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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공연을 알리는 전천후 조력자, 홍보담당자 [No.81]

사진 |이맹호 정리 | 김유리 2010-08-05 6,614

공연을 알리는 전천후 조력자 홍보담당자


공연의 매력을 가장 대중적으로 풀어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을 구상하는 사람, 사람에 대한 관심과 빠르고 정확한 더듬이로 공연과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고자 뒤에서 노력하는 조력자. 현재 공연계에서 대형 공연기획사, 공연장, 공연장과 기획을 겸하고 있는 각자의 컨디션에서 활발히 활동을 펼치고 있는 홍보담당자 3인을 만나보았다.                    

 

 

               

 


공연이 좋아, 일이 좋아
김유리 기자(이하 유) 각자 어떻게 공연계에 들어오게 되었고, 홍보업무를 하게 되었나.
최승희 팀장(이하 최)  2003년도에 신시컴퍼니에 입사해서 2004년도부터 7년째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콘서트를 좋아해서 공연계에서 일할 생각을 하던 중 백스테이지라는 사이트를 통해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다. 당시엔 인턴십으로 3개월은 극장 근무를 했고, 2004년도 1월부터 사무실 근무를 시작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자료 쓰고 만드는 게 좋아서 지금까지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김지인(이하 김)  2006년 LG아트센터 공연기획팀에 입사해서 2007년부터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 연극반을 했었고, 대학도 연극원 연극 이론을 전공했다. 대학 2학년 때 이승엽 교수님의 첫 강의를 듣다가 ‘예술경영을 해야겠다’란 생각을 하게 되면서 기획일을 하게 됐다. 졸업 후 명랑씨어터 수박에서 기획 업무를 하다가 LG아트센터 인턴 공고를 보고 지원을 하게 되었다. 인턴 기간이 끝나고 담당 업무를 정할 때, 팀장님께서 홍보마케팅과 공연기획 중 어떤 걸 하고 싶은지 물으셨다. 공연장의 홍보마케팅 업무는 좋았는데, 사실 언론 홍보만은 피하고 싶었다.(웃음)
정희정(이하 정) 2007년도에 이다엔터테인먼트 홍보팀에 들어와서 쭉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극장을 가진 기획사다 보니 앞서 말하신 분들의 딱 중간인 거 같다. 내가 입사할 무렵이 회사가 극장을 인수해서 극장 업무를 시작할 즈음이었다. 홍보담당이지만 극장 기획도 함께 담당하고 있다. 공연 일을 하고 싶어서 무작정 외국으로 떠났다가 돌아와서 소개받은 곳이 이다였다. 연극열전을 보고 이다를 알게 되었다는 얘기를 대표님이 좋게 받아들이셨는지 입사하게 되었고, 홍보팀에 배속됐다. 나의 의지는 아니었지만, 홍보일을 즐기고 있는 걸 보면서 대표님의 선구안이 있었던 듯하다. 
 회사마다 홍보팀 업무가 조금씩 다를 것 같은데.
신시의 경우 언론홍보가 70퍼센트 정도 차지한다. 홍보하려면 소스들을 만들어야 하니 공연과 관련한 큰 이벤트들, 제작발표회라든지 언론과 관련된 프로모션들, 그리고 약간의 마케팅 쪽도 같이 하고 있다.   
