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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프레드> 10월 개막…장애·비장애 배우가 함께 만드는 무대

글: 이솔희 | 사진: 우란문화재단 2024-09-23 1,441

2024년 설립 10주년을 맞이한 우란문화재단은 문화예술 본연의 가치를 존중하며 쌓아온 지난 궤적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총 8개의 프로젝트(‘우란공연’ 4개, ‘우란전시’ 4개)를 올 한 해간 선보인다.
 
‘우란공연’의 세 번째 프로그램으로 오는 10월 19일부터 연극 <프레드 MEET FRED>(이하 프레드)가 관객들을 만난다. 
 
연극 <프레드>는 영국 웨일스를 기반으로 한 ‘하이징스극단’이 런던의 인형극단 ‘블라인드 서밋’과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하이징스극단은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가진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는 예술과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극단으로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들의 프로그램 안에서 장애/비장애 배우들을 함께 훈련시키고 동등한 업무 구조 안에서 지내게 하며 그들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키는 전문적인 연기 기술을 가르치는 장애예술교육기관이자 예술단체이다. 
 
이들은 2015년 '인간 세상에서 평범하게 살고 싶은 인형' 프레드를 소재로 하는 연극 <프레드>를 만들었다. 하이징스극단의 소속배우들이 공동창작한 이 공연은 2016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19개국 130개 도시에서 250회 이상의 투어 공연을 통해 25,000여명의 관객들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으며, 2019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영국문화원의 초청으로 한국 관객들을 만난 바 있다. 
 
오는 10월 19일 성수동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개막하는 연극 <프레드>는 하이징스극단의 투어 공연이 아닌, 한국의 배우 및 스텝들과 함께 영어가 아닌 언어로 번역되어 진행되는 첫 프로덕션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하이징스극단의 예술감독 겸 연출인 Ben Pettitt-Wade가 직접 연출로 참여하여, 지난 2월 일주일간의 워크숍을 통해 선발된 국내 배우들과 함께 하이징스극단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연극 <프레드>는 갑자기 인간 세상 속에서 깨어난 ‘프레드’가 '보통의 존재'로 살아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다. ‘프레드’는 그의 '인형생활안정지원금(Puppetry Living Allowance)'를 지켜내기 위해 고용센터에서 취업 상담을 하고, '평범한 데이트'를 경험해보기 위해 데이팅 앱에서 만난 상대와 데이트를 해보기도 한다. '극 중 극' 형태를 갖고 있는 공연을 따라가다 보면, 공연 속 ‘프레드’의 삶과 공연을 함께 이끌어가는 장애 예술가의 삶이 평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작품은 관객이 예상하는 다소 엉뚱하지만 귀여운 인형극 대신, ‘프레드’와 그 주변인들은 일상 생활에서 직면하게 되는 크고 작은 소동을 통해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회의 문제들을 다루며 꽤 무거운 정치적 메시지를 던진다. 
 

공연의 주인공 ‘프레드’는 지난 5월 한국에 입국하여, 그의 팔다리가 되어 줄 세 명의 퍼펫티어 마현진(머리&프레드 목소리), 김해중(몸), 김혜정(다리) 배우와 함께 적응기간을 거치고 있다. 프레드와의 관계 속에서 분쟁을 만들어 좌절과 슬픔을 떠 안기기도하고, 때로는 프레드를 도와 인간사회에 적응시키기 위한 조력자가 되기도 하는 주변인들은 배우 홍철희(연출가 役)와 함께 다운증후군, 자폐성장애, 발달장애를 가진 배우 이은신(은신 役), 한승민(잭 役), 오지현(오드리/창조자 役 외)이 연기한다. 이와 함께 2019년 <프레드>의 내한 공연을 비롯하여 연극 <틴에이지딕>, <나는 재미있는 낙타에요>, <비 비 비 B BE BEE> 등에서 수어라는 또 하나의 언어로 인상적인 공연을 선보인 수어통역팀 ‘공인수어통번역 잘함’이 참여한다.


연극 <프레드>는 10월 19일부터 31일까지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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