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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CLOSE UP] <록키호러쇼> 분장·헤어 디자인, 비정상적인 아름다움 [No.190]

글 |안세영 사진제공 |알앤디웍스 2019-07-29 5,048

<록키호러쇼> 분장·헤어 디자인, 비정상적인 아름다움

 

이 세상 비주얼이 아니다! 섹시하고 파격적인 외모로 코스튬 플레이어의 마음을 훔쳐 수많은 지구인 추종자를 거느린 <록키호러쇼>의 외계인들. 2017년부터 세 시즌 내내 그들의 분장과 헤어를 담당한 김경희 분장디자이너가 캐릭터별 디자인 포인트를 소개한다. 

김경희 분장디자이너

<마마, 돈 크라이>, <록키호러쇼>, <킹아더>의 비주얼을 담당한 경력 15년의 분장디자이너. <캣츠>, <태양의 서커스>처럼 다채로운 분장과 가발을 선보일 수 있는 공연을 좋아한다. 어릴 적 화가가 꿈이었다는 그는 분장 역시 사람의 몸 위에 디자이너의 머릿속에 담긴 그림을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장실의 분위기가 배우의 컨디션을, 나아가 공연의 질을 좌우한다고 믿으며 늘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팬텀

<록키호러쇼>의 분장 컨셉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똑바르지 않다는 거예요. 일반적인 메이크업이 아름답고 완벽한 균형을 추구한다면, <록키호러쇼>의 분장은 기괴할 만큼 명암이 강하고 비대칭적이고 불규칙하죠. 앙상블 팬텀의 분장을 보면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나요. 얼굴에 나뭇가지 모양의 무늬를 그려 에너지의 흐름을 표현했는데, 좌우 대칭이 맞지 않는 들쑥날쑥한 선이 불안정하면서도 자유로운 느낌을 주길 바랐어요. 딱 봐도 정상적인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게끔! (웃음) 팬텀마다 분장이 조금씩 다른 것도 특징이에요. 각각의 배우가 연습실에서 춤추는 모습을 보고 디자인했는데, 춤선이 부드러운 배우냐 파워풀한 배우냐에 따라 얼굴에 그려진 선의 분위기도 달라져요.

 



리프라프 & 마젠타

하루 종일 성격 나쁜 프랑큰 퍼터의 시중을 들어야 하는 집사 리프라프는 상당히 피곤하고 신경이 예민해져 있겠죠? 그래서 눈 밑에 다크서클을 그리고 이마가 벗겨져 보이게 만들었어요. 가발도 희끗희끗하게 표현했고요. 이와 달리 마젠타는 프랑큰 퍼터 다음가는 2인자 느낌이 나요. 자기가 얼마나 섹시한지 잘 알고, 언젠가는 자신의 힘으로 이곳을 지배하거나 아니면 떠날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죠. 그래서 풍성한 레드 컬러의 가발과 분장으로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이는 센 언니 이미지를 심어줬어요. 리프라프와 마젠타는 공연 후반부에 우주복으로 갈아입는데 이에 맞춰 가발도 바뀌어요. 이때 2분 안에 퀵체인지가 이루어져야 하죠. 바뀐 가발은 탑처럼 높게 쌓아 과장되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했어요. 그러면서도 움직이기 편하도록 가볍게 만드는 게 관건이었는데, 가발 안쪽에 구형의 물체를 집어넣고 그 위에 머리카락을 올려 완성했어요. 



 

콜롬비아

콜롬비아는 탱탱볼처럼 통통 튀는 발랄하고 천진난만한 캐릭터예요. 이런 성격이 잘 드러나도록 헤어 컬러로 밝은 옐로를 선택했죠. 볼 터치도 진하게 넣어서 광대 같은 느낌이 나게 했어요. 또 콜롬비아 역 배우는 춤을 잘 춰야 하기 때문에 발레 무용수의 눈 화장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아이홀과 눈 아래로 길게 뺀 라인이 발레 분장을 응용한 부분이에요. 

 

 

[분장에 대한 궁금증 Q&A]

Q. <록키호러쇼>의 분장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A. 팬텀의 경우, 분장과 헤어를 완성하는 데 한 명당 40분 정도가 걸립니다. 가장 오래 걸리는 역할은 프랑큰 퍼터로 50~60분 정도가 걸려요. <록키호러쇼>는 분장에 손이 많이 가는 데다 분장 팀원이 저를 포함해 3명뿐이라 다른 작품보다 배우들의 콜 시간이 빠른 편이에요. 낮 3시부터 약 4시간에 걸쳐 분장이 이뤄지죠. 
 

Q. 분장용 화장품이 따로 있나요?  

A. 베이스 제품은 땀에 잘 지워지지 않아야 해서 분장용으로 나온 파운데이션과 파우더를 사용해요. 고체 파운데이션을 얇게 여러 겹 덧칠하고 파우더를 충분히 두드려 지속력을 높이죠. 눈 화장도 최대한 번지지 않도록 젤 아이라이너를 사용해요. 그 위에 발레 무용수가 사용하는 아주 긴 속눈썹을 붙이고, 눈꺼풀에도 화려한 색감의 분장용 펄을 바르죠. 요즘에는 시중에도 지속력 좋고 색감 예쁜 화장품이 많이 나와 있어서 테스트를 거쳐 분장용 제품과 함께 사용하기도 해요. 배우들 눈 밑에 페*페* 글리터를 얹어주니 예쁘더라고요!
 

Q. 객석에서도 분장이 잘 보이도록 하는 비결이 뭔가요?

A. 멀리서 봐도 이목구비가 눈에 확 띄도록 쉐딩과 하이라이터가 진하게 들어가요. 이때 조명의 각도에 따라 명암이 달라지기 때문에, 리허설 때 조명에 비친 배우들의 얼굴을 체크해서 명암을 조절합니다. 눈의 크기도 객석 어느 곳에 앉느냐에 따라 달라 보여서 분장 팀이 직접 객석 앞뒤에 모두 앉아 보고 얼마나 크게 그릴지를 결정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0호 2019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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