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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ALON] <비스티 보이즈> 이규형, 고은성, 주민진, 배두훈, 김보강 [No.133]

글 |배경희 사진 |배임석 2014-10-29 9,508
그들의 시작을 기억하며 

 

어둠이 내려앉은 도심 속에서 가장 화려하게 빛났던 호스트바 개츠비.
개츠비의 마담 이재현의 서른 세 번째 생일 파티는 이상한 기운만 남긴 채 끝이 난다. 
언제라도 곧 바람이 불어닥칠 것 같았던 그때 개츠비의 다섯 사람을 한자리에 모았다. 
그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기 전, 개츠비의 아름다웠던 한때를 기억하기 위해서. 

 

이 글은 <비스티 보이즈>에 출연한  배두훈(승우), 이규형(재현), 김보강(주노), 주민진(알렉스), 고은성(민혁)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한 가상 인터뷰입니다.

 

 

 

이 사진 속 생일 파티 기억나요? 이게 언제 찍은 사진이죠?

 

재현  오, 우리의 아름다웠던 한때! 이게 몇 년 전이냐, 알렉스?
주노  7년 전쯤 아냐?
알렉스  아니, 6년 전일 거예요. 아니, 아니다. 5년 전이다. 지아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니까. (혼잣말로) 그 전까진 사람에 이끌려 나 좋은 것만 하고 살았는데…. 
주노  그때가 가게 오픈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만날 옆 박스(가게)에 손님 뺏기고, 다시 찾아오고,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 여긴 정말 먹고 먹히는 세계죠. 
민혁  세렝게티!
알렉스  그래도 그땐 우리끼리 재미있게 살면 좋겠다는 희망 하나 가지고 밝은 미래를 꿈꿨죠. 와, 근데 이때 민혁 씨는 정말 풋풋했네요. 뭔가 좀 어색해 보이기도 하고요.
주노  그날이 민혁이 첫 출근 날이에요. 그때 민혁이 풋풋했지, 진짜. 좀 촌스럽긴 했는데, 그래도 이거 잘 가르치면 물건 되겠다 싶었어요. 
알렉스  나도 민혁이 처음 보고 배우 지망생인가 했는데. 그래서 앞으로 잘 지내봐야겠다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죠. (웃음)  

 

민혁 씨는 개츠비를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예요?

 

재현  아, 제가 알바몬에 구인 공고를 올렸어요. ‘왕자님을 구합니다’ 이렇게.
민혁  전 그걸 보고 왕자가 되려고 전화를 했죠. 하하.
재현  이력서하고 사진 보내라고 했더니 하두리 사진 이딴 걸 보냈기에 일단 와봐라 그랬죠. (선수 뽑을 때 제일 중요하게 보는 건 외모?) 그렇죠, 외모죠. 어떤 애는 키로 뽑기도 했지만, 뭐, 어쨌든. 얘는 좀 날티나게 생겨서 선수 시키면 잘하겠다 싶었죠.
민혁  저 여기 오기 전에 비슷한 일을 해봤거든요? 노래방 같은 데서 도우미로 짧게. 그렇게 살짝 맛만 보다가 가게 소속으로 들어간 건 개츠비가 처음이었는데, 면접 보러 갔을 때 우와! 노래방과 다르게 시설이 되게 좋더라고요. 

 

민혁 씨는 누가 봐도 이곳 개츠비에 적응 잘할 타입이긴 한데, 까불다가 많이 혼났을 것 같아요.

 

민혁  맞습니다. 많이 혼났어요. 맞기도 많이 했죠. 그래도 알렉스 형은 종종 소주 한잔 사주면서 너 그러는 거 아니야 하고 달래주고 그랬어요. 저희가 보기보다 진짜 끈끈해요. 그게 아니면 굳이 마담 옆에 이렇게 오래 있을 이유가 없어요. 사람이 좀 변했어도 그간의 정이 있는데, 어떻게 기계처럼 ‘에이, 씨발’ 이러고 여길 관둘 수 있겠어요. 전 못 해요. 제가 그렇게 인생을 안 살아서.
재현  하여간 말을 제일 안 듣는 새끼가 말은 잘해요. 얘가 얼마나 사고를 치고 다녔느냐면, 제가 포르쉐를 딱 뽑았더니 형, 차 좀 빌려달라고, 한 번만 타보자고 그렇게 졸라요. 하루 빌려줬더니 바로 사고 내고. 
민혁  그래서 계속 일하는 거예요. 빚이 늘어가지고. 
재현  옆 박스 애들하고 싸움 붙었다 다구리(집단 폭행) 당할 뻔했을 때도 제가 가서 구해줬어요.
민혁  전 사실 싸움 잘 못해요. 중요한 순간에 항상 쫄죠. 하하!