비슷한 것 같은데, 공연 홍보뿐 아니라 우린 공연장과 관련한 일들도 꽤 있다. 시즌 패키지 구성, 대표님 언론 홍보, 회원 관리, 뉴스레터, A-zine(웹진), 프로모션 등의 일도 있고, 가끔 디자인도 직접 한다. 사람이 워낙 적어, 일이 많다. 보통 기획 공연을 1년에 스무 편쯤 하는데, 올해는 10주년이라 4개월 동안 스무 편을 했다. 10주년 행사도 맡고, 책 발행도 하고, 머천다이징 제작하는 것도 우리가 하고 있다. 잡다하고 많은 일들을 한다.(웃음)
나도 비슷한 것 같다. 언론홍보랑 인쇄물 관련한 디자인 등이고, 극장 기획으로 가면 극장 홍보, 대관 업무도 해야 하고, 대표님 언론 홍보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가 극장을 계속 늘려가고 있기 때문에 그걸 그룹으로 묶어서 씨어터그룹[이다.]이라는 명칭으로 시스템화하려고 한다. 홈페이지도 작업하시는 분은 따로 있지만 소스는 우리가 준다. 매주 혹은 격주로 뉴스레터도 발송하고 있다.
모든 공연을 혼자 담당하나?
공연별로 나뉘진 않고, 두 명의 홍보 담당자가 인쇄, 웹 매체와 방송을 매체별로 나누어 하고 있다. 
매주 다른 공연이 올라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걸 다하려면 정말 힘들겠다.
심할 때는 하루에 클래식, 무용, 연극, 재즈나 팝 담당기자에게 각자에 맞는 보도자료를 다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3월의 경우, 완전히 장르가 다른 공연 8개에 10주년 행사까지 9개가 있었다. 다 집중적으로는 못 하니까. 사실 굉장히 아쉽다. 그래서 나도 장기 공연의 다양한 홍보 소스도 구상해보고, 이벤트도 만들어보고 싶은데, 단발성 공연인데다가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되다보니 보도자료 하나 보내고 뒤돌아 다른 장르, 또 다른 장르 공연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한 작품을 여러 가지 소스로 다양하게 홍보하는 입장에선 어떤가?
공연 일년 전에 큰 계획은 잡혀 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 않다. 각 작품을 하다보면, 어느 새 또 다른 작품을 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늘 새롭게 하기 보다는 하던 형식에서 조금씩 변형해서 하게 된다. 공연 전에는 연습실 오픈하고, 공연 가까워서는 제작발표회로 관객들에게 어필하고, 임박해서는 프레스 리허설을 한다든지 이런 패턴이다. 잘 되는 공연은 그렇게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는데, 안 되는 작품에는 별의 별 노력을 다하게 된다. 요즘 들어서 ‘정말 새로운’ 아이템은 솔직히 나오지 않는다. 예전에 했던 것들을 들춰보고 그 작품의 성격에 맞춰서 장소나 형식들을 좀 바꿔본다. 클럽, 공연장, 특정 장소에 찾아가는 등 다 해봤었는데, 그로 인해 어느 정도 티켓 세일즈가 늘었는지 알 길은 없지만, 티켓 세일즈와 홍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맘으로 한다. 가장 현금을 안 쓰고, 예산을 적게 들여서 최선을 다한다는 정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이다> 초연 때, ‘작사가 팀 라이스와 함께 하는 아이다의 밤’이다. 자주 올 수 있는 분이 아닌데, 객석을 꽉 채워서 진행해도 되는데 예약자에게 어드밴티지를 주기 위해서 예약자에 한해서만 받았기 때문에 1층만 채워서 진행을 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그런 것들이 참 아쉽다.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하고 나면 뿌듯하고 재미있었던 일이었다.   

