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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 “두 여자의 엇갈린 운명” <마리 앙투아네트> 프레스콜

2014-11-03 5,932
치열한 혁명의 시작과 끝
 

18세기 프랑스 혁명 시대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 간 마리 앙투아네트를 그린 <마리 앙투아네트>가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0월 31일 샤롯데시어터에서 프레스콜을 가졌다. 2006년 일본 세계 초연, 2009년과 독일 초연을 거쳐 2014년 전세계 세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프레스콜에서는 옥주현, 김소현, 윤공주, 차지연 등 모든 배우가 참석한 가운데 ‘더는 참지 않아(Enough Is Enough)’, ‘내가 숨 쉴 곳(All I Do)’ 등 1막 초반부와 종반부의 넘버 7곡을 선보였다. 

이번 한국 초연에서는 유일한 허구 인물인 마그리드에 초점이 맞춰진 원작과 달리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랑과 인생에도 비중을 높였고 새로운 넘버들도 추가되었다. ‘더는 참지 않아(Enough Is Enough)’를 듀엣으로 편곡해 2막 넘버 ‘증오 가득한 눈(Hate In Your Eyes)’을 탄생시켰고, 마그리드와 파리의 극빈자들이 부르는 1막 넘버 ‘이 밤을 기억해(This Night)’, 마리 앙투아네트와 페르젠의 ‘눈물로도 가질 수 없는 그 꿈(And When We Cry)’, 2막 마지막 곡 ‘우리가 꿈꾸는 정의가 무엇인가(How Can We Change The World)’ 등의 넘버를 한국 공연에서 처음 만날 수 있다.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몰락 과정이 드러날 수 있도록 “마리 앙투아네트의 역사적 사실”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원작에 있던 인물이 사라지기도 하고 노래도 많이 바뀌었다고. 가장 큰 변화를 맞은 인물이 오를레앙 공작으로 이전 프로덕션에선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다가 마리 앙투아네트의 몰락에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또하나 중점을 둔 부분이 페르젠과의 플라토닉한 사랑을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었고, 가장 핵심은 마리와 마그리드, 즉 상반된 두 여인이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엮이면서 바뀌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실베스터 르베이 작곡가는 이전과 달리 마리 앙투아네트 캐릭터에 중심을 맞추면 좋겠다는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의 제안을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그런 과정을 거치며 전체 대본이 바뀌는 등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함께한 극작가 미하엘 쿤체가 이번 한국 공연은 세계 초연작이라고 했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미하엘 쿤체는 비행기에서 내려 공연장에 도착하자마자 마침 진행중이던 프레스콜 무대에 올랐는데 작업하면서 “진정한 고통 안에서 진정한 자신을 발견한다”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말을 염두에 뒀다고 강조했다. 

실베스터 르베이와 미하엘 쿤체는 <모차르트!>, <엘리자벳> 등의 작품으로 한국 관객과도 친숙한데 한국 정서에 맞게 현지화하는 것에 열린 태도를 보여주는 창작자들 중 하나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원작자들이 와서 같이 논의하고 수정할 수 있는 작업은 흔치 않다. 한국 배우들에 맞게 노래 템포나 키 조절도 했고, 수정이 필요하다 싶으면 서슴지 않고 해줬다”고 말했다. 마리 앙투아네트 역을 맡은 김소현도 원작자들이 모두 와서 도와주는 작업은 처음이었다며, 많은 질문을 하면서 좋은 작업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역을 맡은 옥주현은 최근 <엘리자벳!>, <레베카>, <황태자 루돌프> 등 원작이 있거나 실화가 소재로 쓰인 작품에 많이 출연하면서 관련 책을 읽거나 현지에 방문하는 등 인물을 깊이 연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는데, 이번 작품을 위해서는 로버트 요한슨 연출가가 추천한 ‘베르사유의 장미’를 읽었다고 공개했다. 두꺼운 책은 읽기 힘들어하는 편인데 열심히 줄쳐가며 읽었다는 그는 프랑스 베르사유궁에 방문해 현장을 보고 온 것들이 도움을 많이 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것 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 오디션에 의상까지 갖춰 입고 참여했다는 카이는 두꺼운 책은 엄두내지 못했지만 만화가 이케다 리요코의 역작 ‘베르사유의 장미’ 전 9권을 중고로 어렵게 구해 세심하게 읽었다며, 로맨틱하고 목숨 바칠만한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기대를 부탁했다. 

김소현은 어려웠던 점으로 경사무대를 꼽았다. <엘리자벳>에서 경사 무대와 회전 무대를 오래 경험해봤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경사에서 움직이는 장면이 많아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아들을 뺏기고 딸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을 할 때 공연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가슴 아프고 애착이 간다며 실제 엄마라 그런지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이 안쓰럽고 안되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를 만나며 변화를 겪는 마그리드를 연기하는 윤공주는 실존 인물이 아닌 덕분에 창조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허구 인물이지만 프랑스 혁명을 이끄는 역이기 때문에 당시 배경과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를 했다며 같은 역을 연기하는 차지연에게서도 자신이 하지 못한 생각을 하는 걸 보면서 배운 게 많았고 도움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대본에서 마그리드가 표현하고 싶은 걸 찾으려 노력하면서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고 공연을 하면서 또 달라지는 점이 있을 것 같다고 각오도 표현했다 .

차지연은 마그리드는 빈민층이기 때문에 배고픔을 느끼고자 많이 먹고 있지 않는데 공복 때는 견과류로 틈틈이 배를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체력 관리는 연습 때문에 여유 시간이 많지 않아 평소 집에서 걸어오고 극장에 도착해서 스트레칭 하는 걸로 운동을 대신하고 있다고. 정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틀을 깨부수고 싶어하는 캐릭터지만 마리 앙투아네트를 만나면서 생각해온 것들이 충돌하면서 겪는 변화가 드러나는데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셀 것”이라며 직접 보길 추천했다. 



제작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많은 배우들이 입을 모았는데 차지연은 모든 배우 및 스태프들이 초연 창작 작업을 하듯 미친듯이 연습하고 준비해왔다고. 김소현 또한 항상 회의와 상의를 거쳤고 호흡을 맞추면서 많이 힘들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옥주현도 무대 뒤도 거대하고 제작 과정도 어려웠는데 그런 점이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어서 걱정도 되지만 끝나는 날까지 사고 없이 관객들과 호흡하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모든 등장 인물들을 관객들이 이해하고 역사책에서만 보던 인물이 아니라 실제 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었다는 걸 많이 보여주려 했다고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강조했다.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의 사람들과 빈민 층이 살던 마레 지구 하층민의 삶과 혁명을 왕실의 마리 앙투아네트와 거리의 마그리드를 통해 대비해 그려낸 <마리 앙투아네트>는 <마리 앙투아네트>는 2015년 2월 1일까지 샤롯데시어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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