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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LIVE TALK] <신과 함께_저승편> 김우형 [No.174]

사진제공 |서울예술단 진행·정리·사진 | 안시은 2018-03-13 4,555
후퇴 없는 전진
 
2017년 <신과 함께_저승편>(이하 <신과 함께>)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줬던 김우형이 돌아올 채비를 하고 있다. 어느덧 14년 차가 된 그는 늘 같은 컨디션으로 공연하겠다는 신념을 지키는 동시에, 진화하는 배우가 되려 구슬땀을 흘려왔다. 시간이 흐르면 깊어지는 장맛처럼, 역할에 더 진하게 밸 그 노력은 극 중 대사처럼 저승 최강 강림을 만들어낼 것만 같다.

 

 
돌아온 <신과 함께> 강림 도령                                           
 
THE MUSICAL 다시 강림 역으로 참여하게 되었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gmlgus23)
김우형 그냥 좋아요. 지난 시즌에 생각 이상으로 강림을 사랑해 주셔서 좀 놀랐어요.
“지난 공연 연습 때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 정말 좋아할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정말 좋아해 주시고 재밌어해 주셔서 신기했어요. 어떤 부분에서 좋아해 주셨는진 모르겠지만, 작품마다 캐릭터에 굉장히 집중하거든요. 음악적인 완성도, 연기 등 모든 게 다 잘 조합이 되어서 표현돼야겠지만, 그중에서도 저는 캐릭터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원작을 읽으면서 강림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고, 제가 가진 재료를 잘 버무려서 표현하려 했어요. 인생을 살면서 계속 장착한 재료들이죠. 연출이나 스태프진이 구상하고 표현하려는 걸 손쉽게 해주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항상 그런 재료와 색깔을 가지려고 해요.”
 
THE MUSICAL 강림 도령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무엇인가요? (radioina)
김우형 좀 멋진 또라이?
“강림은 분장이나 행동도 독특하고 색다른 캐릭터긴 하지만, 기질이나 성격은 저와 비슷해요. 툴툴대면서도 뒤에서 챙겨주잖아요. 그게 저와 닮았어요.”
 
THE MUSICAL <신과 함께>에서 가장 신경쓰는 장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joiacts123)
김우형 지난번에는 ‘사인검’ 장면에 신경쓸 수밖에 없었어요. 너무 숨차서 노래하기 힘들었거든요. 이번엔 좀 바뀔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노래를 더 잘하고 싶어요. 
 
THE MUSICAL 강림 연기하면서 신난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이 그런가요? (lnk6423)
김우형 다 재밌는데 무대에서 바닥을 칠 때 (바닥에 표현되는) 효과를 보면 희열이 커요. 신기하고. <신과 함께> 말고는 바닥에 LED를 쓰는 작품이 없거든요. 되게 짱임.

 



THE MUSICAL <신과 함께>는 에피소드가 엄청 많을 거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만 꼽는다면? (girin) 
김우형 연습실에서 바닥을 치고 장풍 쏠 때 너무 민망해요. 무대에서는 시각적인 장치가 있지만 연습실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없이 하거든요.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거라 손발이 오글거려요. 
 
THE MUSICAL <신과 함께>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무엇인가요? (joiacts123) 
김우형 이번에 대사가 더 좋아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제일 좋은 대사는 뭐니 뭐니 해도 “저승 최강이지! 안 그래?”
 
THE MUSICAL 강림도령 헤어랑 분장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lnk6423)
김우형 한 시간. 엉덩이 아파서 죽을 거 같아요. 구레나룻도 한 올, 한 올 다 붙임.
“<신과 함께>는 사극처럼 본드를 발라서 전부 한 올씩 붙여요. 보통 공연은 일체형으로 붙이는데 그러면 모습이 자연스럽지 않은 것도 있고, 갑자기 붙인 게 떨어지면 웃길 때도 있거든요. 분장에만 한 시간이 걸리는데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이 이상의 분장은 없죠. 이렇게 해도 붙인 게 한 올씩 떨어져서 코로, 입으로 들어가기도 해요. 공연 중에 그러면 곤혹스러울 때도 있죠. 머리는 만져보면 바삭함이 과자 수준인데, 공연 끝나면 린스를 먼저 하고 샴푸를 두 번 해요. 며칠 전에 머리를 잘랐는데 이제 공연하니까 길러야 합니다. 특히 앞머리요. 머리를 세우려면 앞머리가 길어야 하거든요.”
 
