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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7년 만에 2대 빌리와 만나다, <빌리 엘리어트> 제작발표회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7-09-13 4,621
7년. <빌리 엘리어트> 초연 후 2대 빌리를 만나기까지 걸린 기간이다. 장기간 진행하는 오디션부터 빌리 스쿨이라 불리는 아역 트레이닝까지 2년에 걸친 사전 준비가 필요한 만큼 <빌리 엘리어트>는 과정부터 녹록치 않은 작품이다. 

최종 오디션을 거쳐 지난 3월 출연진을 발표한 <빌리 엘리어트>가 지난 9월 12일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언론과 처음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제작발표회에는 국내외 스태프 및 전 캐스트가 참석했다. 







<빌리 엘리어트>가 공연될 때마다 가장 큰 화두는 '누가 빌리를 연기할 것인가'였다. 2대 빌리는 천우진(2004년생), 김현준(2005년생), 성지환(2006년생), 심현서, 에릭 테일러(이상 2007년생)가 낙점되었다.

빌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이미지가 어울려야 한다. 지원한 배역보다 다른 배역이 어울리면 포지션을 바꾼다. 마이클을 지원했다가 빌리가 된 김현준과 빌리에 지원했다가 마이클이 된 곽이안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 

춤에 대한 재능도 필수 요건이다. 끼와 재능을 기본으로 발전 가능성과 여러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지, 신체 밸런스가 잘 잡혀있고 유연성, 리듬감이 있는지 등이 고려 대상이었다. 성지환과 에릭 테일러는 춤을 배워본 적은 없지만 습득력이 뛰어났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캐스팅되었다. 동시에 주인공으로서 2시간 40분간 여러 장르의 춤을 소화하는 동시에 공연을 이끌고 갈 수 있는 체력과 끈기가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였다. 

 

 

빌리 스쿨은 공연을 위한 기본기를 갖추는 기간이다. 노지현 국내 협력 안무가는 “1차 오디션 후 9명으로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2차를 거쳐 3차 때 최종 오디션을 거쳐 지금 다섯 명이 뽑혔다”며 “물음표가 백만 개가 머리에 떠올랐다”고 빌리 스쿨을 처음 시작할 당시 느낀 막막함을 표현했다. 

노 안무가는 심현서만 유일하게 발레를 했던 터라, 발레를 기초부터 시작해야 했던 것을 어려웠던 점으로 꼽았다.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발레, 탭댄스, 현대무용, 애크러배틱, 재즈댄스, 스트리트댄스를 배우면서 소년들은 빌리에 가까워졌다. 여기엔 많은 이들의 땀이 있었다. 

특히 국내 협력 조안무 겸 탭 트레이너를 맡은 이정권을 칭찬했다.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 앙상블, 발레걸까지 다 탭댄스를 가르쳐야 해서 이정권 선생님이 가장 많이 고생하셨을 것”이라며 혹독한 훈련이 꿈을 향한 도전을 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다미안 잭슨 해외 협력 안무가는 “작품에 요구되는 춤 기술이 다양해서 연습 과정이 아이들에게는 혹독하다. 하루 몇 시간의 연습으로 이렇게 이뤄내서 기특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칭찬했다. 



다섯 빌리들은 많은 취재진 앞에 선 것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듯 수줍게 소감을 말했다. 천우진은 기쁘고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김현준 역시 떨리지만 열심히 연습해서 멋진 공연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성지환은 빌리가 된 행복감을 감추지 않으며, 이악물고 연습해서 최고의 무대를 보이겠다고 했다. 

심현서는 “좋은 뮤지컬을 하게 되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그간 매일 6시간씩 연습하면서 발레를 비롯해 현대무용, 애크러배틱, 보컬, 탭댄스, 스트리트댄스 등 많은 걸 배웠다고도 했다. 에릭 테일러는 “형들과 열심히 준비해서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멋지고 재미있는 무대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성인 배역들은 <빌리 엘리어트>에서 중심축을 단단히 잡아줄 예정이다. 빌리 할머니 역을 맡은 박정자는 “살짝 오디션을 봤다”고 웃으며 “그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말과 함께 “평생 한 번 빌리 할머니 역할을 꼭 하고 싶었다”고 열망을 보여주었다. 

빌리 아버지 역을 맡은 김갑수는 작품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신시컴퍼니 박명성 프로듀서 때문에 참여했다며 깊은 신뢰를 보였다. “우리 배우들이 감정이 섬세하고 풍부해서 영국 배우들보다 훨씬 뛰어날 것”이라며 자부심도 드러냈다. 

윌킨슨 역을 맡은 최정원은 오디션 당시 멋있게 하려다 역할과 동떨어지게 보여서 떨어질뻔 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비슷한 또래 여배우들 간 경쟁도 쟁쟁했다며, 다음 오디션에서 “버리려고 뒀던 트레이닝복을 입고 와서 삶에 찌든 모습을 보여준 덕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합격 비결을 공개했다. 

연습 과정이 힘든 건 성인이라고 다를 바 없었다. 최정원과 김영주는 줄넘기를 하면서 탭댄스를 추는 장면이 힘들어서 울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최정원은 동작이 잘 되지 않아 힘들었지만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되기 시작했다며, 감격이 커서 당시를 셀카로 찍어놓기도 했다고. 김영주 역시 잘 되지 않을 때는 힘들었지만 탭댄스는 연습하고 노력한 만큼 되더라며 미소지었다. 

 

사이먼 폴라드 해외 협력 연출은 “빌리는 이미 지난 1년 간 훈련과 연습을 해왔다. 해외 팀은 6주 전 입국해 빌리들과 열심히 연습 중이다. 전체 연습은 2주 후부터 시작될텐데 최대한 준비된 상태로 함께 연습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그간 과정을 설명했다. 

<빌리 엘리어트>는 많은 배우들과 연습을 진행해야 하고 안무 등 작품이 요구하는 기술이 많아 연습하기 복잡한 공연이라며, 플라잉 장면 연습도 하게 될 거라고 말했다. 성인들 역시 힘들고 바쁘겠지만 재미있는 경험이 될 거라고 장담했다. 



<빌리 엘리어트>는 2000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엘튼 존이 작곡하고 리 홀이 쓴 대본을 기반으로 스테판 달드리가 연출한 뮤지컬이다. 2005년 세계 초연 이후 전 세계에서 1천 1백만 명이 관람했다. 브로드웨이, 호주, 북미 투어, 브라질,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에서 선보였고, 현재 일본에서 공연 중이다. 

국내에서는 비영어권에서는 처음으로 2010년 초연했다. 16주간 연습과 7주간 무대 셋업 및 무대 연습을 거쳐 선보일 두 번째 한국 공연은 11월 28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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