 

하하. 그날 생일 파티 끝나곤 뭐 했어요?

 

재현  민혁이 옷 좀 사 입히러 동대문에 갔어요. 두타 지하 명품관에.
알렉스  마담이 민혁이 첫날부터 마이킹(가불)을 해줬거든요. 못 도망가게. (웃음)
민혁  근데 명품 옷은 못 샀고요. 그날 산 게 그거예요. 저의 유니폼, 빨강 재킷! 
승우  형, 그 재킷 그때부터 입었던 거예요? 우리끼리 주노 형 첫사랑 정지원 뒷담화하는 걸 주노 형이 들어서 (주노와 민혁을 보며) 둘이 몸싸움 붙었을 때, 민혁이 형의 처절했던 외침을 잊을 수 없어요. “형, 나 옷 이거밖에 없어!” (웃음) 
민혁  “차라리 머리를 당겨!” 제가 그랬죠. 아, 근데 오해마세요. 제가 빨강 재킷만 주야장천 입어서 넌 뭐 옷이 하나밖에 없냐 그러는데, 저 그거 열 벌 있다고요. 똑같은 걸로. 하하.

 

네, 믿어드리죠. 주노 씨 첫사랑 얘기 좀 해주세요. 안 그래도 궁금했거든요.

 

주노  지원이는 어렸을 때 만났어요. 고등학교 때. 집안 사정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햄버거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지원이가 거기 단골손님이었어요. 제가 삶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힘들어할 때, 제게 사랑을 심어주고 희망을 꿈꾸게 해준 사람이죠. 지금도 늘 그리워요. 언제나 환하게 웃어주던 그 모습이. (침묵) 마담하고 제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인 줄 아세요? 형이 지원이하고 결혼하면서예요. 나하고 지원이 사이를 알면서 어떻게….
승우  형, 왜 그래요.
재현  잠깐, 아닌데? 난 모르고 결혼했어. 정말이야. 니가 오해한 거야. 지원이의 꼬임에 넘어간 건진 몰라도 난 정말 지원이를 사랑해서 결혼했다고.  
승우  저희 다른 이야기하죠.

 

아…, 개츠비의 마지막 멤버, 승우 씨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승우  어땠나요?
알렉스  민혁이가 들어왔을 때는 우리 가게에 선수가 그렇게 많지 않았단 말이죠. 근데 승우가 왔을 땐 이미 많은 선수가 들고 나고 했을 때라 그다지 관심 갖고 보지 않았어요. 얘처럼 찾아와서 일하겠다는 애들이 많았으니까.
민혁  맞아, 나도 깊게 안 봤어. 깊이 볼 필요가 없지. 난 곧 연예계로 떠날 사람인데. 하하하. 
알렉스  승우는 스타일이 너무 촌스러워서 일하러 왔을 거라는 생각도 안 했고요. 간판을 잘못 봤구나 싶었죠. 
재현  가게 맞은편에 개츠비라는 커피숍이 있거든요. 제가 만든 거. 
민혁  선수들하고 아가씨들이 새벽까지 맘대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 개츠비!
재현  가게에서 일하는 동안만 무료로. 그만두는 순간 지금까지 마신 거 다 토해내야 하죠. 저 잠시 화장실 좀.
민혁  (알렉스를 보며) 요즘 재현이 형이 형 너무 무시하는 거 아냐? 요새 형 보는 눈빛이 예전하고 다르잖아. 아냐? 내가 볼 땐 너무한 것 같다고, 솔직히. 계속 그냥 넘어가면 점점 더 무시한다니까.
알렉스  얘가 이렇게 마담 욕을 하면 저나 주노는 그냥 웃으면서 들어주죠. 왜냐면 전 마담이 어떤 땐 너무 불쌍하거든요. 마담은 안 좋은 술버릇이 있어요. 술을 마시면 물건을 다 때려 부수고 행패를 부리죠. 근데 전 마담이 그러면 무서운 게 아니라 이 사람 또 이러는구나, 뭔가 좀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술 취한 마담을 챙기는 건 항상 제 몫이었죠. 이제는 승우가 마담을 챙기니까 제가 나설 필요가 없지만….

 

승우 씨는 처음에 누구를 제일 경계했나요?

