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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EPILOGUE] <미아 파밀리아>, 잊지 못할 무대 [No.203]

글 |안세영 illustrator | 이야기 2020-08-31 7,751

<미아 파밀리아> 잊지 못할 무대

<미아 파밀리아>는 1930년대 뉴욕의 바 아폴로니아에서 마지막 공연을 준비하던 보드빌리언 리차드와 오스카 앞에 마피아 스티비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미아 파밀리아> 본 공연 내용과는 무관하며, 스티비 역 박규원 배우의 상상을 바탕으로 한 가상 에필로그입니다.
 


 

오늘도 아폴로니아를 찾아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공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잠깐 작품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저 스티비는 한때 이 일대를 주름잡던 마피아 조직의 일원이었습니다. 당시 저에게는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었지요. 머리로는 이 길이 맞는 길인가 고민하면서도 몸은 조직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곳 아폴로니아에서 보드빌리언 리차드와 오스카를 만났습니다. 그들과 함께 보스를 위한 공연을 준비하면서 저 또한 배우로서 새로운 세계를 맛보았지요. 공연은 성공적이었지만 그날로 조직에서 버림받은 저는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지금이 바로 새 삶을 시작할 기회라는 걸! 그 뒤로 우리 셋은 이곳에서 함께 공연을 이어갔습니다. 혹자는 저희 공연이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시초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아쉽게도 이제는 모두 옛일이 되었지만 말입니다. 어느 날 리차드가 아폴로니아를 떠나면서 공연은 중단되었고, 우리는 각자의 길로 흩어졌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 시절 우리가 함께 나눈 추억은 지워지지 않을 겁니다. 언젠가 친구들도 저처럼 여기로 돌아올지 모르지요. 오늘 밤 여러분이 보게 될 것은 바로 저의 옛 친구들을 기리는 공연입니다. 부디 마음껏 즐겨 주십시오. 공연 제목은 <아폴로니아>입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3호 2020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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