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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김선영·차지연, 박은태·강타가 보여줄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제작발표회)

글 | 안시은 기자 2018-07-24 5,004
“절제”, “진정성”.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출연하는 주연 배우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1년 만에 다시 선보일 공연을 앞두고 지난 23일 오후 서울 청담 드레스가든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번 공연에 출연하는 박은태와 강타, 김선영과 차지연를 비롯한 출연진이 참석하여 1막 프롤로그 ‘집을 짓다’부터 ‘내게 남은 건 그대’까지 주요 곡을 선보이는 자리도 가졌다. 

쇼노트 송한샘 프로듀서는 뮤지컬은 무대, 의상 등 초기 투자 비용이 커서 회수하기 위해선 최소 두 달반에서 세 달 정도를 공연해야 하지만, 초연 땐 60회차 공연밖에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초연 때는 브랜드를 시장에 알리고, 재공연에서 장기 공연으로 초연 때 볼 적자를 회복하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것이다. 

“초연 때도 60회가 전석 매진되었으면 흥행했겠지만, 예상대로 소폭 적자를 기록했다”며 “흥행에 대해선 배우들에게 부담드리고 싶지 않다. 작년에도 완벽했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더 혹은 최소한 작년 만큼의 완벽한 공연을 배우 분들이 해줄 것이기 때문에 올해는 흥행적으로도 의미있는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기대를 표했다. 




초연 배우 박은태
박은태는 주연 중 유일한 초연 배우다. 이번 공연에 다시 합류한 것은 “힐링”과 “책임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감정에 푹 빠져서 행복하게 했던 작품이고, 많이 힐링받았다”는 그에게 이번 공연은 새로운 작품에 가깝다. “섬세한 약속과 연기 호흡이 필요한 작품”인데, 상대 배역 배우들이 모두 새롭게 합류했기 때문에 다른 감정과 뉘앙스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배우가 흥행에 연연하면 안 된다고 배웠다고 운을 뗀 그는, 그럼에도 초연을 했기 때문에 책임감을 많이 가졌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그 책임감은 재공연을 다시 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상업 공연인 이상 흥행이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지만 “드라마를 더 진정성 있게 만들어서 새로 함께하는 배우들과 함께 초연 때 다가가지 못한 부분을 보완해서 어필한다면 더 좋은 성과가 있지 않겠나” 라며 기대도 드러냈다. 



초연 당시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으로 “‘떠나자’라는 말을 하기 전까지 거짓 없이 진실된 마음을 표현해야 하는 것”으로 꼽았다면, 이번 공연에서 그를 어렵게 한 것은 작품 병행이었다. 박은태는 현재 <프랑켄슈타인>에 출연하면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연습에 임하고 있다. 

“(동시에 두 작품을) 오가는 걸 잘 못하는 배우”라며 <프랑켄슈타인>이 끝날 때(7월 29일)까지는 작품을 안배하는 방법을 택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연습 시간 만큼은 최선을 다하면서도, “동시에 두 인물에 깊게 몰입하면 (연기에) 혼란이 올 것 같아서 <프랑켄슈타인> 종연 후 최대한 더 (집중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상황이 어떻게 하다 보니 꼬였다는 그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런 상황이 될 거다. 다신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다짐하며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첫 뮤지컬 강타 
강타는 10년 전 군복무 당시 뮤지컬(<마인>)을 경험한 적이 있지만 정식 상업 뮤지컬은 이번이 첫 출연이다. 제작사에서 “삼고초려” 했을 만큼 강타는 출연 결정까지 장고의 시간을 가졌다. 송한샘 프로듀서는 “만난 당일 이미 대본을 분석하고 음악적으로 잘할 수 있는 것과 부족한 것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정말 다르다고 느꼈다. 간혹 역할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캐스팅되는 경우도 있는데 강타는 달랐다. 진지한 배우라 더 발전하지 않을까 한다”며 칭찬했다. 

강타가 숙고한 것은 “뮤지컬을 하기엔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했다. 1세대 아이돌로 같은 시기에 활동했던 “바다, 옥주현 씨는 걸그룹 활동 때부터 에너지가 넘치는 걸로 유명했기 때문에, 뮤지컬을 한다고 했을 때 엄청 잘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스스로는 그 친구들이 시작할 때만큼의 에너지가 차있을까 하는 고민이 항상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절친인 이지훈이 고생한 것을 지켜본 탓도 있었다. “친구가 이렇게까지 고생하면서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오는 걸 봤는데 감히 내가 확고한 마음을 먹지 않은 상태로 시작하는 게 많을까란 생각을 지훈 씨 보면서 많이 했다”며 결정 직전 이지훈이 “도전”해보라고 한 말에 용기와 에너지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첫 뮤지컬로 택한 이유는 “음악이 주는 힘” 때문이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뮤지컬 넘버는 인간계가 아니라 신계에 닿아있다. 해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고, 잘해보고 싶은 열정이 생겼다”며 그 덕분에 연습하면서 고생하고 있다며 웃었다. 

