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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모차르트!>, 다섯 시즌에 걸친 의상 변화 [No.197]

글 |박보라 사진제공 |EMK뮤지컬컴퍼니, 한정임 의상디자이너 2020-02-28 6,826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스테디셀러 

2010년 1월 20일, 2010년 8월 14일, 2010년 10월 15일. 세 날짜는 각각 <모차르트!>와 <서편제>, <마마, 돈 크라이>가 대망의 막을 올렸던 초연 첫 공연날이다. 어떤 작품은 초연부터 재연에 대한 의심의 여지가 없는 대단한 흥행을 거뒀고, 어떤 작품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각각 다른 방식으로 관객들과 소통하며 10주년의 역사를 만들어온 작품들의 그 역사를 돌아본다.  


<모차르트!>, 다섯 시즌에 걸친 의상 변화

 

<모차르트!>에 등장하는 의상은 약 500여 벌로, 18세기 로코코 풍의 화려한 드레스를 비롯해 현대적인 디자인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아우른다. 시대를 앞서 나간 천재 모차르트를 표현하는 동시에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잘츠부르크와 빈의 대비를 강렬하게 보여주는 것이 주요 의상 컨셉이다. 18세기 당시 빈은 유럽 각지의 예술가가 모여 유행을 선도했던 곳으로, 이곳에서 등장하는 의상은 도회적이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모차르트가 태어난 작은 마을 잘츠부르크 사람들의 의상은 클래식한 매력을 드러내 상반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려한 의상 사이에서도 모차르트의 빨간 재킷과 청바지가 대표적인 의상으로 손꼽히는데, 오스트리아 오리지널 프로덕션에서 가지고 온 이 오리지널 스타일은 시대를 앞선 모차르트의 재능과 자유로움을 표현한 것이다. 


 

2010

모차르트를 맡은 배우마다 다른 스타일의 빨간 재킷과 청바지를 입었다. 청바지의 찢어진 형태나 개수까지도 배우에 따라 다르게 디자인됐고, 1막부터 2막까지 같은 청바지를 입기 때문에 최대한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배우에 알맞게 실루엣을 수정했다. 오스트리아와 일본 프로덕션보다 청바지를 많이 찢고 짙은 색의 원단을 사용해 거친 느낌을 표현했다. 빨간 재킷도 배우마다 다른 원단을 사용했다. 박건형과 임태경은 벨벳 원단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박은태와 김준수는 모아레 원단을 써서 젊은 느낌을 표현했다. 또한 벨벳 재킷은 짙은 색을, 모아레 재킷은 옅은 색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모차르트 외에도 작품 속에 등장하는 오페라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의상에 공을 들였다. 3미터 길이의 드레스는 시각적으로 임팩트가 크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쏟았다. 

 

2011

초연과 큰 변화는 없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모차르트의 성격을 의상에 반영했다. 당시의 유행을 반영한 디테일을 보강한 반면 일부 의상은 초연에 비해 심플하게 수정했다. 대표적인 변화는 모차르트의 거칠게 찢긴 청바지의 구멍 상당수를 메꿨다는 것. 초연 당시엔 찢어진 구멍에서 배우의 맨살이 보이지 않도록 검은색 천을 덧댔지만, 해당 시즌에서는 맨살을 그대로 노출했다. 또 빨간 재킷 안에 입는 옷도 특별한 장식이 없는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2012

모차르트의 상징적인 의상인 빨간 재킷의 등장 비중이 적어진 시즌이다. 앞선 시즌에서는 빨간 재킷과 청바지를 통해 캐릭터의 성격을 강조한 만큼 많은 장면에서 등장했다. 그러나 2012년 시즌부터는 모차르트 내면의 변화에 중점을 둔 연출 변화로 빨간 재킷과 청바지의 착용 횟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또 과거 고풍스러운 볼륨감을 살린 헤어스타일을 강조했지만, 이 시즌부터 헤어스타일 또한 현대적으로 변한 것도 달라진 점이다. 빨간 재킷 안에 입었던 청재킷도 변화를 겪었다. 청재킷에 은색의 징을 박은 디테일을 추가했는데, 이것은 모차르트의 개성을 표현한 것이다. 당시 유행이었던 넉넉한 스타일의 티셔츠, 체인 같은 차가운 재질의 액세서리도 활용했다.



 

2014

아드리안 오스몬드 연출가가 새롭게 참여하면서 앞선 시즌과 전혀 다른 스타일을 내세웠다. 의상 또한 혁신적인 변화를 보여줬는데, 모차르트가 처한 심리적 상황에 중점을 두어 디자인을 발전시켰다. 빈을 도회적이면서 냉혹한 장소로 이미지화했고, 결과적으로 모차르트에게 상징적인 두 도시인 잘츠부르크와 빈에서의 의상 스타일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잘츠부르크가 배경이 되는 1막에서는 클래식한 스타일을 보여줬다면, 빈이 배경이 되는 2막에서는 현대적인 스타일로 재해석한 의상을 내세웠다. 전체적인 의상 디자인에 날카로운 찢김이나 트임을 많이 활용했는데, 이것은 모차르트의 상처를 표현한 것으로 그가 현실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고통이 담겨 있다. 작품 중후반부로 나아갈수록 사선을 강조한 디자인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는 정신적으로 날카로워지는 모차르트의 마음을 보여준다. 엔딩 장면에서는 사선 방향으로 길게 커팅된 셔츠 사이로 모차르트의 맨몸이 드러나도록 만들어 그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고통을 표현했다. 



 

2016

초연 프로덕션의 클래식함과 2014년 프로덕션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절히 섞었다. 해당 시즌에서 모차르트는 1막과 2막에 각각 다른 청바지를 입는다. 1막에서는 모차르트의 천진하고 호기심 강한 성격에 어울리는 청바지를, 2막에서는 피폐해지는 모차르트의 절망을 상징화한 차분하고 짙은 청바지를 입는다. 특히 해당 시즌부터 스니커즈 운동화를 매칭해 모차르트의 자유로움을 한껏 드러냈다. 극 중 청 소재는 자유를 상징하는데, 베버 가족의 의상에도 청을 써서 욕망에 충실한 성격을 표현했다. 베버 가족에게 영향을 받은 모차르트는 이후 청 소재의 의상을 자주 입으며 내면을 드러낸다. 해당 시즌은 배우마다 확연하게 다른 스타일링의 차이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지훈은 빨간 재킷 안에 붉은 이너 웨어를 착용했는데, 모차르트가 지닌 열정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다른 배우보다 찢어진 디테일이 강조된 그의 청바지는 모차르트의 복잡한 머릿속을 상징화한 것이다. 또 전동석은 청바지를 찢지 않는 대신 몸에 붙는 리바이스 진 스타일의 짙은 색 청바지를 입었는데, 이너 웨어 위에는 찢어진 느낌의 조각을 잘라 붙였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7호 2020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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