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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ESTIVAL] 제17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 뮤지컬로 하나 되는 5월의 대구 [No.224]

글 |이솔희 사진 | 2023-05-30 955

제17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뮤지컬로 하나 되는 5월의 대구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5월 19일부터 6월 5일까지 대구 전역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DIMF는 매년 대구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뮤지컬 축제다. 지금까지 21개국, 342개 작품이 DIMF를 거쳐갔다. 올해 역시 영국, 독일, 카자흐스탄 등 다양한 국가의 작품은 물론, 개성 넘치는 창작뮤지컬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예년보다 한 달 빠른 5월, 따사로운 봄 햇살 아래서 개최될 DIMF의 작품 라인업을 미리 살펴보자.

 


낯설지만 흥미로운 해외 초청작


DIMF는 그간 영국의 <더 콰이어 오브 맨>, 러시아의 <테비예와 딸들> 등 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과 더불어 인도, 태국 등 평소 접하기 힘든 나라의 뮤지컬을 꾸준히 국내에 소개해 왔다. 이번 제17회 DIMF 역시 낯설지만 흥미로운 네 편의 해외 초청작을 선보인다. 가장 먼저 영국 웨스트엔드의 히트작 <나인 투 파이브9 to 5>(5월 19~28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축제의 막을 연다. 한국에서 첫선을 보이는 <나인 투 파이브>는 1980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성차별주의자인 직장 상사에게 복수하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 세 인물 주디, 바이올렛, 도랠리의 이야기로, 사회에 만연한 직장 내 성차별을 위트 있게 고발한다. 컨트리 음악의 여왕으로 불리는 가수 겸 배우 돌리 파튼의 대표곡 ‘나인 투 파이브’가 작품의 모티프가 되었는데, 돌리 파튼이 뮤지컬 음악 작업에도 직접 참여해 톡톡 튀는 흥겨운 음악을 들려준다.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되는 프랑스 뮤지컬 <바벨-오Babel-O>(6월 2~4일, 수성아트피아 무학홀)는 색다른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프랑스 우화에 한국 국악을 접목해 만든 ‘현대판 판소리’인 이 작품은 프랑스의 공연예술 단체 아크로노트 컴퍼니Acronote Company의 예술감독 김세정, 음악·무대감독 이동준 등 프랑스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한국 창작진과 프랑스 창작진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인류의 모든 지식이 모인 도서관을 배경으로, 언어의 종말을 두고 대결을 펼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프랑스의 노래와 우리 가락으로 풀어낸다. 한국인 배우와 프랑스인 배우가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독일 뮤지컬 <에피 브리스트Effi Briest>(6월 3~4일, 어울아트센터 함지홀)는 독일 사실주의 문학의 대가 테오도어 폰타네의 대표작인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명예와 의무를 중시하던 1870년대, 한 번의 일탈로 인해 파멸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독일의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뮤지컬을 꾸준히 제작하고 있는 독일 뉘른베르크의 시립 뮤지컬 컴퍼니 ‘슈타트뮤지컬’이 제작했다. 웅장한 무대 세트와 화려한 조명을 선택하는 대신 단순한 구조물을 짜임새 있게 활용하는 연출을 도입해 관객이 작품의 스토리와 배우의 연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한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로자 바글라노바Roza Baglanova>(6월 2~3일,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뮤지컬 시장에서는 다소 생소한 국가인 카자흐스탄의 작품이다. 카자흐스탄의 전설적인 가수 로자 바글라노바는 2차 세계대전의 한가운데에서도 희망을 노래한 인물로, 카자흐스탄 문화예술계의 아이콘이자 민중 영웅으로 불린다. 작품은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꾸던 어린 시절부터 가수의 길을 걷던 중 맞닥뜨린 전쟁, 그리고 수천 명의 관중을 앞에 두고도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노년 시절까지 로자 바글라노바의 일대기를 그린다. 

 

 

다양한 소재의 창작뮤지컬


이번 축제를 통해 소개되는 창작뮤지컬은 다섯 편의 신작을 포함해 총 일곱 작품이다.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부터 사회적 이슈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까지 소재가 다양하다. 먼저 <애프터 라이프>(6월 2~25일, 문화예술전용극장CT)는 천사 존과 악마 제임스를 주인공으로 한다. 완벽한 평화가 보장되는 사후 세계 ‘파라다이스 빌리지’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도 잠시, 이내 지루함을 느낀 두 인물은 자신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찾고자 파라다이스 빌리지를 탈출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애프터 라이프>는 DIMF의 대표작 <투란도트> 이후 11년 만에 DIMF가 직접 제작한 작품이다. 지난해 열린 쇼케이스 공연에서 다채로운 장르의 뮤지컬 넘버와 유쾌한 이야기 전개로 호평받은 바 있다. 지난 3월 국립정동극장에서 초연된 <비밀의 화원>(6월 2~4일,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이 DIMF를 통해 대구 관객을 만난다. 195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보육원 아이들이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소설 『비밀의 화원』을 읽어나가며 용기와 희망을 찾는 이야기다. 무대 위 ‘비밀의 화원’의 문이 열릴 때마다 작품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향기가 공연장에 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영국 최초로 공룡 화석을 발견한 여성 지질학자 메리 애닝의 삶을 조명하는 <메리 애닝>(5월 20~21일, 대덕문화전당)은 ‘DIMF 창작지원사업’을 통해 발굴된 작품이다. DIMF 창작지원사업은 신작 뮤지컬의 무대화를 지원하기 위해 DIMF가 2007년부터 꾸준히 운영 중인 사업이다. <메리 애닝>은 지난해 해당 사업의 지원작으로 선정됐고, 선정작 중 가장 우수한 작품에 주어지는 상인 창작뮤지컬상을 받았다. 그 후 1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올해 다시 DIMF 무대로 돌아온다. 


<메리 애닝>처럼 DIMF 창작지원사업을 통해 정식 공연으로의 도약을 기대하는 네 작품도 관객을 만날 준비 중이다. <왕자대전>(5월 19~21일,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은 태종 이방원과 세 아들의 고뇌와 운명에 대한 이야기다. <일기 쓰는 남자>(5월 19~21일, 서구문화회관)는 조선시대의 살인 사건 보고서 ‘유경록’을 소재로, 부패한 권력에 맞서 정의를 지키고자 했던 인물의 삶을 무대에 올린다. (5월 26~28일, 서구문화회관)은 우연히 지구에 오게 된 외계인 마르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지난 2009년 발생한 용산 4구역 철거 현장 화재 사건을 돌아본다.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유쾌하게 각색한 (6월 2~4일, 대덕문화전당)는 지난해 시작된 DIMF의 뮤지컬 창작 지원 프로그램 ‘인큐베이팅사업’에서 우수상을 받아 무대화됐다. 제17회 DIMF를 통해 초연되는 다섯 작품은 온라인에서 생중계되어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관객을 찾아갈 예정.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24호 2023년 5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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