 

 

 

 

 

 

 

 

 

 

 

 

 

 

 

 

빠르게 바뀌는 문화, 대중과 교감하기 위하여
 처음 홍보를 하실 때랑 지금이랑 달라진 게 있나?
오래하셨던 분들께 듣는 얘기 중에 하나가 보도 자료를 기자에게 직접 가서 주는 것에서 이메일 발송으로 바뀌었다는 건데, 사실 난 시작할 때부터 이메일로 드렸기 때문에 방법의 차이는 별로 못 느꼈다. 단, 내가 경험한 몇 년간 포스터가 예전에 비해 효용가치가 확실히 줄어든 것 같다. 홍보가 웹 기반으로 많이 바뀌었다. 요즘은 트위터나 어플리케이션 등을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 채널들이 많이 다양화된 것 같다. 최근 트위터를 시작했는데, 매체와 채널들이 빠르게 변화해가는 걸 가장 실감할 수 있다.   
정보의 첨단에 있어야 하는 파트인 것 같다. 요즘은 어떤 방법을 고민하고 있나.
최 우리도 요즘은 트위터를 많이 연구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기획사보다는 배우들이 하는 게 효과적인 것 같다. 관객들이 배우와 더 가깝게 교감하고 싶어 하니까. 예전에는 예산을 투자해서 작은 공연도 어떻게든 홈페이지를 만들었는데, 이젠 홈페이지를 아예 안 하거나 블로그 같은 가벼운 형식으로 운영을 하면서, 휴대폰을 통해 실시간 홍보를 시도하는 식으로 바뀐 것 같다. 온라인 매체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게다가 경쟁이 너무 치열해졌다. 예전엔 공연 편수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작품 한 편을 해도 대부분의 매체에 기사가 났는데, 이제는 편수가 너무 많아서 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는 더 이상 기사화가 힘들다. 기사화를 위해서 계속 새로운 소스를 개발해야 하는데, 그 소스 뽑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불과 2005년도만 해도 옥주현이 <아이다>를 한다고 하니 유력 매체에서 다 관심을 가질 정도로, 연예인 스타의 출연이 정말 ‘핫’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연예인 스타 기용에 대해서는 더 이상 관심이 없다. 이 연예인들을 어떤 매체를 통해서 홍보할 것이냐를 고민하다 보니 그들의 친정인 방송을 이용하게 된다. 예전에는 일간지 등 지면 매체에 더 많은 포커스를 뒀다면 지금은 방송 매체 쪽에 더 많은 힘을 쓰고 있는 거 같다. 출연진이 방송에서 30초만 이야기해도 그 사람의 동반 검색어로 작품 이름이 함께 뜨기 때문에 효과가 즉각적이다. 대신 방송 녹화의 경우 거의 하루를 투자해야 하다보니 많은 시간을 뺏기게 되는 단점이 있다.
대행의 경우는 어떤가?
대행 공연일 경우, 대부분 극단이라 방송을 탈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 대부분 연극만 하시던 분들이 출연하기 때문에 매체에서 먼저 접근하기보다 우리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 과거랑 비교해 보자면, 이다의 기획 홍보 대행에 대한 인지도가 달라졌다. 제작하는 극단이 신생이면 이다가 제작한 줄 알고, 극단이 좀 크면 그 극단에서 만든 작품을 이다가 같이 하는구나 라고 알아주시더라. 그만큼 우리가 기획 대행도 오래했고,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대행도 꾸준히 맡겨주시고, 알아주시는 것 같다. 우리는 방송 매체보다는 웹쪽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다. 포스터 인쇄물도 몇 년 전에 비해서 2배 이상 줄였다. 요즘은 핸드폰이나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쪽으로 더 많이 연구 하고 있다. 어플리케이션 개발은 개발비가 너무 많이 들더라. 벌써 개발한 팀도 있긴 하던데, 아직 초기 단계라 우리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좋은 공연을 알리고 나누기 위해
지난 호에서 다룬 무대팀은 가장 많이 부딪히는 팀으로 홍보팀을 꼽았다. 홍보팀은 어떤지?
무대팀과의 마찰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거 같다. 그분들은 무대를 신비로운 공간으로 남겨두고 싶어 하고, 그 생각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관객들이 궁금한 건 바로 그 ‘신비로운 공간’이다. 부딪힐 수밖에 없는 거 같다.
배우들하고도 부딪힐 수 있다. 분장실 촬영하는 것을 싫어하다 보니, 이렇게 해야 한 명이라도 더 보러 온다고 계속 설득해야 한다.
우린 무대팀이랑 같은 회사 소속이다 보니 잘 이해해주시는 편이다. 오히려 해외 프로덕션 매니저, 컴퍼니 매니저와 부딪힐 일이 많다. 예전에 외국의 모 여배우가 내한 했었는데, 매니저가 화장이나 분장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촬영이 전혀 안 되고, 간담회 몇 분전까지만 도착할 거고, 홍보를 위한 방송 출연도 한 곳 밖에 안 되고, 그런 조건들이 매우 많았다. 한국 사람 같으면 붙잡고 설득을 하겠는데, 처음 보는 사람들이고 며칠 있으면 또 다른 곳에 갈 사람들이다 보니 어떨 땐 설득 자체가 잘 안 된다.
배우랑 부딪히는 경우는 언제인가?