 

승우  음, 민혁이 형? 절 자꾸 건드리니까. 제 패션이 촌스럽다 어쩐다 하면서.
민혁  지금 그 옷도 잠뱅이냐?
승우  제가 쓰는 안경 가지고도 뭐라 그러고.
민혁  알도 없는 안경을 왜 끼고 다녀. 폼 잡을라 그러는 거야?
승우  형, 좀 하지 마요. 솔직히 마담을 제일 경계했어요. 저는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누군가를 보면서 저 사람이 갖고 있는 걸 나도 갖고 싶다, 이런 생각을 잘하죠. 처음엔 주노 형처럼 에이스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자리에 서보니까 결국 모든 걸 쥐락펴락하는 건 마담이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저 사람을….  (침묵) 마담은 차가운 사람이에요. 차가운데 인간적인 면도 있죠. 그래서 더 무서웠어요. 그게 진짜 더 현실적이니까. 
민혁  마담은 진짜 좀 무서운 게 있어요. 
승우  지금은 잔잔한데, 언제 갑자기 확 출렁일지 모르는 바다 같은 사람이죠.

 

 

 

자자, 이거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는 거 아닌가요. 가장 최근의 진상 손님을 꼽아보자면?

 

알렉스  이건 내가 얘기해야겠네. 얼마 전, 오랜만에 운 좋게 첫 방, 그러니까 그날의 첫 번째 손님방에 들어갔어요. 아, 첫 방은 보통 에이스가 들어가는 게 룰이죠. 근데 기껏 첫 방에 들어갔더니 바지춤에 돈 꽂으라고 하고 이것저것 시달리기만 하다 TC(팁)도 못 받고 나왔어요. 
민혁  진짜 완전 진상. 

 

세상에. 세 사람은 선수로서 어떤 매력이 있죠? 승우 씨가 보기엔 뭔 것 같아요?

 

승우  주노 형은 자기 걸 탁 쥐고 있는 사람이랄까. 강한 남자다운 매력이 있죠. 인상도 그렇고. 근데 알고 보면 겉은 강하고 속은 따뜻한 남자예요. 알렉스 형은 글쎄, 음, 뭔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에요. 
알렉스  그럼, 그럼. 알 수 없어. 화투는 마음으로 치는 거야. 
승우  민혁이 형은 진짜 이곳에 딱 어울리는 날티 나는 사람이고. 
민혁  (입고 있던 가죽 재킷을 흔들면서) 이거 탐나지? 광희 시장에서 샀다고. 삼십만 원 주고. 
승우  바로 이런 모습이요. 적당히 가볍고 허세가 넘치죠. 
마담이 오기 전에 빨리 물어볼게요. 주노 씨는 어떤 믿음이 있었기에 승우 씨한테 정지원을 되찾을 거라는 속내를 털어놓은 거예요? 승우 씨는 마담하고 친척인데.
주노  처음엔 승우를 경계했어요. 마담하고 갈등이 커지던 시점에 마담의 주변 인물이 가게에 들어온 거니까. 게다가 마담이 저보고 승우를 케어해주라고 해서 더 의심했죠. 마담의 의도가 뭘까 하고. 처음엔 마음을 딱 닫고 승우를 대하다 한 방에 모든 걸 열었어요. 제가 그만큼 순수한 놈이었다는 거죠. 승우가 절 도와주면서 제 계획에 더 희망이 생겼었는데….  (재현이 다시 등장한다.)

 

가만, 근데 왜 주노하고 알렉스 두 사람만 가명을 써요? 본명이 촌스러워서?

 

재현  주노, 얘 이름은 봉필이에요, 김봉필. (다들 정신없이 웃는다) 알렉스, 얘는 행수. 야, 행수야, 너 이름을 좀 바꿔야 되지 않냐? 안행수, 안행수, 안해엥수, 알렉스! 이렇게 된 거죠.
알렉스  안 돼, 농담하지 마. 이거 지아 엄마가 지어준 이름이란 말이야. 지아 엄마가 유학파 출신에 영어 학원 선생님이었어요. 그래서 저한테도 영어 이름을 하나 지어줬죠. 알렉스라고. 제 본명은…. 촌스럽고 웃긴 이름은 아닌데, 굳이 밝히고 싶진 않네요. 

 

지아 엄마는 어떻게 만났어요?

