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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PECIAL INTERVIEW] 조환지, 타고난 재능과 영민함 [No.196]

글 |박병성 사진 |배임석 2020-01-31 5,978

새롭게 포착된 빛나는 얼굴들

 

새해의 첫 달을 기념해 지난 한 해 동안 무서운 기세를 보여준 신인 배우 네 명과 만났다. <더뮤지컬>은 신년 초 눈여겨볼 신인 배우들을 주목하는 특집 인터뷰, 일명 ‘라이징 스타’ 코너를 한동안 쉬었다. 그런데 신인에게 기대하기 힘든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이 배우들은 주목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조환지, 타고난 재능과 영민함

 

가수에서 배우로 꿈이 자주 변하던 시기의 조환지는 노래를 잘한다는 장점을 살려 뮤지컬도 함께 준비하기로 한다. 각종 뮤지컬 경연 대회에 나가게 되는데 무림 고수가 각 문파를 돌며 도장깨기를 하듯 고등학교 3학년 때 뮤지컬 콩쿠르를 돌며 대상 두 개, 금상 하나, 동상 하나, 네 개의 상을 휩쓸었다. 관객들의 환호에 매료된 그는 대학생 때도 콘테스트에 나가 세 개의 상을 탄다. 무엇보다도 그를 알린 것은 <판타스틱듀오 시즌2>에서 가수 이소라와 이문세가 그를 최종 선택하면서였다. 가수뿐만 아니라 대중들도 조환지의 재능을 인정했다. 유튜브에서 그가 부른 축가 영상은 조회 수 200만을 훌쩍 넘어섰다. 도대체 조환지의 무엇이 사람들을 열광하게 하는 것일까. 그가 출연한 작품이나 그가 부른 노래를 한 번이라도 접한다면 궁금증은 쉽게 해소된다.

그는 굵직하고 힘 있으면서도 부드러운 중저음을 지녔다. 매력적이고 호소력 짙은 저음을 음미하다 보면 폭발하는 고음에서는 놀라움에 눈을 번쩍 뜨게 된다. 뛰어난 가창력만으로도 배우 조환지를 주목할 만하지만 진정한 그의 장점은 노래에 감성을 실어 전달하는 능력에 있다. 이십 대 초반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감정을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노래에 나를 맡긴다고 해야 할까요. 음악을 들으면 음악에 맞는 감정이 저에게 와요. 그 감정으로 연기하는 것이 편하거든요. 노래 정서에 맞춰 연기하는 게 저에게는 더 쉬운 일이에요.” 댄서가 몸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게 편하듯 조환지는 노래로 그것을 하는 게 더 편하다. 그가 타고난 뮤지컬배우인 이유다. 

조환지는 2018년 말부터 2019년 초까지 이어진 <오! 캐롤>을 포함하면 한 해 동안 일곱 작품에 출연했다. 이미 업계에서 충분히 주목받고 있다는 증거이다. 일곱 작품 중 <루드윅> 이후 네 작품은 추정화 연출가의 작품이다. 추정화의 페르소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추정화 연출이 그를 아끼는 마음은 각별하다. 추 연출은 “상상력과 표현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캐릭터 분석이 집요하다”고 배우 조환지를 평했다. 특히 <블루레인>에서는 눈에 띄지는 않지만 결국에는 극을 지배하는 사일러스 역에 캐스팅해 극의 막판에 휘몰아치는 장면을 맡겼다. 그의 장점이 잘 보이는 사일러스 역을 통해 관객들과 관계자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오! 캐롤>이나 <여명의 눈동자> 등 대극장 경험이 없지 않지만 지금까지는 주로 소극장에서 눈에 띄는 배역을 얻었다. 하지만 그의 에너지와 성량이라면 대극장 무대에서의 활약도 기대된다. 지난해 12월 개막한 <위윌락유>에서는 세 명의 가수들과 함께 주인공 갈릴레오 역으로 출연 중이다. 정동하를 비롯해 노래 잘하기로 유명한 가수들과 함께하는 역할이라 걱정도 되면서 기대도 크단다. 타고난 감성도 좋지만 영민한 판단으로 작품마다 실력을 쌓아가는 조환지는 프레디 머큐리의 분신인 갈릴레오 역을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것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6호 2020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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