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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화 작가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 극본상 수상 거부

글 | 김효정 2011-07-04 3,587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서편제>로 극본상을 수상한 조광화 작가는 지난 6월 27일 이메일과 개인 트위터를 통해 수상거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국내 뮤지컬 시상식에서 수상자가 수상을 거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그의 공식 발언은 업계에서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조광화 작가가 수상을 거부하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는 지난 6월 24일 중앙일보에 기고된 최민우 기자의 ‘뮤지컬에는 왜 김수현 작가가 없을까’라는 기사때문이다.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 시상식 모습


조광화 작가는 기사 내용 중에서 극본심사 과정에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해 선정된 것이 <서편제>’라는 부분을 지적하며, ‘작가의 양심상 그렇게 선정된 부끄러운 극본상을 수상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전했다. 최민우 기자는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일 뿐만 아니라 더뮤지컬어워즈의 총괄 기획 피디로 활동하고 있다.


수상 거부 공식발표에 앞서 6월 27일 조광화 작가는 개인 트위터를 통해 ‘관련 기사를 보고 며칠 생각하다가 최민우 기자와 통화를 했으며, 심사를 지켜보며 느낀대로 기사를 썼다는 답변을 듣고 수상거부에 대한 생각을 굳혔다’고 밝혔다.  

 

65회 토니어워즈 모습

 

해외에서도 수상 거부는 드문 일이다. 무대 공연 시상식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토니어워즈에서는 1969년 브로드웨이에 선보였던 뮤지컬 <1776>에서 존 아담스 역을 연기한 배우 윌리엄 다니엘스가 남우주연상을 거부하여 토니어워즈의 첫번째 수상 거부자가 되었다. <1776>은 1776년 영국의 식민지 상태에 있던 미국의 13개주가 모여 독립 선언을 한 사건을 다룬 뮤지컬로, 후에 미국 2대 대통령이 되는 존 아담스와 그의 동료들이 미국 독립선언문을 발표하기 위해 노력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당시 토니어워즈의 베스트뮤지컬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나, 존 아담스 역을 연기한 윌리엄 다니엘스는 자신의 역이 명백하게 극을 이끄는 주연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상을 사양하였고, 극 중 함께 주연을 맡아 리차드 헨리 리 역을 연기한 로널드 홀게이츠만이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전례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1996년 <빅터, 빅토리아>에 출연했던 줄리 앤드류스는 토니어워즈의 여우주연상을 거부했는데, 그녀는 자신을 제외한 <빅터, 빅토리아> 제작팀이 어느 부문에서도 노미네이트 되지 못하자 이에 모욕감을 느껴, 자신만을 예우해 준 토니어워즈 측에 항의성이 짙은 수상거부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발표문을 통해 수상 거부 결정의 이유와 프로덕션에 대한 애정을 정중하게 드러냈다. 그녀의 수상 거부는 토니어워즈 이후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며 <빅터, 빅토리아>의 연일 매진이라는 이례적인 흥행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토니어워즈 수상 거부자 윌리엄 다니엘스(좌)와 줄리 앤드류스(우) 

 

 

하지만 이번 ‘더뮤지컬어워즈’의 수상 거부는 해외 사례와는 다른 양상을 가진다. 수상자가 처음부터 자신의 수상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시상식 당일 수상을 하고 소감을 생방송으로 전했으며, 이후 시상식을 기획한 피디 겸 기자의 기사를 보고 결정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외를 통틀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축제처럼 흥겨워야할 시상식 당일 상복을 입고 전한 조광화 작가의 수상소감 ‘한국 뮤지컬 유감’에 대한 주최측 피디의 유감의 표명이 아니겠느냐, 시상식 주관자가 스스로 시상식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논리적이지 못한 기사를 냈다는 등의 의견이 분분하다.

 

`제5회더뮤지컬어워즈`에서 수상소감 `한국뮤지컬 유감`을 전하는 조광화작가

 

토니 어워즈는 아메리칸 씨어터 윙과 프로듀서 단체가 함께해 독립적인 시상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더뮤지컬어워즈’는 언론사가 주관하는 시상식이기 때문에 독립성을 가지며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토니어워즈 같은 경우에는 토니운영위원회를 통해 보다 투명하게 수상작을 선정하기 위해 노력한다. 매년 아메리칸 씨어터윙과 극작가 단체, 배우조합, 디자이너 조합, 안무가 조합 등에서 당해 출품작에 관여하지 않은 선정위원과 관객을 포함한 투표인단을 다양하게 구성한다. ‘더뮤지컬어워즈’는 후보선정위원이 7명, 본심 심사위원이 7명이며, 본심 심사는 심사위원 의견 70프로, 공연 기자단 50명의 투표가 30프로 반영되여 심사된다.

 

지혜원 공연칼럼니스트는 “해외와 다르게 국내 시상식은 심사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위원단이 부족하다. 객관성이 확보된 다양한 분야의 폭넓은 심사단을 통해 보다 투명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미국처럼 작가 협회나 조합이 없기 때문에 스태프의 권익을 보호받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다른 스태프에게 벌어진 일이라도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전하며 시상식과 국내 뮤지컬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되짚었다.      

    

 

조광화 작가의 수상 거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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