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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LIVE TALK] <레베카> 신영숙[NO.168]

사진제공 | EMK뮤지컬컴퍼니, 신시컴퍼니, DIMF 진행·정리 | 안시은 2017-09-26 6,121

순간에 생명을 불어넣는


신영숙의 ‘레베카’가 울려 퍼지면 극장은 환호와 박수로 물든다. <레베카>가 네 번의 공연을 이어오는 동안 초연부터 참여해 온 그의 존재감을 단번에 느낄 수 있는 뜨거움이다. 작품마다 ‘신영숙’이라는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키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네 번째 만난 <레베카>                                             


THE MUSICAL 얼마 전에 <레베카>를 보니 지난 공연과는 디테일과 느낌이 또 달랐어요. 혹시 이번 공연에서 특별히 신경쓰는 점이나 지난 공연들과 다른 점이 있을까요? (ltlotte)
신영숙 지난 공연 때 <맘마미아!> 연습과 병행했는데 힘든 점도 있었지만 장면 속에서 살아 숨쉬는 연기를 배울 수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 공연에는 디테일을 계산해서 하는 것보다는 정말 그 순간에 그 인물이 되려고 해요. 그래서 감정만으로도 벅찰 때가 많아요.
“<맘마미아!> 영국 공연은 관객을 의식하지 않고 연기해요. 관객들에게 몸을 열어 잘 보이도록 연기하려는 것인데, 대극장은 그런 것이 필요하거든요. 무대도 미니멀하고 사실적인 연기를 하게끔 해요. 이러한 디렉팅을 <맘마미아!> 때 소화하면서 느낀 걸 <레베카>에서도 하면서 저를 발전시켰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그렇게 안 한 건 아니지만 대극장 공연이고 스릴러다 보니 관객과 호흡하는 게 많아요. 난초를 가지고 연기한다든가 소품을 갖고 연기하는 것 등에 더 입체적이고 극사실적인 연기를 접목했어요.”


THE MUSICAL 초연부터 네 번째 시즌까지 공연마다 댄버스 부인을 계속 연기하고 있는데, 어떤 매력이 있는 건가요? 있다면 무엇인가요?
신영숙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는 압도적인 캐릭터잖아요. 곡도 아름답고, 큰 사랑을 받는 명작이어서 댄버스 역할을 연기하게 된 건 굉장히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레베카’도 부를 때마다 색깔이 다 달라요. ‘레베카1’은 그리움의 레베카죠. 두 번째 ‘레베카’는 경고하면서 1막을 마무리하는 노래고, 2막 1장은 협박의 레베카죠. 맨 처음 등장할 때 ‘도대체 무얼 바라고 여기로 왔나’라고 할 때 정말 화가 가득 난 채로 올라가요. 레베카가 죽은 지 1년밖에 안 됐는데, 슬픔을 잊기도 전에 저택에 새로운 안주인이 온다는 건 도저히 인정할 수 없죠. 그것부터 화나는데 격에 맞지도 않는 여자가 와서 더 화가 나요. 그래서 2막 1장에서는 ‘나(I)’를 죽음 직전까지 몰아가는 거고. 마지막 ‘레베카’는 배신의 레베카죠. 모든 것들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생각될 때 배신감으로 불러요. 커튼콜 때 한 번 더 부르는데 큰 박수를 쳐주셔서 진짜 황홀해요. 무언가를 해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거니까요. 관객으로 공연장에 가면 설렘을 가득 안고 있는 관객들의 표정을 보며,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껴요. 귀한 시간을 쪼개서 공연을 보는 거니까 재미없을 때 아쉬움도 잘 알거든요. 큰 박수를 쳐주시는 건 공연이 만족스러우신 건데, 그런 것에서 서로 통하는 교감이 황홀하고 행복해요.”


THE MUSICAL 극 중 막심, 나(I), 잭 파벨 또는 레베카 중 댄버스를 가장 화나게 하는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imIn12)
신영숙 당연히 ‘나(I)’죠! 마지막에는 레베카에게 가장 화가 나지만 그 감정은 뒷부분에서 나오는 거니까. 처음에 들어올 때부터 ‘나(I)’의 존재가 너무 화가 납니다! 부글부글~~
“‘나(I)’ 역 맡은 배우들이 어려울 거예요. 큐를 가장 많이 맞춰야 하는데, 막심 역할이 네 명에 댄버스 부인은 세 명인 데다 모두 센 캐릭터잖아요. ‘나(I)’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나오는 데다 그 많은 선배들의 큐를 다 받아주려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셋(김금나, 이지혜, 루나) 다 굉장히 열심히 잘하고 있어요.”