THE MUSICAL <신과 함께>에 함께해서 즐거운 배우가 있다면? (kimgy550)
김우형 서경수와 이번에 처음 하는데 굉장히 흥미진진함.
“굉장히 유니크한 강림이 또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처음 같이하는 후배인데, 연습 분위기도 이 친구 덕분에 굉장히 좋아질 것 같아요.”




 
THE MUSICAL 애드리브는 미리 생각하고 하는 건가요? 아니면 즉흥인가요? (joiacts123)
김우형 대부분 즉흥인데 저번 시즌엔 나름 좀 부담이 있었어요. 
“저는 공연할 때 처음 약속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해요. 애드리브를 잘 치지 않는데, <신과 함께>는 어느 정도 용납할 여지가 있는 작품이었어요. 웹툰이고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거든요. 더 좋았던 건 극장 크기였고요. 코앞에서 관객과 호흡하고 반응을 바로 느낄 수 있거든요. 관객들의 에너지나 눈빛, 표정조차 연기에 영향을 미치고, 표현돼요. 그래서 순간적인 애드리브나 상황에 대처하는 유연함이 공연할 때 나와요. <신과 함께>는 관객과 배우가 같이 만들어가는 작품이라 생각해요.”
 
THE MUSICAL 강림이 아닌 다른 역을 맡는다면 어떤 역을 맡아보고 싶나요? (kimgy550)
김우형 진기한. 솔직히 연기하기엔 제일 재밌는 역할이에요.
“진기한은 연기하기에 진짜 재밌는 역할이지만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만 가질게요. 마음만.”
 
THE MUSICAL 지난 공연보다 올해 만날 강림도령을 더 기대해도 되나요? (Lije)
김우형 그럼요. 무조건! 후퇴는 없다!!
“지난 공연 때 관객분들은 단순히 재밌어만 하시지 않았어요. 함께 눈물도 흘리고, 좋은 뮤지컬을 봤다고 하시기도 했고요. 이건 원작이 지닌 힘일 수도 있고, 함께 소통하고 교감해 주신 결과라고도 생각해요. 후퇴는 없다고 했듯이 더 좋은 작품을 선물해 드리는 게 우리의 목표고 도전이에요. 이번에도 정말 맛깔스럽고 재미난 작품을 봤다고, 마음껏 웃고 뜨거워졌다고 느끼시도록 열심히 준비해서 선물해 드리고 싶습니다.”
 



 
진실함이 빛을 발할 때                                              
 
THE MUSICAL 작품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어떤 건가요? (rainyday61)
김우형 사람.
“무대 작업은 특히 몇 퍼센트만 신뢰가 깨져도 다른 방향으로 만들어질 수 있어요. 극단적인 예로 말했지만, 그만큼 배우와 스태프 간 믿음과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해요. 저는 늘 좋은 사람과 하고 싶고 저도 그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함께하는 사람이 참 중요하죠.”
 
THE MUSICAL 태수와 강림 모두 ‘멋’을 잘 살려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항상 그 ‘멋’을 찰떡같이 살리는 것 같아요. 비결이 있나요? (gksmwkr12)
김우형 그냥 내 자신을 버리는 거죠. 캐릭터에 굉장히, 집중해요.
“제 외모가 멋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외모가 멋진 배우들이 많잖아요. 배우는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가 중요해요. 제가 배우로서 지닌 신념과 마음가짐은 누구 못지않게 솔직 담백하고 진실하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그 진실함을 관객 여러분이 알아주셨을 때 제 멋스러움과 담백함이 빛을 발한다고 생각해요.”
 