배우랑 그렇게 크게 부딪힐 일이 없었다. 다만 연습시간은 최대한 지키고 나머지 시간에 홍보 활동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에너지 소모가 많다. 연예인들의 경우, 매니저를 설득하는 게 힘들고,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인터뷰 할 때 더블 캐스트나 함께 공연 하는 배우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 최대한 없도록 정리하는 게 어려울 때가 있다.
배우에 따라 다른 것 같은데 어떤 분들은 굉장히 잘해주시고, 매우 좋아한다. “이런 거 안 해봤는데?” 재미있어 하시면서, 어색하시면서도 잘 해주시려고 한다.
기사와 사진 난 걸 애들 보여주시겠다고 몇 권씩 달라고 하실 때 그럴 땐 정말 뿌듯하고 보람있다.
정, 최 맞다, 맞다.
신인배우랑 얼마 전에 라디오 녹음을 갔다. 미리 질문지를 받아 드렸더니, 열심히 공부하듯 해답지를 적어온 거다. 왠지 좀 불안했는데, 질문하시는 분이 돌발질문을 했는데 말문이 막혔다. 난감했지만 신인배우들과 진행하면 그런 재미도 있다. 보통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든 인터뷰든 기본적으로 잘한다.
기자와 사이에서 힘든 것은?
지금 당장’ 요청하시는 경우. 물론 바로 해드릴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기에 어려운 상황도 있다. 그럴 때 제일 난감하다. 어쨌든 홍보담당은 ‘예스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사가 나가게 하기 위해서는 안 되는 것도 되게 해야 하는 사람이다 보니, 사람들하고 사이가 나빠지기도 하고, 알랑방귀도 뀌어야 하는 게 홍보팀의 애환이다. 특히나 연예인 인터뷰를 당장 잡아달라고 제일 어렵다. 신시는 아직까지 일간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티켓 구매 타깃 층이 일간지를 구독하는 경우가 많은데, 연예인의 기획사 측에서는 아무래도 실시간 파급력이 좋은 인터넷 매체에 더 비중을 둔다. 조율할 시간이 필요한데, 급한 일정으로 요청하면 일단 ‘알겠습니다’ 하고는 그 때부터 피가 마르기 시작한다. 어쨌든 결과물을 갖다 드려야 하니까. 그럴 때 좀 힘들다.
일간지도 인터넷 매체도 병행하면서 동영상을 요청하기도 한다. 한번은 동영상을 요청하셨는데 찍어 놓은 게 없었다. 그래서 직접 카메라를 들고 공연을 찍어서, 편집기에 넣고 잘라서 보내드렸다. 다행히 안 잘리고 내가 찍은 동영상이 올라갔더라. 급하게 카메라 찍으시는 분 섭외할 수도 없고, 홍보팀은 이것저것 다 해야 하는 거 같다.
사실 기자들 입장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나가는 기사이기 때문에 대부분 확인 과정을 거치는데, 그런 과정 없이 나온 부정적인 기사를 접한 경우 어떻게 대응하나.
<아이다> 때, 기자분은 알아보시고 쓰셨다는데, 우리 쪽에서는 간단한 확인 연락도 받지 못하고 예민한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평소에 ‘뭐 기자가 그렇게 봤다면 어쩔 수 없지’라는 반응을 보이는 대표님도 굉장히 화가 많이 나셨다. 그래서 실장님과 대표님이 직접 전화를 하시고 항의하셔서 관계가 어려워진 경우가 있었다. 오래하다 보니까 본의 아니게 그런 골이 생기기도 한다. 지금은 거의 없어졌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해외 현지로 ‘프레스 투어’를 갔었는데 여기에 제외된 기자분들 중 맘 상하신 분들이 꽤 있었다. 눈에 안 밟히는 기자님이 어디 있겠나. 예산이 문제지. 물론 기자분들의 입장에선 ‘가기 전에 이야기 하는 거랑 갔다 온 것을 아는 거랑은 다르다’라고 하시는데, 우리 입장에서도 ‘기자님, 저희 갑니다. 이번엔 못 모시고 갑니다’ 하기도 어렵다. 어차피 모든 일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건 알지만, 열심히 일했음에도 몇몇 사람들에게 최승희라는 사람 자체의 인식이 좋지 않게 비춰질 때, 그럴 때 제일 속상하다. 
내 경우는 다른 부서에서 문화부로 막 오셨던 기자분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분이 전 부서 특성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LG아트센터가 기업이 운영하는 공연장이지만, LG그룹 직속 홍보팀이 아니다 보니 회장님에 대해 언급하기가 어렵다. ‘공연 자주 보러 오시냐’는 질문에 가끔 오신다 말씀을 드렸는데, 거기에 덧붙여져서 기사가 나간 거다. 결국 어찌하여 잘못 나간 부분들은 수정이 되었는데, 이후로는 더 조심하게 된다.  
여배우 나이가 열 살 정도 높게 나온 적이 있다. 지면엔 제대로 나왔는데, 인터넷에 올리는 과정에서 잘못 나온 것 같았다. 여배우다 보니 인터넷 기사를 보다 정색을 하며 어떻게 된 건지 항의했다. 기자분께 전화했고, 다행히 인터넷이라 바로 고쳐주셨다. 아, 그때 정말 식은땀 났다.  
일단 전화는 해본다. 지면이든 인터넷이든 기사가 나가면 수치가 아닌 이상 대부분 수정이 어렵다.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 정도는 알려드릴 수밖에 없다. 그에 앞서 일단 말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별한 해결법은 없는 거 같다. 해결보다는 예방이 최선이다. 최대한 오픈이 어려운 것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꼭 체킹을 하고, 기자에게 맥락상 이야기는 하지만 이 부분은 불편해 하는 부분이니 나가지 않게 해달라고 미리 잘 말씀드리는 수밖에 없다. 예민한 이야기가 오고 갈 때는 미리 방지하려고 최대한 노력을 한다.