THE MUSICAL 댄버스였다면, 결말을 어떻게 풀었을 것 같아요? (WinnerDH)
신영숙 제 성격에 불은 안 질렀을 것 같아요. 대저택인데 아깝잖아! 제 친구는 “소주 한잔 먹고 털지 그랬어. 뭘 불까지 질렀어”라고 한 적도 있어요. 하하하.


THE MUSICAL ‘나(I)’ 입장이 되어서 댄버스 부인 같은 사람이 “나, 너 인정 못한다. 나가!”라고 하면 어떻게 할 건가요. (estrellador)
신영숙 제가 이겨 먹을 것 같죠? 크크. 하지만 저는 인간적으로 댄버스를 끝까지 설득해 볼 것 같아요. 그래도 안 되면…. 힘으로?


THE MUSICAL <레베카>에서 지금 맡고 있는 댄버스 부인과 레베카 말고 특별히 애착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요? (swswsw)
신영숙 잭 파벨과 반 호퍼. 연습할 때 제 몸이 근질근질했어요.
“<레베카>가 스릴러고 분위기가 무겁잖아요. 거기서 웃음을 담당하는 게 잭 파벨과 반 호퍼 부인이고요. 잭 파벨은 ‘한 손이 다른 손을’ 넘버에서 약간 유머러스한 느낌이 있고. 코믹한 캐릭터를 좋아해서 이런 캐릭터에는 마음이 바로 열려요. 얼마 전에 <팬텀>을 로버트 요한슨 연출과 같이했잖아요. 제가 그런 걸 잘하는 걸 아니까 ‘하루는 반 호퍼를 하고, 하루는 댄버스 해!’라고 장난치신 적도 있어요.”


THE MUSICAL 카를로타랑 댄버스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imIn12)
신영숙 여러분들 의견을 묻고 싶네요. 진짜 둘 다 세네요.
“댄버스는 소심해요. 겨우 ‘나(I)’ 하나 괴롭힌 거죠. 굉장히 나약한 인간이에요. 너무 불쌍한 사람인 거죠. 가끔 모났다고 느껴지는 사람을 보면 어렸을 때 애정 결핍이 있어요. 그래서 아기를 낳았을 때 진짜 사랑하고 예뻐해 줘야 해요. 댄버스는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못 받아서 레베카란 존재가 없어지니까 그냥 허물어져버려요. 그런데 카를로타는 ‘여기가 왜 네 거야. 내 건데’라고 할 정도로 이기적이고 자존감이 엄청 높아요. 야망도 크고. 제가 볼 때는 카를로타가 백프로 이기지 않을까 싶어요.”


THE MUSICAL <레베카>를 하면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나요. (swswsw)
신영숙 지방 공연 가면 (엄)기준이가 맛있는 거 많이 사줘서 좋아요.^^




무대에 오르기까지                                                        


THE MUSICAL 대본 외울 때 습관 같은 게 있나요? (swswsw)
신영숙 혼자 계속 연기하면서 외워요. 상대방 배역도 연기해서 녹음해 놓고. 하하.


THE MUSICAL 명성황후처럼 실존 인물을 연기할 때는 역사 자료를 많이 참고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대본에 충실한 편인가요? (estrellador)
신영숙 역사 공부를 해요. 대본에 접목을 많이 시키려고 노력하고, 연출가하고도 대화를 많이 해요.


THE MUSICAL 연기했던 캐릭터 중 도나는 모성애가 굉장히 강한데 연기할 때 그런 모성애적인 포인트는 어떻게 끌어냈는지 궁금합니다. (hhhhh__)
신영숙 여자라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모성애가 있죠. 모성애뿐 아니라 제가 겪어보지 못한 감정들을 끌어내야 할 때는 다큐멘터리나 간접 경험들을 많이 이용해요. 그래서 다큐멘터리 같은 걸 많이 봐요.


THE MUSICAL 공연할 때마다 반드시 하는 행동이나 다짐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고, 긴장될 때 푸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metaljobs)
신영숙 “오직 두려워할 건 두려움뿐.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말고 나 자신을 믿자”라고 항상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기도하고 큰 심호흡을 하며 배역에 몰입합니다. 


