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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우리가 지지한 뮤지컬 5 <스프링 어웨이크닝> [NO.101]

글 |김영주 사진제공 |뮤지컬해븐 2012-03-02 5,326

지난 봄과 여름에 관하여 <스프링 어웨이크닝>

 

 

 

 

통신원이 보내온 현지 화제작 리뷰를 정리하다 보면 그 작품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글쓴이가 좋은 공연을 본 후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신이 나서 쓴 글들은 보통 티가 나는데, <사춘기>라는 제목으로 처음 소개되었던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딱 그랬다. 그런 계기로 음반을 구해서 듣고, 원작 희곡을 읽는 동안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토니상을 휩쓸었고, 국내 주요 제작사 대표들이 앞다투어 브로드웨이로 날아가서 이 작품을 보았고, 마니아들은 캐스팅에 대해 부푼 희망들을 내놓았다. 그리고 기대보다 빨리 이 새로운 뮤지컬을 한국 무대에서 만날 수 있었다.


‘19세기 말 독일의 엄격한 청교도 학교를 배경으로 한’이라는 설명을 들으면 헤르만 헤세를 비롯한 일련의 성장물들을 생각하게 되지만, 베데킨트의 희곡이 포착하고 있는 세계는 훨씬 어둡고 냉소적으로 비틀려 있다. 물론 단순화시키면 ‘성에 눈을 뜨는 청소년들이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규격화된 사회에 억지로 편입되어 가는 과정에서 벌어진 비극’ 정도로 말할 수 있겠으나, 단지 그것만은 아니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왜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음악과 연출, 안무, 무대, 조명이 모두 훌륭해서’ 라는 식으로 답하고 싶지 않다. 분명 빠지는 부분 없이 기가 막히게 아름답고 세련된 작품이다. 비등점이 현저히 낮은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일반적인 경계 밖에서 끌어온 차가운 어휘로 가장 뜨거운 이야기를 하는 이 작품의 방식은 정말로 매혹적이다. 그렇지만 내게 있어서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특별한 것은 그 구성 요소들이 결국 이야기하려고 하는 지점, 말하자면 매력적인 손가락 끝이 가리키고 있는 달에 있다. 드러내 보이는 순간 치부가 되기 때문에 스스로조차 직시하지 못하는 어둡고 내밀한 욕망의 속살에 대해서, 죄악의 기쁨과 살아남은 슬픔에 대해서, 아무것도 돌이킬 수 없이 겨우 돌아볼 수만 있는 지난여름의 그림자가 자줏빛 멍처럼 남은 영혼에 대해서 노래하는 뮤지컬을 달리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진단 및 처방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2009년과 2011년 여름,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을 했다. 김무열, 조정석 등 쟁쟁한 뮤지컬 스타들이 포지한 초연과 신인들을 대거 기용한 재연 모두 흥행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왜 안됐을까. 솔직히 <쓰릴 미>의 팬들이 이 작품에 열광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작품을 기대하는 신규 수요까지 포함해서 회당 400명 정도 관객을 동원할 수 있으리라 계산했다.” 하지만 작품의 독특한 정서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박용호 대표는 소극장 작품인 <쓰릴 미>나 <김종욱 찾기>보다도 회당 관객수가 적은 날이 있을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재미가 없거나 작품이 나빠서 흥행하지 못했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관객들이 물가에 와서 관심은 갖는데 물을 마시지는 않더라. 결코 가볍지 않은 작품이다 보니 아무래도 장벽이 있었던 것 같다. 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작품이 올라가는 시점이라는 점도 어려웠다.” 다행스러운 것은 재공연 당시 새롭게 관심을 보이는 관객들이 많았다는 것. 신인 캐스팅으로 제작비를 줄인 덕도 있어서 적자가 절반까지는 줄었다. “2,3년 후 처음 이 공연을 한 아틀란틱 시어터 같은 2~300석 규모 소극장에서 오프 브로드웨이 버전으로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프로시니엄 공간이 아니고, 조명의 경우에도 컨셉은 같지만 방식은 다르고 무빙 라이트도 없다. 하지만 작품의 분위기가 좀 더 리얼하게 다가오는 장점이 있다. 그때는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필요로 하는 만큼 시간을 들여 훈련이 된 신인들로 갈 것이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01호 2012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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