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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락 오브 에이지>의 신성우, 안재욱 (2) [No.84]

글 |정세원 사진 |로빈킴 2010-09-19 6,161

재미있는 것만 하고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신성우

 

가수로, 연기자로, 뮤지컬 배우로, 조각가로, 매니지먼트사 대표로 바쁘게 살고 있는 신성우는 과거의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재미있는 일, 새로운 일에 자신의 역량을 다양한 방식으로 발휘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에 주저하지 않고 살아온 자신의 삶에 후회하지 않는 그는 “지난 모든 일이 지금의 날 만들었고 내가 생각하는 예술을 할 수 있게 해줬다”고 자신한다. 자신의 다섯 번째 뮤지컬 <락 오브 에이지>에서 그는 최고의 록 스타 스테이시를 연기한다. 배우이기 전에 고독한 반항아의 눈빛으로 긴 머리를 휘날리며 소녀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로커 신성우에게는 결코 낯설지 않은 인물일 테다. 그의 표현대로 신성우는 ‘어떤 연기자도 가수의 벽을 넘을 수 없었던’ 90년대에 ‘지금의 아이돌 스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인기’를 얻으며  최고 전성기를 누리지 않았던가. 하지만 “나쁜 놈이에요. 느끼하기도 하고. 절대 제 스타일은 아니에요. 주변에 있었으면 벌써 두 대는 때렸을” 스테이시는 무대 위에서 꽤나 많이 망가져야 하는 캐릭터다. 이러한 변신을 앞두고 “무대에 올라가면 그때부터 제가 아니기 때문에 괜찮아요. 코미디 연기로 의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니 더 좋죠” 하는 그의 대답은 아직은 조금 낯설다. 광기 어린 눈빛과 웃음으로 무대를 휘저으며 엽기 살인을 저지르는 잭을 연기하는 그를 보면서도 그랬다. 아마도 그것은,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오랜 기다림에 상처받은 드라큘라의 이미지가 뇌리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유야 다르겠지만 <드라큘라>는 신성우의 가슴속에도 문신처럼 새겨진 작품이다. 1998년에 초연된 이후 2000년과

2006년까지 세 차례 공연된 <드라큘라>에 모두 출연한 그는 대사 하나도 잊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언제든 기회가 닿으면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처음엔 뭐야 싶었어요. 연극도 아니고 콘서트도 아니고. 그땐 록 정신이 투철하던 시절이었으니까. 지금도 그렇지만 예쁘게 노래하는 것 자체를 저주했거든요. 그러다 OST를 들었는데 좋더라고요.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되니 부담도 적을 것 같았고….” 그렇게 도전한 첫 무대는 난항의 연속이었다. 러닝 타임이 3시간이 넘는 공연에서 400년 동안 죽지도 못한 채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결국에는 자신을 죽여 달라고 절규하면서 23곡이나 되는 노래를 불러야했다. 대중 가수의 뮤지컬 출연에 대한 따가운 시선과 텃새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줄곧 혼자 서는 콘서트 무대에 익숙해 있던 그에게 여러 사람의 마음이 모여 완성되는 뮤지컬은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연기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된 것도 바로 이때부터다.

 

누구에게든 강요받는 것을 싫어하는 신성우는 뮤지컬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 역시 확고하다. 매력적인 스토리 라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귀에 남는 음악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주어진 작품과 캐릭터 안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대형 라이선스 작품들을 보면 발걸음 수까지 정해놓는 경우가 있잖아요. 제가 볼 때 그건 기술이지 예술이 아니거든요. 작품 안에 들어가서 캐릭터를 보완할 수 있을 때에만 무대에 서요. 창작뮤지컬에 관심이 많은 것도 같은 이유예요. 언젠가 작품 안의 모든 노래가 한 장의 앨범에 담길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60퍼센트는 등 떠밀려’ 출연하게 되었다는 <락 오브 에이지>에 그가 애착을 갖는 이유는 ‘록이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시작된 그의 록 정신이 한몫했다. 다른 배우들의 보컬 트레이너를 자청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남들은 20년, 30년을 하는데 한두 달 가지고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유도를 해주는 거죠. 노래할 때 뉘앙스에라도 도움을 주면 록의 에너지를 느끼는 데에도 좋지 않겠어요. 관객들도 그 에너지를 받아서 록 콘서트를 보듯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4호 2010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본 인터뷰는 <더뮤지컬>홈페이지(www.themusical.co.kr)에서  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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