 

알렉스  여기서 일하다 만났어요.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만난 손님이었기 때문에 정말 훅 빠져들었어요. 거의 동거를 하다시피 같이 살다 아이가 생겼죠. 근데 그 친구가 지아를 낳고 1년도 안 돼서 해외로 도망갔어요. 다른 남자를 만나서. 엄마한테 지아를 맡겨 놓고 키웠는데, 얼마 안 지나서 애가 백혈병에 걸리고…. 저 돈을 못 버는 건 아니었어요. 근데 병원비가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니까 부족했던 거죠. 그래서 자꾸 도박을 하게 되고. 딸애가 아프다는 걸 안 이후로 매일 힘들었어요.
재현  내가 손님 만나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전 두 사람 처음부터 반대했어요. 아이가 생겼다고 했을 때도 지우라고 했죠. 이제 막 네 주가가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뭐하는 짓이냐고. 그때부터 주노하고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거예요. 원래는 주노, 알렉스, 둘이 에이스였다고요. 근데 독해지지 못해가지고. 옆에서 보면 불쌍하긴 한데, 중요한 순간마다 제 말 안 듣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니까. 진짜 옛정 때문에 데리고 있는 거지. 아니, 진짜, 제가 딱한 마음에 가게 일 말고도 허드렛일 시키면서 좀 더 챙겨주고 그랬어요. 근데, 아, 그만 얘기해야죠. 슬퍼지니까. 

 

이렇게 시간을 함께해온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뒤틀리게 됐을까, 서로가 원망스러웠을 때는 없었어요?

 

주노  나라는 사람은 그래도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고 끝까지 노력했단 말이에요. 근데 승우하고 재현이 형, 이 두 사람은 너무나 현실적인 사람이 돼가더라고요. 거기에 대한 배신감이 컸어요. 마담이 지원이한테 해코지했다고 생각했을 땐, 정말 이성을 잃었어요. 형은 이제 더 이상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구나. 내 손을 잡아줬던 그 사람이 아니구나. 그때 모든 게 무너졌죠.
알렉스  누굴 원망한 적은 없어요. 제가 원망할 수 있는 사람은 제 자신뿐이니까. 그런데 제가 못나서 이렇게 처절해진 게 아니라 정말 상황이 계속 꼬이고 꼬였어요. 그나마 절 도와준 사람이 재현이 형이에요. 형이 점점 변해가고, 그러면서 스스로 더 힘들어하는 형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형은 제게 유일한 기댈 곳이었죠. 근데 형한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로 다 받아서 점점 구차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언젠가부터 그렇게 지저분하게 시간이 흐른 것 같아요.
민혁  왜냐면 우리가 다 변했으니까. 어느 시점에서 우리가 점점 변했으니까.
주노  맞아. 우리 다섯 명 다 변했어. 다만 스스로 인지 못했을 뿐이지. 현실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변해가는데 우리만 그걸 몰랐어요. 우리 다섯은 다 외로운 싸움을 했던 사람들이었던 거예요.
알렉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다 똑같아요. 다 외로운 사람들이죠. 돈이 그 외로움을 없앨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으니까, 이렇게라도 돈을 벌려고 바둥대는 거죠. 
승우  우리 모습이 곧 개츠비에 오는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할 테고.  
민혁  우리네 사는 게 다 그렇고 그렇잖아요. 

 

뒷이야기 - <비스티 보이즈>를 보내면서         

 

이규형  초연 창작뮤지컬을 한다는 건, 배우로서 항상 어려운 도전이에요. 특히 이번 작품은 모든 역할이 트리플 캐스트라 시행착오도 더 많이 겪었고 힘들었죠. 하지만 그만큼 신선한 재미를 느끼게 해줬기에 <비스티 보이즈>를 잊지 못할 거예요.
김보강  <비스티 보이즈>는 저에게 좋은 동료들을 준 작품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작품으로 손발의 오그라듦을 즐길 수 있게 됐죠. (웃음) 제가 무대에서 유난히 못했던 게 관객과의 호흡이었는데, 이번에 그 틀을 깨고 관객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됐어요.
주민진  <비스티 보이즈>는 배우로서 정말 멋진 공부를 할 수 있었던 작품이에요. 캐스트가 많았던 만큼 제 자신보다 상대방의 연기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했던 경험이 큰 공부가 됐거든요. 리딩 공연을 거쳐 본공연을 하고 나니 앞으로 좋은 작품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배두훈  기존의 제 이미지와 다른 캐릭터를 맡게 돼서 심적인 부담이 컸는데, <비스티 보이즈>를 하면서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됐어요. 외운 대로만 공연하는 게 아니라 공연의 흐름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앞으로 좀 더 즐겁게 공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고은성  <비스티 보이즈>는 제게 순발력을 줬어요. 캐스트가 거의 매일 달라져서 공연 내내 온몸의 털끝을 세워 상대방에 집중해야 했는데, 그게 큰 훈련이 됐죠. 며칠 전, (김)종구 형이 저한테 던진 식빵을 순간적으로 형에게 다시 던지는 제 자신을 보면서 정말 뿌듯했습니다. (웃음)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3호 2014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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