 

새로운 문화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홍보하시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이 언제인가?
해외에서 활동하다 국내에 들어온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나 아티스트가 우리랑 같이 하면서 많이 알려지거나, 소극장에서 공연하던 배우분들이 우리랑 공연하면서 조금 더 부각이 되고, 기사가 난 거에 대해 꾸밈없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 참 기쁘다. 이런 맘 때문에 하는구나 싶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커튼콜을 굉장히 좋아해서 기획 공연 커튼콜은 빠뜨리지 않고 본다. 가장 뿌듯하고 기쁜 순간이다. 내가 홍보한 공연에 만족하고 좋아하는 표정으로 나가는 관객들을 볼 때 감동적이다.     
동감한다. 작품이 누군가에 의해서 발견되고 올라가는 과정 자체가 경이롭고 재미있다. 스타가 나오지 않고, 아주 작은 작품인 경우라도 또 다른 작품을 발견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과정이고 이게 현실화되었을 때 기쁘다.
의도했던 의미가 반영된 기사들이 나올 때 가장 뿌듯하고, 그 외 관객 초청 행사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을 때가 참 좋다. 행사가 잘 진행되어서 관객들도 재미있게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볼 때, 공연이랑 잘 맞는 새로운 행사를 하고 그 행사에 대한 기사나 평이 좋을 때 새로운 문화를 만든 것 같아 행복하다. 준비할 때는 서로 의욕에 불타 다투기도 하지만, 잘 끝날 때 참 뿌듯하달까. 또 인쇄물에 내가 의견을 낸 문구가 쓰였을 때, 지나가는 사람은 모르지만 혼자 알고 미소 짓게 되잖나. 그런데서 오는 소소한 뿌듯함도 많다.
정, 김 맞다, 맞다.(웃음)
장기공연 같은 경우 포스터를 만드는 것도 고민이 되는데, 게다가 창작물인 경우는 컨셉에 맞게 구상해야 한다. <환상동화>도 여러 해 홍보하고 있는데 포스터가 계속 바뀌었다. 작년에 포스터를 찍고 나서 반응이 제일 좋아 올해도 계속 쓰고 있다. 그걸 만들기 위해서 동대문에서 천을 끊어 오고, 드라이아이스를 뿌리고…. 이 컨셉을 만들기 위해서 해왔던 과정들은 너무 힘들었는데 나온 결과물에 대한 반응이 좋으니까 굉장히 뿌듯했다.
공연 홍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이 직업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말하는 거나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좋은 직업인 거 같다. 원래 낯가림이 굉장히 심한 성격이었는데, 업무하면서 많이 외향적이 되었다. 다른 업무보다는 꽤 익사이팅한 거 같다. 앞에서 얘기했던 무대팀, 배우 등과 부딪힌다는 것도 그만큼 활동 영역이 넓다보니 부딪히는 거니까. 자아가 너무 강한 사람한테는 어울리지 않는 거 같다. 홍보팀은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뒷일을 해주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너무 소중한 사람에겐 자존심 상하는 일들이 너무 많을 거다.
흔히들 PR 하면 커뮤니케이션 능력, 사교적인 성격이 중요하다고 하지 않나. 그것들도 기본적으로 중요하지만 내 생각엔 약간의 건망증이 필요한 것 같다. 마음을 다치는 일들이 의외로 많다. 상처받는 일이 있어도 잘 잊고, 무던하게 넘길 수 있는 마음이 있으면 본인이 조금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현역 기자로 계시는 학교 선배님께서 늘 나에게 ‘너처럼 내성적인 아이가 어떻게 아직도 홍보를 하고 있니’라고 우스개 소리를 하시는데, 생각해보면 정말 먼저 전화해서 ‘만나요, 밥 먹어요’ 이런 성격은 아니다. 그래도 꾸준히 하고 있고, 계속 소통을 하는 걸 보면, 말을 잘한다거나 자기 의견을 드러내는 것만큼 ‘잘 들어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 생각되더라. 윤활유 같은 역할도 필요하니까. 또한, 여러 가지 의견을 듣고 다양한 시각으로 사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잘 모르시는 분들은 PR 담당이면 막연히 멋있을 거라 생각하시는 거 같더라. 예쁘게 정장 차려 입고 나와서 멘트하고 들어가고, TV에서 언뜻 비춰지는 몇몇 그런 사람들에 대한 느낌이 일반화된 것 같다. 그건 정말 작은 부분일 뿐이고, 정말 운동화에 심지어는 힐 신고 뛰어다녀야 할 때도 많고, 피곤한 표정도 하면 안 될 때가 많은 직업이기도 하다. 
나중엔 그런 점까지 재미있기도 한 직업이고.(웃음)
          
(가나다순)
김지인 LG아트센터 홍보담당
정희정 이다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
최승희 신시컴퍼니 홍보팀장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1호 2010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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