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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OVER STORY](2) <에비타> 정선아, 리사, 이지훈, 임병근 [No.99]

글 |김유리,배경희 사진 |김현성 스타일리스트|하상희 |헤어|신동민 |메이크업|류현정 2011-12-26 6,133



Waltz for Eva and Che


이렇게 에바와 체, 네 사람이 함께하는 인터뷰는 처음인가요?
모두
  네!


연습을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나요?
지훈
  3주 정도 됐나? (인터뷰는 11월 초에 진행되었다.)
선아  큰 그림은 거의 끝낸 것 같아요. 이제 디테일 들어갈 것 같아요.


누가 제일 노력형이에요?
선아
  지훈 오빠? (병근을 보며) 오빠는 노력형 아니지?
리사  병근이는 미친 노력형이야. 
병근  미친 노력형? 하하하.
선아  뭐야, 셋 다 노력형이네. 그래 난 노력형 아닌 걸로 하자.

리사  연습할 때 보니까 선아는 이 신에서 어떻게 해야겠다고 큰 방향이 어느 정도 잡히면, 가사나 디테일한 건 나중에 잡아가는 스타일 같아.
선아  응, 흐름!
병근  오호, 십 년 차의 연륜인가?
선아  아이, 십 년 안 됐어!

 

 

 



네 분은 2006년 공연을 보셨나요?
리사
  연출 선생님의 특별 지시가 있으셨어요.
지훈   네, 영상 보지 말라고. 이번에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간다고 그거 보면 헷갈릴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안 봤어요.
병근  이번 버전은 확실히 에비타의 전기적인 느낌보다는 그녀의 욕망을 드러내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가죠.
선아  가사도  많이 바뀔 것 같아요. ‘Don`t Cry for Me Argentina’는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 같더라고요.
각자에 대한 연출 선생님의 디렉션이 궁금해요.
지훈   표정이나 액션을 최대한 절제할 것. 서 있는 것만으로도 남성적인 매력이 배어 나오도록 말이에요. 어려워요.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 말고 그대로의 모습으로 매력을 발산하라 하시니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죠.
병근  저도 비슷해요. 많이 빼라.
선아  저는 연기하지 말고 ‘너대로 해라’. 이 말씀 때문에 참 신났어요. 그만큼 제게 싱크로율이 있구나 싶어서. 무대에서 와이어 없이 날아다닐지도 몰라요. 하하.
네 분 중에서 가장 헤매고 있는 것 같은 사람은 누구에요?
선아  저요! 헤맨다기보다는 할 게 많아서 정신이 좀 없어요. 가사에 얽매이기 싫어하다보니 저 혼자 생각할 게 많은 것 같아요.
리사  전혀 안 헤매는 것 같던데? 아무도 안 헤매고 잘하고 있어요.


공연에서 체와 에바가 딱 한번 만난다고 들었는데, 언제 만나게 되나요?
리사
  사실 두 사람은 다른 세계에 있는 거잖아요. 그러다가 딱 한번 에바의 환상 속에서 체와 에바가 왈츠를 추면서 만나게 되요.
병근  아, 죽음의 왈츠!
에바가 보는 각각의 체는 어떤가요?
선아  두 명의 체도 저희만큼이나 다른 점을 가지고 있어요.
지훈   생김새도 다르고, 크기도 다르고.
선아  맞아, 스타일도 많이 다른 것 같은데?
리사  둘다 노력파라는 것은 참 비슷하지. 병근이랑은 <광화문 연가>에서 함께해 봤고, 지훈 오빠랑은 이번에 처음 작업 해보는데, 둘다 굉장히 성실하다는 점은 비슷해요. 그런 점이 체에도 잘 묻어 나올 것 같아서 기대돼요.
지훈  실제 성격들이 무대에서 많이 보여요. 선아는 자유분방하고, 발랄하고.
선아  자유분방!
지훈  리사는 정직하고.
선아  난 안 정직해?
지훈  리사가 곧게 서 있다면, 선아는 조금 삐딱하게 서 있는 느낌이랄까?
병근  동감!
선아  내가 너무 삐딱해서 언니가 곧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어.
지훈  어, 그럴 수도 있겠다! 하하
관객으로 공연을 봤을 때와  함께 공연을 하면서 가장 이미지가 다른 사람은 누군가요?
지훈  선아는 똑같았어요.리사는 도도하고 차가울 것 같았는데, 실제로 보니까 따뜻해요. 배려심도 참 깊죠. 그리고 저랑 성격이 진짜 비슷한 것 같아요. 같은 AB형이라 그런지 얘기를 나눠보면 비슷한 게 많아.
선아  언니 AB형이야 ?
리사  응. 오빠나 나나 트러블 일으키는 거 싫어하잖아. 되도록이면 맞춰가려고 하고.
선아  난 내가 트러블이라.(전원 웃음) 
리사  네가 뭐가 트러블이야.
병근  트러블이… 앞으로 생기지 않을까요?
선아  진짜?  조심해. 나 트러블 일으키지 않게.
리사  아, 둘이 트러블 나는 거야?
선아  그냥 스캔들 나자.
리사  병근이도 굉장히 곱고 착할 것 같지만
사실은 굉장히 강한 스타일이에요. 처음엔 ‘체’랑 잘 어울릴까 의문이 들었는데,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까 체의 모습이 나오더라고요. (지훈을 바라보며) 오빠는 운동을 많이 해서 몸매가 되게 좋은 체가 될 거야.
선아  오빠는 너무 안 먹어. 지나 선생님이 다이어트를 하라고 그러셔서.
리사  날렵하고 카리스마 있는 체가 될 것 같아서 굉장히 기대돼요.
지훈  지나 선생님은 빼라고 하시고, 얘네들은 찌우라 하고. 에효.
선아, 리사  아니, 너무 빠졌어~ (앞에 놓인 고구마를 가리키며) 고구마만 먹어요. 