THE MUSICAL 상대역 배우가 달라질 때마다 연기를 다르게 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한결같이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가요? (estrellador)
신영숙 다르게 하는 편이에요. 상대방의 호흡을 잘 읽고 본능적으로 연기하는 것이 훨씬 더 매력적이고 살아 있는 연기라고 생각해요. 관객분들도 그래서 라이브를 좋아하시는 거겠죠?
“<레베카>에서 ‘나(I) 역할을 하는 셋은 키도, 머리 스타일도 똑같아서 세 쌍둥이 같아요. 만날 뭘 그렇게 붙어다니나 싶을 정도로 뭉쳐 다니면서 의논을 해요. 생긴 것과 달리 연기는 셋 다 달라요. 누구는 더 확 변하거나, 혹은 더 미묘하게 변하거나, 누구는 더 겁을 먹거나, 누구는 더 세게 반응한다거나 하는 강도의 차이죠. 막심도 에너지가 다 달라요. 민영기 오빠와 정성화 오빠는 목소리가 굵고 세고. (엄)기준이와 (송)창의는 차갑고 샤프해요. 한번은 화를 내지 않던 부분에서 중간에 화가 좀 났는지 창의가 버럭 화를 내더라고요. 원래는 안 그랬는데 계획한 대로 공연되지는 않잖아요. 그게 재밌는 거고. 저는 집사라서 쫓겨나면 안 되니까 저자세로 살짝 낮춰서 ‘죄송합니다’라고 하고 나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죠. 전체적으로 어떻게 연기한다기보다 순간순간의 감정과 눈빛, 제스처 같은 것에 반응해요.”




THE MUSICAL 오랜 기간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데, 매년 꾸준히 공연하면서도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아요. 슬럼프를 겪은 적은 없나요? (forest4844)
신영숙 조금씩 슬럼프가 느껴질 때가 있는데 긍정적인 성격으로 더 깊어지기 전에 이겨내려고 해요.
“인간 신영숙의 삶에 대해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고민되는 부분이 있어요. 약간의 우울감 같은 것들이 오는 건데 깊이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무대에서는 또 발산하기 때문에 우울감이 느껴진다면 댄버스 부인의 경우 그 우울감을 사용하면 돼요. <맘마미아!>와 <레베카>를 오갈 때 힘들고 예민했는데, 그때 굉장히 예민한 느낌으로 댄버스를 연기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것들처럼 평상시 감정을 사용하면 오히려 좋은 때도 있어요.”


THE MUSICAL 새로운 작품에 참여하는 것과 <모차르트!>나 <레베카> 같이 익숙한 작품에 다시 참여하는 것 중 어떤 걸 선호하는 편인가요? (forest4844)
신영숙 저는 원래 새로운 걸 좋아해요. 역할도 극과 극을 오가는 새로운 캐릭터를 좋아하고요. 모든 게 타이밍이 잘 맞아야 하는 것 같아요.


THE MUSICAL 주로 대극장 공연을 하는데 중극장 공연을 할 생각이나 하고 싶은 중·소극장 공연이 있어요? (estrellador)
신영숙 중·소극장 공연에 관심이 있어요. 아직 기회가 안 됐을 뿐….
“중·소극장 공연에 관심도 있고 제안도 있었는데 대극장 공연은 일정이 일찍 정해지다 보니 꼭 한 달씩 타이밍이 안 맞게 되더라고요. 좋은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 보고 싶어요.”


THE MUSICAL 가장 선호하는 공연장이 있나요? 있다면 이유는 무엇인가요? (forest4844)
신영숙 LG아트센터나 대구 계명아트센터. 음향 시설 잘된 곳이 좋아요.




배역의 옷을 입고                                                       

THE MUSICAL 지금까지 했던 배역 중 감정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캐릭터,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캐릭터는 각각 무엇인가요? (imIn12)
신영숙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건 <두 도시 이야기>의 드파르지예요. 그 배역이 당한 고통이 너무 커서 연기할 때 저도 그 고통을 공감해야 하니까 힘들었고. 체력적으로는 작년에 <맘마미아!>를 연습하면서 <레베카>를 해야 할 때가 힘들었어요. 대상포진이 걸릴 정도였거든요.
“요즘엔 그렇지 않는데 <두 도시 이야기> 초연 때까지는 성격이 워낙 긍정적이라 힘든 걸 금방 잊어버리는 성격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안에서 끄집어낼 만한 센 악이 없는 거예요. 한(恨이) 많은 삶을 산 사람들은 노래 부르면 절로 한이 표현되잖아요. 저는 코미디를 잘하는 대신 그런 게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울화가 치미는 영화를 보면서 도움을 받았어요. 드파르지는 가족을 다 잃은 여자잖아요.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힘들어서 복수를 꿈꾸는데, 내면에서 끄집어내서 악에 받쳐서 해야 하는 거다 보니 힘들었던 것 같아요.”


