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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2010 Musical] 반가운 재회,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No.76]

글 |정세원 2010-02-02 6,597

반가운 재회,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지난해 공연계는 경기 한파와 더불어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이 겹쳐 우울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해마다 신작을 쏟아내며 국내 뮤지컬 시장을 석권해왔던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은 불안한 경기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리스크가 높은 초연작 대신 흥행성이 검증된 재공연이 많았다. 올해 공연을 앞두고 있는 라이선스 작품들도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지금까지 공개된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은 약 30여 편. 대부분이 대극장 공연으로 기획된 작품들이지만 이들 중 국내 관객들에게 첫선을보이는 뮤지컬은 10편밖에 되지 않는다. 투어 공연에 이어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으로 처음 선보이는 <위 윌 록 유>와 <스노우맨>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한국 관객들과 처음 만나는 라이선스 뮤지컬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1월 무대에 라이선스 뮤지컬 초연작 3편이 나란히 소개되어 눈길을 끈다. 오 헨리의 단편 소설 중 『크리스마스 선물』과 『경찰관과 찬송가』를 엮어 만든 <굿모닝 러브 타운>(1월 7일~2월 24일·대학로 라이브 극장)과 수잔 스트로만 연출의 댄스 뮤지컬 <컨택트>(1월 8일~17일)LG아트센터, 1월 22일~31일·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의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을 그린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1월 20일~2월 21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국립발레단 김주원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컨택트>는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드라마와 신선한 연출로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상을 거머쥐며 브로드웨이 정통 뮤지컬의 틀을 깬 작품이다. 댄스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국내 무대에서 <컨택트>의 새로운 시도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기대를 모은다. 오디뮤지컬컴퍼니가 올해 선보이는 또 한 편의 초연작은 2005년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상을 수상한 뮤지컬 코미디 <스팸얼랏>(9월 28일~2011년 1월 2일·한전아트센터)이다. 중세 영국의 아서왕을 패러디한 영화 <몬티 파이톤의 성배>(1975)를 각색한 작품으로, 2009년 1월 브로드웨이에서 막을 내리기 전까지 코믹한 상황 전개와 캐릭터들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로열티 경쟁이 치열해진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뮤지컬의 대안으로 떠오른 프랑스, 체코 등 유럽발 뮤지컬들의 한국행은 올해도 계속 이어진다. 오스트리아 뮤지컬로는 처음 소개되는 <모차르트!>는 <엘리자베트>를 통해 뮤지컬 마니아들 사이에서 ‘독일 뮤지컬계의 대부’라 불리며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미하엘 쿤체와 그의 파트너 실베스터 르베이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거기에 임태경, 박건형, 박은태와 함께 모차르트 역에 캐스팅된 시아준수 효과에 힘입어 공연 전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모차르트!>에 이어 EMK뮤지컬컴퍼니가 선보이는 또 한 편의 뮤지컬인 <몬테크리스토 백작>(4월 22일~6월 13일·유니버설아트센터)은 『삼총사』로 알려진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가 1845년에 발표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지킬 앤 하이드>으로 유명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참여해 지난해 스위스에서 초연 무대를 가진 바 있다. 이 외에도 쿤체-르베이 콤비의 작품인 <레베카>, <엘리자베트> 투어 공연 등 EMK가 라이선스를 확보한 작품들이 2011년 이후 차례로 소개될 예정이다.
이렇다할 신작이 눈에 띄지 않는 라이선스 뮤지컬들 중에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 탄광촌 소년 빌리가 역경을 뚫고 발레리노의 꿈을 이루는 과정을 그린 <빌리 엘리어트>(8월~2011년 5월)다. 동명의 영화를 감독한 스티븐 달드리가 직접 연출하고 엘튼 존이 작곡가로 참여해 웨스트엔드에서 첫 막을 올린 이 영국산 뮤지컬은 지난해 토니상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10개 부문을 휩쓴 후 브로드웨이에서도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무대에 오르는 한국 라이선스 공연을 위해 제작팀은 지난 2월부터 세 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진행하며 주인공 빌리를 찾고 있는 중이다. 트레이닝 센터에서 빌리와 그의 친구들이 되기 위해 연습 중인 아역 배우들은 평일 4~8시간, 주말 13~20시간 동안 훈련받고 있다. 1월 중순 발레 걸스 오디션을 치르는 <빌리 엘리어트>는 2월 말 최종 캐스팅을 발표할 예정이며, 4월부터 진행되는 해외 연출 스태프들과의 연습을 마치는 2010년 8월초 LG아트센터에서 10개월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이 외에도 김달중 연출과 변희석 음악감독이 참여하는 1988년작 <로맨스, 로맨스>(2월 9일~4월 18일·대학로문화공관 이다1관)가 초연 무대를 앞두고 있다. 19세기 비엔나를 배경으로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짝을 찾아 나선 남녀의 해프닝(1막)과 현재 뉴욕을 배경으로 오랜 친구로 지내던 두 남녀가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벌이는 아슬아슬한 줄타기(2막)를 다룬 각각의 이야기를 한 편의 뮤지컬로 구성한 작품이다. <스핏파이어 그릴> 이후 유학을 떠났던 조정은이 복귀작으로 택한 <로맨스, 로맨스>에는 최재웅과 VOS의 박지헌, 전나혜, 이율과 이창용 등이 함께 출연해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지난해 내한 공연했던 <스노우 맨>(11월 24일~2011년 1월 30일·호암아트홀)과 퀸의 음악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위 윌 록 유>(6월 4일~7월 11일·우리금융아트센터)는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을 준비 중이며, 지난해 대학로 CJ아트센터 개관이 미뤄지면서 제작이 중단됐던 <하이스쿨 뮤지컬>은 오는 11월경 극장 개관에 맞춰 다시 준비한다. 지난해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배우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오디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외 투어팀의 내한 공연
올해 한국을 찾는 해외팀 내한 공연의 작품 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그나마 눈길을 끄는 작품은 영원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콘서트형 뮤지컬 <스릴러 라이브>(3월 3일~3월 12일·충무아트홀 대극장) 내한 공연이다. ‘Billie Jean’, ‘You Are Not Alone’, ‘Heal The World’ 등 25곡에 달하는 그의 히트곡들을 엮은 작품으로, 마이클 잭슨의 삶을 조명한 『마이클 잭슨-더 비주얼 다큐멘터리』의 저자 아드리안 그랜트가 기획해 2006년 런던에서 초연 무대를 가졌다. 현재 웨스트엔드의 리릭 시어터에서 장기공연하고 있는 <스릴러 라이브>의 한국 내한 공연은 유럽을 거쳐 아시아 투어를 겸하는 50여 명으로 구성된 투어팀의 공연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2월 28일까지 일본 투어 공연을 마친 후 한국에 도착한다.
전세계에 아이리시 댄스 열풍을 몰고 온 댄스 뮤지컬 <리버 댄스>(3월 3일~3월 14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한국 초연 무대도 예정되어 있다. 1995년 초연 이후 <리버 댄스>는 40여 명의 아이리시 댄서와 그래미상 수상에 빛나는 라이브 음악으로 전세계 3백 개 이상의 도시에서 2천1백 만 관객을 매료시키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로드 오브 더 댄스>와 <스피릿 오브 더 댄스>, <겔포스 댄스> 등이 탄생하는 데 영향을 준 작품이기도 하다. 감성적인 라틴 음악의 선율에 맞춰 14명의 무용수들이 선보이는 관능적이면서도 역동적인 몸짓이 눈길을 사로잡는 루이스 브라보의 <포에버 탱고>(3월 16일~3월 28일·충무아트홀 대극장)와 2007년 공연 이후 만날 수 없었던 근육질의 남성 백조들의 맹렬한 점프와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5월 12일~5월 30일·LG아트센터)의 내한 공연 소식도 오랜만에 들려오니 반갑다.