 

모두 이십 대 후반에서 삼십 대 초반이에요. 요즘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리사
  저는 오히려 선아 나이에 고민이 많았어요. 서른 되기 전엔 내가 결정해야 하는 모든 것이 헷갈리고, 육체적으로도 나이가 드는 게  자꾸 느껴졌는데, 오히려 서른이 넘고 서른하나가 되니까 별로 그런 게 없어요. 오히려 나이에서 오는 여유가 있어 참 좋아요. 예전엔 모든 일이 ‘꼭 되어야만 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되면 되는 거고 안 되면 안 되는 거지’란 마음이에요. 그런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니까 좀 더 재미있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병근  저는 ….
리사  하하하. 쟤 에너지 다 썼어.
선아  촬영하느라 많이 힘들었나보다.
병근  맞아. 그리고 제가 얘기를 잘 못해요.
리사  오늘 촬영 때문에 이틀이나 굶었대요.
선아  독하죠, 딱 봐도?
병근  다크서클이 가슴까지 내려왔어.
리사  (앞에 있는 지훈의 고구마를 들이밀며) 자, 고구마 많이 먹어.
병근  세 개나 먹었어.
선아  먹어, 다 먹어. 남자 배우들이 더 하는구나. 대단하다, 대단해.


처음에 각자 캐스팅되었다고 했을 때 함께하는 동료 배우들의 이름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
선아
  기뻤죠. 전 정말 오랜만에 더블 캐스트가 있어서 반가웠어요.
리사  선아가 하는 건 알고 있었고, 체는 조금 나중에 캐스팅되었어요. 지훈 오빠는 가수 활동할 때도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만나게 돼서 반가웠고요. 병근이는 전작에서 만났는데 또 함께하게 되어서 편했죠. 모두 선하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참 좋아요. (박)상원 선배님도 굉장히 챙겨주시고요.
지훈  상원 선배님은 정말 자상하세요. 저희 뿐 아니라 함께하는 앙상블 배우들 생일도 일일이 다 챙겨주세요.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서로에게 미리 연말 덕담을 해준다면?
선아  연말 공연을 함께한다는 건 좀 특별한 것 같아요. 24~25일 그리고 1월  1일도 뭔가 뜻 깊은 날 함께 있잖아요. 게다가 체와 에비타는 무대에서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요. 둘이 가장 힘들 것 같은데, 서로 의지하면서 공연 잘 만들어 갔으면 좋겠어요.
병근  전 좀 밝지가 못해요. 근데 누나도 선아도, 지훈 형도 모두 밝은 기운들의 소유자잖아요. 다행스럽게도 그 좋은 기운을 받으면서 연습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 공연 참 재밌게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들어요.
선아  제일 밝게 생겨서 왜 이래.
지훈  그러게 말야. 완전 해맑게 생겨가지고.
병근  아, 제가 낯가림이 좀 있어요. 친해지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려요. 아무튼 모두 다치지 말고, 즐겁게 즐기면서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 삼 개월은 같이 살아야 하잖아.
오랜 시간 함께해야 하니까 맘에 안 맞는 사람과 하게 된다면 정말 힘들겠어요.
병근  불편하죠.
선아  맞춰지겠죠.
지훈  에이, 안 맞춰지는 사람은 안 맞춰지더라.
선아  뭐. 넘어 가든가 그냥 이해를 하든가 해야지. 그래도 작품은 올려야 하고, 달려가야 하는데 어쩌겠어. 하지만 우리 팀은 다행히 잘 맞고 서로 예뻐해 주고 그런 것 같아요.
리사  나 다 사랑하게 될 것 같아. 아니, 이미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아.
지훈  에이, 사랑하는 사람 있잖아.
리사  (목소리가 변하면서) 아우, 그런 사랑 말고. 인터뷰 때문에 선아를 하루 못 봤는데, 진짜 너무 보고 싶은 거야. 저 귀여운 목소리가 너무 듣고 싶었어.
선아  오예~ 오예~!
지훈  근데 선아는 다 예뻐해.
리사  미워할 수 없는 섹시함과 여성스러움, 그러면서도 털털한 면이 있지. 어쨌든 우리 팀은 정말 기대돼요. 3개월 동안 우리 <에비타> 가족들 서로 잘 챙기자고. 힘 빠지면 서로 힘도 주고, 이렇게 나누면서 말야. 연말이니까 재미나게 더 따뜻하게 지내자고.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99호 2011년 12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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