THE MUSICAL 맡았던 배역 중 가장 애정이 가는 건 강림이라고 했는데, 본인과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배역은 누구인가요? (jiwon625)
김우형 <모래시계>의 박태수. 많이 닮았어요.
“한국 사람 이름으로 작업하면 시너지가 좋아요. 작품만 잘 나오고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경우에요. 그래서 우리 뮤지컬이 좋아요. 창작할 때 외국 소재로 만들 수 있지만 우리 소재로, <모래시계>에서 ‘박태수’라는 한국 이름으로 연기해서 정말 좋았어요. 태수의 성격도 저와 잘 맞아서 부대낌 없이 연기했고요. 행복한 작업이었습니다.”
 
THE MUSICAL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에 다시 한 번 연기하고 싶은 배역이 있나요? 없다면 앞으로 해보고 싶은 배역이 있는지 궁금해요. (lnk6423)
김우형 하고 싶은 역할은 있어요. 장 발장….
“신기한 게 제가 초연 때 앙졸라를 했는데, 그땐 자베르로 지원해서 앙졸라를 하게 됐고요, 재연 때 장 발장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자베르를 하게 됐어요. 늘 욕심이 앞섰던 거죠. 다음 시즌에는 장 발장 역에 도전해서 꼭 역할을 맡고 싶어요. 아무나 할 수 없는 굉장히 어려운 역할이지만 해야죠. 전 하고 싶으면 해야 돼요. 하기 위해선 노력을 많이 해야 하고요. 오디션을 통과하는 게 목표예요. 제안받는 작품도 많지만 생각보다 오디션을 많이 보고, 많이 통과해요. 오디션은 지금까지 떨어져본 적이 없어요. 자화자찬 같지만 이런 얘길 하는 이유는, 많은 배우들이 뮤지컬 작품 활동을 하는데 늘 해온 사람이라서 혹은 당연히 쉽게 통과돼서 하는 거라 생각할 수 있을 텐데 저도 늘 관객 여러분들께 새로운 작품과 캐릭터로 변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한 번쯤은 알리고 싶어요. 14년 차지만 하고 싶은 작품은 여전히 오디션을 다 보고,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걸요.”



 
THE MUSICAL 무대에서 가장 행복할 때는 언제인가요? (_saengcream)
김우형 관객이 행복할 때. 크크크. 그런데 진짜 진심이에요. 
“공연할 때 제 목표는 늘 같은 컨디션의 공연을 보여주는 거예요. 그게 관객과의 약속이라 생각하고요. <모래시계>도 제 공연을 처음부터 다 본 관객들이 계세요. 많이 본 관객들을 위해 또 다른 재미를 드려볼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가 스스로 그러지 않으려 해요. 처음 공연 보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그게 배우가 공연에서 할 몫이라 생각해요.”
 
THE MUSICAL 무대에서 아찔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minals0904)
김우형 목감기. 목감기에 걸리면 노래가 제어가 안 돼요. 좀 무서워요. 모든 배우들이 마찬가지일 거예요. 진짜 신경을 많이 쓰는데도 사람인지라 가끔 걸립니다. 최근 5년 만에 감기에 걸렸는데 다행히 잘 넘어갔어요. 
 
THE MUSICAL 언젠가 우형 지킬과 선영 루시(아내)를 다시 한 번 같이 <지킬 앤 하이드>에서 보고 싶은데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을까요? (jiwon625)
김우형 세상에나! 하필 지금, 하필 이때…. 아마도 없을 거…예…요….
“같이 작품할 기회가 많진 않아요. 남녀 주인공으로는 잘 만나지 못하죠. 감정 연기가 가족하고는 잘 안 돼요. 너무 익숙하니까.”
 