THE MUSICAL 출연했던 작품 중에 아쉬움이 남는 작품도 있나요? (hhhhh__)
신영숙 그리자벨라는 조금 아쉬워요. 인생 경험이 많이 필요한 역할인데 30대 초반에 하려다 보니 표현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것도 한 곡에 담아야 하니까 어려웠어요.
“‘메모리’는 한국어와 영어로 부르는 차이가 큰 곡 중 하나예요. 음절이 적어서 번역했을 때 (원곡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기도 힘든데 한 곡으로 다 표현해야 했어요. 관객들은 ‘메모리’만 나오면 집중해서 보려고 자세를 고쳐 앉으니까 부담은 커지고. 그런데 내려놓고 불러야 하는 곡이거든요. 지금 연륜 정도 돼야 내려놓는 동시에 테크닉적인 걸 결합해서 어느 정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 한다고 해도 그렇게 잘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요. 그러니까 공연할 때 거기에 대한 고민을 계속 짊어지고 살았어요. <캣츠>는 끝나고 집에 가면 우울하고 부담도 커서 힘든 작품이었어요.”


THE MUSICAL <투란도트>에서 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 투란도트 입장이라면 칼라프의 사랑을 받아줄 건가요? (hhhhh__)
신영숙 수수께끼 풀기 전에 받아줬을 것 같아요. 내가 수수께끼를 풀 판이야!
“<투란도트>는 유희성 연출님과는 서울예술단에 있을 때부터 워낙 친분이 있고 해서 처음 기획될 때 1막만 트라이아웃 공연에 참여했어요. 전체를 한 게 아니라 1막만 새롭게 시도하는 거라 노래도 저에게 맞춰서 작곡하고 그런 것들이 있었죠. 그러고 계기가 안 돼서 다른 분들이 하다가 이번에 제가 하려던 작품을 안 하게 돼서 약간 시간이 나는 걸 알고 연락을 주셔서 하게 됐어요. 연습하면서 최근에 했던 작품과 색깔이 달라서 걱정됐는데 막상 대구가서 공연하니까 매진에 전체 기립이었어요. ‘투란도트’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주제잖아요. 특히 놀란 게 외국인들, 외국 관계자들이 좋아했어요. 특히 중국 사람들이 좋아했고. 오히려 한국 관객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대사투가 있는데, 외국 사람들은 그런 부분에 대한 인식 없이 보니까 새롭고 좋았나 봐요. 그래서 공연 끝나고 오라는 외국 쪽 제의가 많았어요. 고정관념에 갇히지 말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해준 작품이었죠. 보람 있고 즐거웠고요.”




THE MUSICAL 해본 배역 중 실제 모습과 닮은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dndndn126)
신영숙 센 역할이나 비정상적인 역할도 많이 해서, 도나나 남작부인(이 그래도 닮은 것 같아요). 요즘은 조금 덜하지만 해피바이러스가 많은 사람이거든요.^^


THE MUSICAL 연기했던 캐릭터 중에 가장 친구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또는 가장 친했을 것 같은 캐릭터는? (imIn12)
신영숙 친구 중에 다양한 스타일이 있잖아요. <맘마미아!>의 도나처럼 저랑 비슷하면서도 독립적이고 그런 편한 친구들이 있는 반면, 오히려 <레베카>의 댄버스처럼 모가 나거나 <팬텀>의 카를로타처럼 이기적인 친구들도 많아요. 왜냐면 제가 포용력이 넓으니까요? 크크크크크.


THE MUSICAL 무대에서 보여주는 카리스마가 참 멋있는데요. 만약 남자 배우의 역할을 해본다면, 탐나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radioina)
신영숙 모든 남자 배우들의 로망인 지킬&하이드과 헤드윅! 상상만으로도 멋있네요. 하하.
“‘지킬&하이드’는 멋진 역이에요. 우리나라에서 민영기 오빠와 류정한 오빠가 하는 걸 봤는데 너무 멋있었어요. 누구나 도전해 보고 싶은 역이죠. <헤드윅>은 조승우가 하는 걸 봤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나가는 게 정말 멋졌어요.”