 

 

 

 

두 번째 무대를 준비하는 라이선스 뮤지컬들
지난해에 이은 경기 침체의 여파로 올해 공연계에는 신작보다 재공연이 많아졌다. 그중에 눈에 띄는 공연은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들의 두 번째 무대다.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작품은 국내 초연된 지 4년 만에 공연을 갖는 <미스 사이공>(3월~9월·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성남아트센터, 충무아트센터)이다. 1989년 런던에서 첫 선을 보인 후 20여 년간 사랑받아 온 작품으로,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베트남 여인과 미군 병사의 가슴 시린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1,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킴 역의 임혜영, 크리스 역의 이건명, 엔지니어 역의 이정렬이 초연 멤버 김보경, 마이클 리, 김성기와 연기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초연 당시 이건명이 연기했던 존 역에는 김우형이 캐스팅되었고, 김선영이 크리스의 아내 엘렌 역으로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그린 디즈니 뮤지컬 <아이다>(12월~2011년 3월·성남아트센터)도 초연 이후 5년 만에 재공연된다. 2005년 초연 당시 <아이다>는 13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화려한 무대와 의상, 8개월간의 장기 공연, 가수 옥주현의 뮤지컬 데뷔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시카고> 등에서 물오른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옥주현의 재도전이 기대되는 이번 공연은 초연 때와 마찬가지로 외국 스태프들이 오디션 과정에서부터 참여해 진행될 예정이다. 2001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됐던 <키스 미 케이트>(7월 9일~8월 14일·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재공연 소식도 반갑다. 재기발랄한 위트와 명랑한 낙천주의가 돋보이는 <키스 미 케이트>는 1948년에 초연된 후 1999년 브로드웨이에서 리바이벌되어 토니상 5개 부문을 수상한 작품. 이혼한 부부가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남녀 주연을 맡아 재회한 후 갖은 소동 끝에 사랑을 되찾고 재결합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극중극 형식으로 펼쳐지는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해 화제 속에서 공연됐던 <스프링 어웨이크닝>(11월~1월·두산아트센터 연강홀)도 김민정·이종석 연출과 함께 재공연 무대를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성공적인 초연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올라 관객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메노포즈>(2월 6일~4월 4일·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쓰릴 미>(5월~10월·신촌 더스테이지), <이블 데드>(8월~10월·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 등이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폐경기를 맞은 중년 여성들의 고민을 유쾌하고 솔직하게 담아내 주부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소극장 오픈런 공연을 목표로 하고 있는 <메노포즈>에는 가수 혜은이가 합류해 뮤지컬 배우로 첫 발을 내딛을 예정이며 이윤표, 이영자, 홍지민, 최혁주, 김숙 등이 함께 출연한다. 1924년 시카고에서 벌어진 실제 살인 사건을 뮤지컬로 옮긴 <쓰릴 미>(5월~10월·더스테이지)는 2007년 초연 이후 해를 거듭하며 열기를 더해왔다. 단 두 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서 펼치는 연기 대결이 수많은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덕분에 김무열을 비롯해 이율, 이창용, 김동호, 정상윤, 김산호 등의 신인 배우들이 스타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종석의 연출로 다시 무대에 오르는 <쓰릴 미>는 그동안 출연했던 배우들과 신인 배우들이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서울시뮤지컬단이 3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뮤지컬 <애니>(12월 12일~12월 27일·세종문화회관)도 2010년 겨울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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