. 선생님들은 그 얘기 들으면 혼내시죠. 관리 못하는 배우는 프로가 아니라고. 몸이 아팠고 일어나질 못하는 상태였어요. 다음 날 공연이 없어서 쉬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급격히 안 좋아져서 바로 병원에 갔어요. 지방에서 오신 분들도 있었는데 관객분들께도 제작사에도 죄송했죠. 그때 이후로 건강관리에 더 신경 써요” 

THE MUSICAL 배우로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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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율 매 공연이 안전하게 마무리되었을 때.

THE MUSICAL 관객들 그리고 팬들한테 어떤 배우로 남고 싶으세요? (pretty0925)
이율 편안한 느낌의 배우로 남고 싶어요. 
“제 연기를 보고 강렬함을 느끼기보다는 안식처럼 힐링 되고 편안하고 따뜻해지셨으면 좋겠어요”



이율의 시간                                                                    

THE MUSICAL 평소 비밀이 많은데 신비주의인가요? 왜 그렇게 숨기는 건지 궁금해요. (aksrpdlek)
이율 비밀이 없어서 오히려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아요. 되게 평범한 사람입니다. 
“비밀이 많지 않아요. 뭐랄까. 요즘 SNS 많이들 하잖아요. 전 예전에 싸이월드나 프리챌이 유행할 때도 잘 안 했어요. 하려면 정말 부지런해야 하는데 제가 그렇지 못해서 매번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비밀이 많은 것 같아 보였나 봐요. 크게 보여드릴 만한 것도 없고요”

THE MUSICAL 연기 외에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요?
(minhoney)
이율 그림을 배워봤으면 좋겠어요. 혼자 할 수 있는 분야니까.

THE MUSICAL 연습에 공연까지 많이 바빴을 텐데 최근 행복했던 순간을 꼽자면 언제인가요? (gornd83)
이율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 

THE MUSICAL 배우가 아니었다면 장사했을 것 같다고 했는데 어떤 장사 했을 것 같아요? (karam1011)
이율 간판 장사를 했을 것 같아요.

THE MUSICAL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뭔가요? 
고기 혹은 생선? (pretty0925)
이율 청요리.

THE MUSICAL 지금 당장 짐을 싸서 여행을 간다. 머릿속에 바로 떠오르는 장소는요? (ishuka51)
이율 전 집으로 여행 가요. 
“여행을 즐기진 않아요. 집이 경기도라 (여행이라는 표현을 써도 될 정도로) 먼데, 이동 시간 동안 제 자신을 놓고 있는 편이에요. 단순히 게임할 때도 있고요”

THE MUSICAL 가장 힘이 되는 말은 무엇인가요?
(vkfksskql486)
이율 더 자. 더 먹어. 더 쉬어.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5호 2015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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