THE MUSICAL 인생에서 처음 본 뮤지컬은 무엇인가요? (estrellador)
신영숙 기억이 잘 안 나요. 흑흑. 나이 먹었나봐요.
“뮤지컬 붐이 없었을 때 본 건데 서울예술단 작품 <갈 길은 먼데…>였어요.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전쟁 신을 하는데 되게 멋있었어요. 해외에서 본 공연 중에는 <레 미제라블>이 기억에 남아요. 전나영 배우가 판틴할 때 봤거든요. 아시아인이 하니까 관객들도 ‘뭐지?’ 하면서 보는데 아시아인 특유의 슬픈 게 있어요. 나중엔 다 울더라고요. 떼나르디에도 정말 잘했고요. 한국에서 본 것 중 감동받은 건 <노트르담 드 파리> 10주년 내한 공연이에요. 뮤지컬은 배우들의 역량에 많이 좌우되는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이건 작품이 좋아도 배우들이 조금 못하면 섭섭한데, 배우들이 잘하면 확실히 멋있더라고요. 외국 공연도 배우들이 못하면 재미없어요.”




좋아하다                                                         

THE MUSICAL 저번 수상 소감(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조연상)에서 본인을 ‘동네 맛집’이라고 표현하셨는데 맛집을 좋아하나요? (swswsw)
신영숙 사랑합니다. ‘동네 맛집’이라고 한 건 TV에 소개되지 않아도 단골들이 많이 찾아주고 인정해 주는 것에 비유한 거예요.


THE MUSICAL 팬들이 ‘마마님’이라고 부르던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신영숙 <이(爾)>에서 장녹수 역할을 할 때 팬카페가 생겼어요. 벌써 11년 됐죠. 그때부터 녹수마마에서 녹수를 빼고 마마님이라고 불러주시는데 가끔은 부끄러울 때도 있어요. 크크크.


THE MUSICAL 학창 시절에 조용한 편이었나요. 활발한 편이었나요?
신영숙 많이 활발했죠. 운동회 같은 때 나가서 노래하고 그런 아이들 있잖아요? 그중에 한 명이었어요.


THE MUSICAL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있다면? (swswsw)
신영숙 아 찔려! 저희 집은 거실에 있는 흙침대 소파가 있어요.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에는 뜨뜻~하죠. 쉬는 날 배달 음식 시켜놓고 티비 보면서 거기에 붙어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해요.
“이 소파를 너무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공간이 있냐고 물어서 순간 찔렸어요.(웃음) 거기서 나오질 않거든요. 정말 좋아요. 그래도 이틀 이상은 집에 있질 못하는 것 같아요. 소파에 붙어 있는 건 하루면 족한데 이틀 정도 그렇게 있으면 폐인된 것 같고 뭘 안 하면 마음이 이상하고 불안해요.”


THE MUSICAL 평소 주종을 안 가린다고 했는데 요즘 꽂힌 술 종류가 있다면? (imIn12)
신영숙 요즘에는 와인에서 다시 소맥으로 가고 있는 중이에요. 소맥조하(feat.우효광). 


THE MUSICAL 아직도 애니메이션 즐겨 보나요? (swswsw)
신영숙 요즘에는 애니메이션이 수작이 안 나오는 것 같아요. 보고 싶어!
“엄청나게는 아니지만 팬들이 좋아하는 걸 다 알 정도예요. 애니메이션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좋아해요. 특히 픽사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요. 예를 들어 <팬텀>의 카를로타 같은 역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고 생각하면 그게 머릿속에서 그려져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들은 빈 공간이 하나도 없어요. 상상이다 보니까 정말 다채롭고 꽉 차 있어요. 제 연기가 애니메이션처럼 창의력 있고 기발했으면 좋겠거든요. 어떻게 하다 보니 <미녀와 야수> 더빙도 하게 됐는데 제 평상시 말투와 비슷해요. 오페라 가수가 되는 역인데 평상시에도 목 아끼려고 (성악 톤으로) “시끄러~”라고 하거나 “조용히 해~”라고 하거든요. 더빙할 때 그걸 그대로 했어요. 20대 때는 <바비의 공주와 거지>도 더빙했고요. 안 본 아이들이 없었을 정도죠.”


THE MUSICAL 여행을 좋아하는 걸로 아는데 안 가본 곳 중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 (WinnerDH)
신영숙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은 그리스. 도나를 연기하면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8호 2017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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