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5주년을 맞은 임태경이 12월 3, 4일 단독 콘서트 <보이스 오브 윈터(Voice of Winter)>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다. 이번 콘서트에는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고, 마이클 리, 김보경, 박홍주가 게스트로, 남성 팝페라 그룹 아르 더 보이스가 앙상블로 참여한다.
임태경은 콘서트를 한달 여 남겨둔 11월 5일 오전, 강남에 위치한 두원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임태경은 ‘뮤지카’를, 마이클 리는 ‘대성당들의 시대’를, 박홍주는 ‘Think of Me’를 각각 열창했다.
노래 후 임태경은 “단독 콘서트에 게스트 분들까지 함께 간담회에 참석해주신 경우는 흔치 않다”고 고마움을 표하며 “많은 분들이 애써주신 만큼 결과가 좋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세트리스트에 대해 “겨울과 가장 어울리는 곡들로 엄선했다. 20곡~30곡 정도 부를 텐데, 두 시간 동안 알찬 프로그램으로 겨울의 색깔을 흠뻑 느끼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개했다.
임태경은 서희태 지휘자가 이끄는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것에 대해서도 “겨울과 어울리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기대를 표했다.
다음은 단독 콘서트를 여는 임태경과 게스트로 참여하는 마이클 리, 박홍주,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서희태 지휘자와의 일문 일답이다.
Q. 데뷔 15주년을 맞은 소감은?
[임태경] (15년이란) 숫자의 크기에 한편으론 마음이 무겁기도 해요. 15년 동안 제가 얼마나 단련되고 발전했는지 돌아보면서도, 이제야 제 전성기가 펼쳐지지 않을까 생각도 해요. 오랫동안 쌓은 경험에서 오는 자신감이랄까요. 감사하게도 아직 제가 건강하더라고요. EPL(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축구 관계자 분을 아는데 작년에 유럽에 갔다가 운좋게 선수들이 신체 나이 테스트하는 기관에서 저도 검사를 받을 수 있었어요. 29살로 나온 걸 보고 내 몸이 악기라는 생각으로 관리해온 걸 보상받는 느낌이었어요. 이비인후과에서도 성대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라고 하셔서 그 테스트에 신뢰가 더해졌어요. 자신감이 가득한 상태로 콘서트에서 여러분들을 봡게될 것 같습니다.
Q. 단독 콘서트와 뮤지컬을 할 때 가장 큰 차이는?
[임태경] 단독 콘서트에서는 가인 임태경으로서 저 혼자 책임지면 되지만, 뮤지컬은 제가 책임을 져야하는 동시에 모두가 함께 한 호흡을 가져야 해요.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인지 요즘 뮤지컬 연습할 때 분위기를 보면 자기 것을 열심히 하면서도 평소 배우들 간 사적 소통이나 호흡까지 절친처럼 분위기를 이어가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더라고요. 우리나라 뮤지컬 배우들의 분위기가 된 것 같아요. 선배 분들이 밥도 많이 사주시고, 후배들도 선배들을 깍듯하게 대하고. 저도 어느 공연을 가든 서너 손가락 안에 드는 선배가 돼서 지출이 많은 편인데, 그만큼 배우 분들이 열심히 하는 걸 보면 하나도 아깝지 않아요. 하지만 단독 콘서트는 제 무대니까 제가 폭발해 보겠습니다.
Q. 크로스오버 음악부터 다양한 장르에 많이 도전에 대한 소회는?
[임태경] 크로스오버 음악을 하게 된 계기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려고 했다기 보다 여러 장르 음악을 접목시켜 보고 싶었어요. 음악이 장르에 갇혀있는 느낌이었거든요. 음악은 다 하나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 하게 됐고요. 연기도 뮤지컬과 드라마를 직접 해보니 차이가 커요. 무대에선 제 모든 게 다 보여지는 거고, 드라마는 카메라에 감독님이 담아주신 모습이 편집을 통해서 나중에 보여지는 거라 연기에 대한 접근이 많이 달랐어요. 그래서 더 여러 연기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에.
Q. 전환점이 된 때는 언제인가?
[임태경] 전환점은 뮤지컬을 시작했을 때와 <스위니토드>를 했을 때예요. 연기자로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처음엔 거절했는데, 노래하듯이 하면 될 것 같다는 말에 잘 모르고 뮤지컬에 발을 들였어요. 그랬기 때문에 연기 욕심이 더 처절하게 생겼어요. 뮤지컬 첫 연습 날 선배가 제가 무대에서 걷는 걸 보고 박장대소하시더라고요. 첫 작품부터 소위 말해 깨지면서 각오가 남달라졌어요. 그날부터 10시간씩 걷기만 연습했어요. 그 전까지만 해도 걸음걸이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거든요. 이게 이렇게 중요한 거구나 했죠. 그래서 뮤지컬을 처음 시작했을 때가 전환점이었어요.
그렇게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다가 <스위니토드>로 유일하게 주조연을 맡았어요. 그때 연기나 무대에 선 제 모습에 대한 가치관이 굉장히 많이 달라졌어요. <스위니토드>를 하면서 내가 주인공을 할 만해서 한 게 아니고, 잘해서 빛난 게 아니라 주인공을 하니까 모든 게 다 받쳐준다는 걸 알았어요. 이야기도 주인공을 빛나게 해주고, 조명도 늘 비춰주고, 음악도 좋고요. 빛이 비치지도 않는데 주인공을 살리면서 내 스스로도 빛나게 하는 연기를 통해 주조연이 얼마나 어렵고 대단한지 그때 깨달았어요. 그때부터 연기에 대해 정말 고민을 많이 하고 마음가짐도 달라졌어요.
