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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황정민 "무대는 힐링의 공간"…연극 <맥베스> 기자간담회

글 |이솔희 사진 |샘컴퍼니 2024-05-21 1,100

샘컴퍼니가 ‘연극 시리즈’의 여섯 번째 주자로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선보인다. <맥베스>는 장차 왕이 된다는 마녀의 예언을 듣고 왕위에 오르기 위해 수많은 이들을 희생시킨 맥베스가 스스로 파멸하는 이야기다. 이번 작품은 ‘연극 시리즈’의 <해롤드&모드> <로미오와 줄리엣> <파우스트>에 이어 다시 한번 양정웅 연출이 지휘한다.

 

양정웅 연출은 <맥베스>에 대해 “헤어 나올 수 없는 쾌락과 욕망의 끝을 향해 달려 나가는 한 인물이 그 끝에 마주하게 되는 상실감과 죄책감 등을 잘 표현하는 작품이다. 욕망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허덕이는지 공감하고 반추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셰익스피어의 아름다운 대사와 완성도 높은 비극을 그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 강조한 그는 “작품이 지닌 압축미와 상징적인 언어들을 무대에서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여신동 무대 디자이너와 함께 연구하며 현대적인 비주얼로 꾸미고자 한다. 욕망의 폐허, 창고 같은 분위기를 무대를 통해 표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베스>는 주인공인 맥베스 역의 황정민을 필두로 김소진, 송일국 등 탄탄한 실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함께한다. 황정민이 연기하는 맥베스는 전쟁을 승리로 이끈 용맹한 장군이지만, 왕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덩컨 왕을 비롯해 자신의 왕위를 위협하는 이들을 몰살시키고 이에 대한 죄의식으로 공포에 시달리다가 파멸한다. <리처드 3세> <오이디푸스>에 이어 다시 한번 고전 연극 무대에 오르는 황정민은 이번 작품에 대해 “오랜 시간 오마주 되어 온 고전이다. 함축적으로 담긴 내용이 많고, 해석하고 공부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작품”이라며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배우에게는 공부가 되는 작품이자 관객에게는 볼거리를 주는 작품이다. 저 역시 어린 시절 선생님들이 하시던 고전극을 보며 자랐고, 거기서 기본기를 배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스크린에서의 활약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꾸준히 연극 무대에 서는 그는 “저에게 연극은 힐링이다.물론 영화를 찍을 때도 행복하지만, 무대에서는 그와 다른 결의 행복감을 느낀다. 무대 위에서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는 점도 좋다. 요즘 젊은 배우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젊었을 때 저랬나’ 생각하며 보게 된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드라마, 영화가 감독의 예술이라면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다. 막이 올라가는 그 순간부터 무대는 오롯이 나만의 공간이다. 그래서 배우들이 꾸준히 무대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김소진은 맥베스가 왕위를 차지하도록 부추기는 레이디 맥베스 역을 연기한다. 그는 “레이디 맥베스는 맥베스가 파멸로 이르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다. 인간다움을 져버리고 자신의 욕망을 쟁취하기 위해 행동하는 모습, 그것으로부터 야기되는 불안, 두려움, 죄책감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감정을 관객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작품에 참여하는 모두가 열과 성을 다해서 연습에 임하고 있다. 그래서 저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맥베스>에 대한 많은 해석이 있지만 저희만의 창의적인 시선을 더해 더욱 풍성하고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송일국은 맥베스의 절친한 동료인 뱅코우 역을 맡았다. 맥베스의 예언으로 인해 자신의 아들이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을 직감하고 아들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인물이다. <맥베스> 기자간담회는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렸는데, 송일국은 “이곳이 제가 첫 연극을 했던 장소이자 그때가 배우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남다른 감회를 표현했다. 이어 “2016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했던 연극 <햄릿>을 보고 목 놓아 울었던 기억이 있다. 배우들이 객석을 등지고 서는데, 그들의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동시에 배우가 객석을 바라볼 때 느끼는 두려움, 설렘, 긴장감 등이 짧은 시간 동안 스쳐 지나가면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그런 감정을 느꼈던 무대에 제가 발을 디딜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럽다”고 <맥베스>에 출연하는 소감을 전했다.

 

연극 <맥베스>는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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