THE MUSICAL 영화 <조선명탐정3> 재밌게 봤어요. 앞으로도 계속 영화에도 출연하고, 무대에도 서주세요. (jabcho28)
김우형 영화는 좀 많이 하고 싶은데 솔직히 말하면 공연 스케줄이 바빠서 하기 힘들어요. 그런데 사십 살부턴 좀 할 수도 있어요. 무대 공연은 오십칠 살까지 할게요. 
“드라마 ‘모래시계’를 보고 영화배우가 되려고 연기를 처음 시작했어요. 그래서 <모래시계>가 남다른 거고요. <지킬 앤 하이드>를 보곤 ‘저거 해야겠다’고 끌려서 뮤지컬을 시작했어요. 그 뒤론 뮤지컬만 쭉 한 거죠. 영화는 <조선명탐정3>으로 처음 출연했어요. 카메라 연기도 처음이었고, 밤샘 촬영도 했지만 정말 재밌었고 독특한 임팩트가 있었어요. 촬영하면서 ‘아, 앞으로 영화를 해도 되겠다. 내가 재밌어서 하고 있네’라는 생각이 들어 흥미진진했어요. 무대를 오십칠 살까지 서겠다고 한 말은, 살아남는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그때까지 하기 위해선 계속 버티고 이겨내고 견디는 과정이 필요해요. 굉장히 어렵고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고요. 무대는 어쨌든 제 인생을 바꿔준 삶의 터전이기 때문에, 무대가 없어지면 저도 없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어떤 역할이든 무대에서 오래 활동하고 싶어요.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는 기쁨은 정말 크거든요. 오십칠 살까지 하고, 후에 3년 동안 세계 여행을 할게요”
 
THE MUSICAL 지금까지 함께해 온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gmlgus23)
김우형 늘 믿고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해요. 세월이 흐르면 사람이 변하듯 저도 변해 갈 텐데 끝까지 믿어주는 것 같아서, 그 믿음 때문에 저도 변하지 않으려고 늘 노력해요. 
 


 
인간 김우형의 시간                                                         
 
THE MUSICAL 요즘 요섹남이 대세인데요. 가장 자신있는 요리는 무엇인가요? (radioina)
김우형 요리를 잘 안 하는데 하면 좀 잘함! 그런데 한 번도 안 해본 요리도 그냥 하면 맛있어요. 크크크. 
 
THE MUSICAL 강림 슈트핏이 굉장히 멋있는데 몸매 관리 비법이 있나요? (eiennoxxx)
김우형 관리가 잘 안 되고 있어요. 운동을 하면 몸이 너무 커져 오히려 더 안 이쁘더라고요. 요새 운동을 안 하거든요. 흑흑. 
 
THE MUSICAL 작품을 연달아 하는데, 체력 관리에 비결이 있다면? (Topez)
김우형 잘 먹고 잘 자야 해요. 그리고 딴짓을 많이 못함.
“무대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은 많이 놀지 못해요. 여가나 취미 생활도 활동적인 걸 많이 못하고요. 물론 그렇지 않은 배우도 있지만, 전 스스로를 많이 단속하는 스타일이거든요. 한 작품에 들어가면 체력은 초반보단 후반부에 떨어져요. 반대로 연기는 더 깊어져요.” 
 
THE MUSICAL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Topez)
김우형 어디든 낯선 곳이라면 다 좋음.
“배우로 살다보면 역할에 집중해서 살기 때문에 김우형이란 인간에 대해 잊고 살 때가 있거든요. 항상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살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낯선 곳에 서 있으면 저를 느껴요. 그런 과정이라든지, 버리는 작업도 필요해서 여행을 항상 가죠. 새로운 자극이 돼요.”
 
THE MUSICAL 육아와 연기 중에 뭐가 더 힘든가요? (Topez)
김우형 육…연기. 크크크. 
“요즘 육아가 재미있고 신나요. 아이가 성장해서 대화가 되고, 아빠를 좋아하니까 그 기쁨이 커요. 육아하면서 힘들었던 걸 싹 잊어버릴 정도로 정말 사랑스러워요. 피곤에 젖어 있어도 가서 놀아주고 싶고. 아직까지는 힘이 있어서 온유(아들)와 몸으로 놀아주거든요.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해요. ‘아빠가 운동 열심히 해야겠구나. 아직은 젊으니까 많이 놀아줄게.’”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4호 2018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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