Q. 게스트로 참여하는 마이클 리와는 어떤 관계인가?
[임태경] 마이클 리와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때부터 봤어요. 최근에는 <나폴레옹>을 같이 했고요. 동갑내기 친구예요. 저도 미국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어서 마이클 리와 조금 더 교감도 잘 됐던 것 같아요. 친구가 한다고 선뜻 간담회까지 함께 해줘서 고마워요.
Q. 옆에서 지켜본 임태경은 어떤 배우인가?
[박홍주] <겨울연가>에서 제가 처음 주연을 맡아서 최지우 씨 역할을 했어요. 임태경 선배님이 배용준 씨 역할을 했고요. 일본에서 공연하는데 눈이 촉촉해서 하루는 무슨 렌즈를 끼는 거냐고 물어봤을 정도였어요. 눈으로도 노래를 잘 표현하는, 사슴 눈망울을 가진 것이 매력이라 생각해요. 노래는 워낙 완벽하시고, 관리도 철저하시니까 더 말할 것도 없고요.
이번에 합류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겨울연가> 후 활동하다가 공부를 더하고 싶어서 중국에서 유학하고 있었거든요. 중국에선 인스타그램이 안 돼서 DM 확인 기능을 잘 몰랐어요. DM으로 임태경 선배님이 “홍주야, 공연 좀 같이 하자”라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볼 줄 몰라서 본의 아니게 무시한 경우가 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잊지 않고 겨울에 저를 떠올려주셔서 감사하고 명품 보이스, 명품 무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좋은 하모니를 만들겠습니다.
[마이클 리] 한국으로 오기 전엔 뮤지컬 노래를 많이 안 들었는데 <모차르트!>는 들어서 임태경 씨 목소리에 익숙해져 있었고, 좋았어요. 누군지는 몰랐지만 궁금했졌죠. 그러다가 2015년에 드디어 임태경 씨와 같이 하게 돼서 기대했어요. 첫 연습 때부터 준비를 엄청 많이 해서 노래도 다 외우고 캐릭터도 다 만들어와서 정말 놀랍다고 생각했어요. 그 덕분에 수준을 다같이 높이게 됐어요. 태경이 첫 공연 끝나고 나서, 좋은 공연인데 태경이가 하니 느낌도 다르고 연기할 때 다른 감정도 느껴져서 다른 공연이 됐다고 말했어요. 더 다채롭고 멋지게 만들어줘서 고맙다고요. 게스트 제안받고 행복했어요. 오랜만에 태경이를 만나서 무대에서 단독 콘서트에서 태경이를 응원할 수 있어서 영광이에요.
[서희태] 덧붙여 말씀드리면 태경 씨의 자기 관리가 지금의 명성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명성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제가 많은 분들에게 어떤 콘서트를 볼지 묻는 질문을 받으면 유명한 사람 콘서트를 보라고 해요. 오랜 시간 딜레마도 있었을테고 성공도 했을텐데 그런 걸 하나씩 잘 밟아온 시간의 무게가 지금의 임태경을 만들었을 거라 생각하거든요. 또다른 강점은 언어입니다. 영어와 불어도 굉장히 잘해서 역할에 맞는 언어 뉘앙스를 잘 표현하는 가수 겸 배우예요. 때문에 한국 가곡부터해서 뮤지컬 넘버까지 여러 나라의 말을 할텐데, 콘서트를 보시면 언어 유희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Q. 콘서트에서 오케스트라는 어떤 음악을 들려줄 예정인지?
[서희태] 저희 오케스트라는 창단 20년이 되었는데 오래 전부터 다양한 장르를 해왔습니다. 교향곡 연주, 오페라도 하고, 최근에는 뮤지컬도 연주했어요. 임태경 씨와도 만난지 오래됐고 종종 같이 음악했어요. 마잌르 리 씨도 국내 데뷔 때 저와 같이 연주했고요. 태경 씨 말처럼 저도 음악은 하나라고 생각해요. 장르를 구분지어서 하나만 해야한다는 건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콘서트에선 하나된 음악을 위해 더 따뜻한 사운드를 내려 노력할 겁니다. 저희 오케스트라는 현악 파트가 좋아요. 현악이 따뜻한 소리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따뜻한 소리에 맞는 따뜻한 사운드로 멋진 콘서트를 만들어드리겠습니다.
Q. 마지막 인사
[임태경] 이번 콘서트에서 특별한 점이라면 게스트입니다. 저는 콘서트 때 게스트 분들을 많이 모시지 않아요. 혼자 이끌어가고, 게스트 분들을 모셔도 악기 연주하는 분들과 함께 했거든요. 예전엔 혼자서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뮤지컬을 계속 해오면서 생각이 바뀐 건지 다른 사람들과 함께할 때 나오는 색깔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이번 콘서트에서는 제가 했던 뮤지컬 중 겨울에 가장 잘 어울리는 <황태자 루돌프>와 <겨울연가> 두 작품의 진액을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저 혼자서는 그게 안 될 것 같아서, 두 작품에 함께했던, 작품에서 사랑했던 분들이 이 무대에 꼭 계셔야 진수성찬을 차려드릴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럽게 부탁을 했어요. 모두 흔쾌히 한다고 해서 고마웠어요. 애정과 정성을 듬뿍 담아 만들고 있어요. 밀레니엄 오케스트라 관계자 분들과 서희태 지휘자님, 마이클 리, <겨울연가>에서 함께했던 박홍주, 이 자리에 없지만 김보경 씨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공연장에 와주실 분들께도 미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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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단독 콘서트 여는 임태경 “겨울의 색깔을 전해드릴 것 ” (기자간담회)
글 | 안시은 기자 2019-11-06 3,410sponsored adv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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