뮤지컬이 가수 활동과 가장 다른 점은 “약속”이었다. 공연은 대사, 연기 동선, 무대, 조명까지 모든 것이 정해진 약속에 따라 진행된다. 강타는 “그런 약속을 만들고 지켜가는 과정이 섬세하고 어렵다”면서도 “연습할 때 배역에 들어와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느껴지는 매력”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배역에 빨리 몰입하도록 하는 것이 숙제라도 했다. 

뮤지컬에 처음 임하면서 생각한 건 “많이 내려놔야 한다는 것”이었다. “첫 작품을 할 때 만큼은 많은 걸 배우는 마음으로 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배울수록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동료인 박은태, 김선영, 차지연 모두 든든한 버팀목 같은 존재라고 믿음을 표했다.
 


스스로 “뮤지컬 연습생”이라 칭한 강타에 대해 박은태, 김선영, 차지연은 자신을 내려놓더라고 입을 모았다. 같은 배역을 맡은 박은태는 “이렇게까지 마음을 연 연예인 분은 처음 만났다. 뮤지컬을 처음 임하는 태도부터 왜 강타라는 사람이 20년 동안 저 자리에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선영은 “H.O.T로 깊이 인식되어 있으니까 로버트에 더 몰입하게끔 하기 위해 연습실에선 칠현 씨라고 부른다”면서 “다른 분야에서 수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게 많아서 오히려 더 예민하거나 경계할 수도 있는데, 자기를 내려놨나 싶을 정도로 마음을 열고 배려하면서도 여유를 가지더라”며 같이 하면서 고마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차지연은 처음에만 해도 “어릴 때 늘 TV에서 보던 유명한 분이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긴장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연습실에서 편하고 따뜻하게 다 오픈해주고 열심히 해서 팬이 됐다. 이래서 저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거라고 느꼈다”며 함께 힘내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병상련 김선영·차지연 
프란체스카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 김선영과 차지연은 결혼해서 비슷한 또래의 아들이 있다. 그래서 서로 속을 더 많이 터놓게 된다고 했다. 김선영은 다른 작품에선 연기에 방해될까봐 상대 배우 앞에서 육아 등의 이야기를 할 수 없는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가정 주부 이야기라 편하게 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고 즐겁게 하고 있다고 했다. 

신인 시절이던 2008년 <씨 왓 아이 워너 워너 씨>로 김선영과 함께 작품했던 때를 떠올린 차지연은 10년 만에 김선영과 한 작품에서 만나 말로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공통분모가 있어서 의지하게 된다며, 항상 김선영과 상의하면서 삶의 전반적인 것들까지 공유하면서 위로받고 힘낼 수 있어서 어느 때보다 행복하게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엄마이자 아내가 된 두 배우에게 프란체스카는 조금 더 가깝게 다가왔다. 차지연은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이 많은 것들을 다 몰랐을 것”이라며 아들에게 고마워했다. 김선영은 마지막 넘버 가사 중 ‘아이들이 힘들 때 곁에 없었다면 어땠을까’란 가사가 크게 와닿아 마음이 아팠다고 털어놓았다. 출산과 육아를 겪다 보면 바뀔 수밖에 없더라며 도움이 되기도 했다고.

김선영이 연기를 위해 떠올린 건 엄마였다. “극 중 프란체스카가 현재 나이로 따지면 아흔 살 정도예요. 얼굴도 보지 못하고 결혼한 엄마의 인생이 떠올라서 1960년대 여자가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지 초점을 맞추고 인물에 접근하면서 로버트를 만난 후 엄청난 소용돌이와 흔들림을 겪는 프란체스카를 공감할 수 있었어요”



두 배우는 대형 뮤지컬에서 활약해온 공통점도 있다. 김선영은 “힘을 줘 부르는 건 쉽지만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드라마의 흐름과 캐릭터, 상황을 고려할 때 그렇게 하면 깨질 수 있다”며 기존 작품과 차별점을 말했다. 음악이 아름답지만 튀는 곡이 없을 정도로 드라마가 강한 작품이라 연기할 때도 신중해야 하고, 연기를 잇는 노래는 더 신중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차지연도 “그동안 폭풍우 같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해왔다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잔잔한 호수를 편안한 사람과 산책하는 듯한 고요함과 따뜻한 위안을 주는 작품”이라 소개했다. 그간 해온 작품들과 달라 그만큼 절제해서 세련되면서도 진정성을 담아 불러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대신 연기의 폭을 넓힐 수 있거라 기대했다. 

여타 작품과는 다른 분위기라 새로운 창법도 찾고 있다고 했다. “가면 갈수록 프란체스카화 되어 있는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프란체스카의 감정이 시작부터 끝까지 휘몰아치기 때문에 노래를 세게 부르지 않아도 그 감정을 느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차지연의 또다른 노력은 외모다. “거울에 비친 모습이 부드러워 보이지 않아서 나름대로 노력하고자 프란체스카에 어울릴 법한 옷도 많이 사고, 잘 안 신던 종류의 신발도 구비하고, 머리 색깔도 부드럽게 바꿔보고 앞머리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잘라봤어요. 공연 때 조금 더 잘라서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드리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십시오”



한편, 박은태를 필두로 새롭게 합류한 김선영, 차지연, 강타가 보여줄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8월 11일부터 10월 28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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